암사동도시재생사업 현장을 가다

주민들이 만드는 암사동 미래

지역내일 2016-06-09

단독주택, 다세대가 오밀조밀 몰려있는 암사동 고즈넉한 주택가에 변화의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이 일대가 서울시로부터 도시재생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후 ‘마을’에 목말라했던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 ‘마을사업’의 씨앗을 뿌리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암사동도시재생사업,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장을 다녀왔다.

 암사1동주민센터 2층에 지난 4월 문을 연 도시재생지원센터. 주민 대상 마을학교 프로그램, 주민협의체 모임이 꾸준히 운영중이다. 이명훈 한양대 도시계획과 교수가 센터장을 맡았고 강동구청 도시재생팀 공무원들도 이곳에서 근무한다. 

암사


2018년까지 100억원 투입
 주민, 전문가, 행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은 현재 암사를 비롯해 창신숭인, 해방촌, 가리봉, 성수, 신촌, 상도 총 8개 지역에서 진행중이다. 암사동은 지역 상징인 암사선사유적지, 암사시장을 중심으로 ‘주민이 만들어가는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마을’ 콘셉트로 2014년 12월 서울 동남권 사업지로 선정됐다.
 도시재생사업은 암사1동을 중심으로 이 일대 주택가 약 1900세대,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중이다. 예산은 서울시비 90억원, 강동구 10억원 총 100억원을 2018년까지 연차별로 투입할 예정이다.
 “초창기에는 도시재생을 재개발사업과 혼동해 노후주택 정비, 주차장 확보 같은 환경개선 쪽으로 주민 요구사항이 집중됐습니다. 공동체와 지역경제 활성화란 도시재생의 핵심 개념을 알리기 위해 주민 간담회와 마을아카데미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습니다”라고 강동구 도시계획과 김경민 도시재생팀장이 설명한다.
 마을학교는 공동육아, 도시텃밭, 도시원예, 마을신문제작을 주제로 현재 5기를 교육중이며 마을공동체 사업에 관심 있는 주민들을 모아 암사동주민협의체를 구성했다. 주민 공모 사업을 통해 마을 걷기, 공동체 정원 만들기, 동네 놀이터 축제 개최, 전통놀이 마을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공동체


암사시장 내에 암사공동체마당 오픈
 최근에는 주민들이 사랑방처럼 활용할 수 있는 암사공동체마당이 암사시장 내에 문을 열었다. 다목적 모임 공간, 주방 설비를 갖추고 있어 공동육아, 도시락나눔 등 마을 사업 준비 모임이나 취미 소모임이 진행중이다.
 암사공동체마당은 향후 도시재생의 테스트베드 사업. 약 40억 원을 들여 건립 예정인 앵커시설에는 주민 커뮤니티, 창업 공간 등이 입주해 도시재생사업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주민의 힘’이 도시재생사업 성패 좌우
 “도시재생 사업이 종료되는 2018년 이후에도 마을사업이 자생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주민 역량 강화가 핵심입니다. 100억 원이 투입되는 도시재생사업이 일회성 복지 사업으로 흐르지 않고 주민들 스스로 ‘자립’ 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중입니다. 그 일환으로 암사공동체마당 운영에 필요한 공과금은 이용 주민 자부담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도시락사업 아이템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해 비즈니스에 뛰어든 주민 모임도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강동구 도시재생팀  김경민 주무관이 덧붙인다.
 암사도시재생사업은 2018년까지 선사이야기길 만들기, 주택가에 보행자 우선도로 개설, 일자리 연계 사업, 암사시장 명소화 등 지역역량, 역사문화, 자족경제, 주거지 4개 분야 총 16개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할 예정이다.
·문의 : 암사도시재생지원센터 02-3425-6041~3



암사공동체마당 주민 모임 미니 인터뷰


‘희망도시락’ 하현주
 지난해부터 강동구 내 독거노인,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반찬봉사 활동을 했던 하현주씨는 올해 뜻이 통하는 5명과 공동으로 도시락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7월부터 3000원 내외의 저렴한 엄마표 건강 도시락을 론칭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양한 메뉴를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 시식을 진행하고 도시락 판로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암사공동체마당의 공유부엌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임대료, 시설비를 아낄 수 있었습니다. 혜택을 받은 만큼 식재료는 암사시장 내에서 조달할 예정입니다. 또 사업이 자리 잡으면 도시락 나눔 봉사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라고 하씨는 말한다.


‘꼼지락꼼지락’ 유혜영
 6살, 4살, 2살 세 자녀를 둔 유혜영 씨는 2년 전 ‘내 아이에게 입힐 옷을 직접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강동지역 온라인 카페를 통해 회원을 모집해 5~6명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옷 만드는 솜씨가 늘자 회원들과 함께 강동구 내 야외 장터에서 판매도 했다. 집에서 모임을 진행하다 보니 공간이 좁아 늘 불편을 겪었던 유씨는 최근 암사공동체마당이 오픈한 이후 모임 장소를 이곳으로 옮겼다.
 “공간이 넓은데다 엄마들이 옷을 만드는 동안 함께 따라온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보육 공간이 있고 공유 부엌까지 따로 마련돼 있어 편리합니다. 매주 한 번씩 또래 엄마들끼리 모여 취미생활을 함께 하며 보육 정보를 나눌 수 있어 만족스럽습니다”라고 유씨는 덧붙인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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