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모의평가에 이어 기말고사까지 6월은 그야말로 성적 전쟁을 치르는 달이다.
중요한 시험을 두 번이나 치르다보면 놓치기 쉬운 것이 바로 학교생활기록부 관리다. 독서활동, 동아리, 봉사활동 등 자신이 한 학기동안 했던 활동들을 잘 정리해서 기록이 누락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이하 세특)이다. 세특은 학기별로 개설된 과목에 대한 각 교과 담당 교사들의 수업태도와 참여도에 대한 평가로 사실상 학생의 학교 생활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서울대와 고려대
“소논문 점수화하지 않겠다!”
최근 고려대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논문을 점수화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대도 논문에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한 바 있다.
그간 학생의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을 평가하는 자료로 논문의 내용이나 수상기록을 평가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고 고등학생에게도 논문쓰기는 하나의 필수코스처럼 자리잡았다. 학생부종합전형 합격 조건 중에 연구 논문 편수를 정량화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논문은 교수나 의사 학부모를 둔 자녀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 아니냐는 냉소어린 시선을 보내는 일도 흔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이른바 ‘금수저들의 리그’라는 논란을 지핀데에는 논문의 역할이 적지 않다.
하지만 논문이 학생들의 학습주도성과 학업능력을 향상시키는 순기능도 분명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상위권 대학들이 논문을 평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배경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논문 아이디어는
학교 수업에서 나온다
거창한 주제의 논문이 아니더라도 학생이 학교 수업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논문을 쓸 수도 있다. 수업을 통해 알게된 내용이나, 수행과제 등을 통해 심화확장 시킨 내용으로 교내 논문대회에 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대학은 수업을 통해 학생이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했는지를 보고 싶어한다. 과목에 대해 열정과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수업태도가 남달랐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논문이나 보고서 같은 산출물도 나오게 마련이다. 또 그 과정은 자연스럽게 세특에 자세하게 기록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는 학교교육을 살리자는 것. 학교 교육의 핵심 중의 핵심은 바로 수업이다. 학교가 다양한 수업방식을 시도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서류 평가의 대상이 되는 이유다. 학생의 태도와 성실성, 과목 흥미도, 열정, 적극성 등 입학사정관이 보고싶어 하는 부분은 사실 학교 수업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학교수업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으면서 교내활동과 교외 활동에서 아무리 좋은 스펙을 쌓아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에
학생 정보 가장 많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세부능력 특기사항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서류의 생명은 객관성과 공정성의 확보다. 예컨대 한 학기에 10개 과목을 수강한다면 10명의 교사가 기록한 내용이 고스란히 기록된다.
모든 교사가 입을 모아 같은 칭찬을 하는 학생이라면 그 학생은 실제로 그럴만 한 학생이다. 여기서 서류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는 것이다.
학교를 취재하다 보면 ‘입시에서 학교의 역할이 커진 만큼 선생님의 노고도 많아진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반 학생들의 이름이 빼곡이 적힌 노트를 들고 수업에 들어가시는 선생님들이 많다. 학생이 수업시간에 했던 질문, 수업 태도, 문제해결 사례 등을 잊지 않고 적어두기 위한 메모장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적은 내용을 학기말 세특란에 기록하신단다. 이처럼 학생에 대한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기록하기 위해 교사들 역시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학기말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학기 세특 무엇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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