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가족 인문학 콘서트 500일의 기록> 책 펴낸 가족 인문학 아카데미
역사, 음악, 미술이 함께 하는 강의로 가족이 하나 됐어요!
시도되어 본 적 없는 기획이었지만 ''가족 인문학 아카데미'' 는 2016년 5월 제 2기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2012년 7월 시작된 이 무모하고도 용감한 도전은 500일만에 한 권의 기록을 남기며 마무리될 수 있었다. 매시간 없는 것들을 만들어내며 어떻게, 언제 완성될지 알지 못한 채 달려 온 시간의 기록이었다.
취재 문소영 리포터 tubmoon77@hanmail.net
작은 열망에서 시작된 강의
가족 인문학 아카데미는 가족이 함께 들어야 한다. 그것이 수강의 전제 조건이다. 이야기는 아주 작은 에피소드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박지나샘을 찾아 온 한 지인이 "오래 미술사를 공부해 왔는데 중세까지의 미술사는 거의 건축이더라. 용어가 낯설고 익숙치않으니 건축사를 좀 알려주었으면 한다" 고 했다. 이런 요청으로 스터디 모임이 시작되었고 곧 아예 강의가 되어 버렸다.
그는 건축사 강의가 끝나갈 무렵 김영신씨에게서 ''초등학생을 위한 건축사'' 강의를 부탁 받는다. "건축사는 세계사라는 배경 지식이 선행되어야 하고 대부분 한자와 영어인 건축용어가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때문에 부모와 같이 듣고 나눌 수 있는 형태가 된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라는 답을 돌려주었지만 완곡한 거절이었다. 김영신씨는 그런 애로사항을 아이디어로 바꾸는 기지를 발휘해 프로그램으로 구체화시키자고 제안한다. 이것이 연령과 장르를 초월한 가족 인문학의 탄생 배경이다. 무모하기 짝이 없어 보였고 강사 자신도 확신하기 어려운 출발이었다.
많은 것을 바꿔 놓은 수업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역사를 먼저 공부하고 시대상이 반영된 미술, 음악, 건축을 입체적으로 강의한다. ''레미제라블''로 콜라보를 시도했던 것은 큰 호응을 얻어 냈단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역사샘이 짚어주고 도시계획과 건축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프랑스 음악의 특징도 뮤지컬에선 빠질 수 없는 방점! 트렌디한 요구와 깊이, 입체적 관점이 결합되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본 시도였다. 향후에는 ‘강의가 여행으로까지 이어진다면 더욱 좋겠다’고 강의진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수업은 많은 것을 바꾸었다. 진로를 찾은 아이들도 있고, 살아 갈 방향을 제시받은 어른들도 있다. 대화가 없던 가족간 소통의 가능성이 열렸다.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 후 여행을 실행에 옮긴이들도 있다. ''아는 것만큼 보이는 것'' 이기에 전에는 보아도 알 수 없었던 것들을 풍성히 느끼는 여행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미니인터뷰
역사 가르치는 일은 제 인생 사명
''십년 후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제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게 됐죠. 공부하는 맘들에게 역사를 가르친 것을 계기로 그들 역시 상처받고 힘든 위기에 직면해 있었음을 알게 됐어요. ''출구를 찾아 헤매던 서로가 만나 서로에게 구원이 된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요? 인문학을 통해 나를 성찰하게 해 준 소중한 벗들께 감사해요.
(박수빈 역사샘)
인문학을 만나 삶이 바뀌었어요
내 삶은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안전해 보였지만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는 게 있었어요. 이 때 시작한 인문학 공부는 전혀 다른 ''인간 조용진''을 만나는 경이로움이었어요. 나를 찾게 되었고 이젠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기뻐요. 내가 변하자 가장 먼저 가족들이 눈치챘고 아이가 엄마를 응원하기 시작했죠. ''아! 내가 먼저 행복해야 되는 거구나'' 깨닫게 됐습니다.
(조용진 음악사샘)
입체적 수업, 책읽기에 도움돼요
시대 순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저는 각 시대 마무리에 전체를 아울러 볼 수 있거나 이해할 수 있는 문학책으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역사, 미술. 음악까지 미리 다 수업을 하고 책을 읽으니 아이들에게 이론을 많이 설명하지 않고 바로 책이야기를 해도 된답니다. 향후엔 아이들과 고전읽기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김시원 독서토론샘)
아이와 함께 나눌 이야기가 생겨 좋아요
가족 인문학 아카데미에 참여한 후 사춘기가 막 시작된 딸에겐 소소한 변화들이 생겼어요. 강의를 함께 듣고 돌아오는 날에는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죠. 저와 딸아인 팔짱을 끼고 전시회 보러 다니는 데이트코스를 좋아하게 됐어요. 이슬람 문화와 건축에 대한 강의를 들은 딸은 터키 여행을 꿈꾸었고 우리 가족은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유예현모 김영신)
괜한 걱정으로 넘치던 잔소리가 줄었어요
아이의 진로를 음악 쪽으로 생각하고 있던 차에 라틴 아메리카 음악사 수업을 듣게 됐어요.
음악에 얽힌 역사적 배경, 특징에 관한 수업 내용이 너무 좋았어요. 중학생이 된 아이와는 함께 공부하며 가고 싶은 나라, 보고 싶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해요. 가족 간 대화 내용이 세계를 무대로 넓어진 것 같이 뿌듯합니다.
(배영서모 양선희)
<일산 가족 인문학 콘서트 500일의 기록> (인문학 협동조합 낙지 발간)
카페주소 : http://cafe.daum.net/fun-of-knowledge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