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배움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방과후학교 활동이 활발하다. 학교별로 미술이나 음악, 체육이나 창의력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의 재능을 기르고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내일신문에서는 한 달에 한 번 학교별 방과후 프로그램의 현장을 찾아간다. |
최근 국악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면서 가야금 대금 해금 등 다양한 국악기를 함께 연주하는 국악 오케스트라단이 늘고 있다. 양악에서는 맛볼 수 없는 흥겨움은 저절로 듣는 이의 마음에 신명나는 우리의 소리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해 준다. 양천구 신정동 은정초등학교(교장 장옥화) 방과후학교에 국악 오케스트라반이 운영되고 있다고 해 찾았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가야금 등 5개 파트로 나뉘어 아름다운 화음 이뤄내
목요일 오후 2시 40분, 서울 은정초 3층 국악실에는 피리, 대금, 해금 등 국악기를 들고 모여드는 학생들이 있다. 아울러 5명의 악기 담당 강사들의 지도하에 흩어져 연습을 시작한다. 이들은 서울 은정초등학교 국악오케스트라반 학생들. 해금파트를 지도하면서 전체 오케스트라 지휘도 겸하고 있는 서유주 강사는 “저희 오케스트라는 가야금, 해금, 타악기, 피리, 대금, 소금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31명의 학생들이 참여한다”라며 “작년부터 시작한 오케스트라로 서울시 교육청 공모사업에 선정돼 3년간 지원금을 받아 운영된다”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작년 10월 양천 청소년 어울림마당에 퓨전 국악밴드로 참여해 멋진 공연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학교 장옥화 교장은 은정초등학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정비한 장본인이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많은 지역적 특성에 맞게 올해부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모두 무료교육으로 전환했어요. 꿈 많고 해 보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들에게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양해를 구해 강좌당 수강료를 모두 통일하는 대신 기간을 보장해 안정성을 높였다. 방과후학교 운영경비는 서울시 교육청의 공모사업 및 양천구청의 교육경비 지원사업, 양천경찰서와 양천구 생활체육회의 지원, 각계각층의 기부금 등으로 조달했다. 다양한 공모 및 지원사업으로 충당한 비용으로 수학 영어 등 교과부문을 비롯, 예체능, 미래과학부문에 이르기까지 45가지 강좌를 개설해 학생 1인당 평균 3~4가지 강좌를 선택해 듣고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총 3시간씩 운영되는 국악오케스트라 반은 은정초 내에서도 호응도가 높은 인기 방과후 프로그램이다. 대북을 비롯, 가야금, 피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악기와 악보까지 모두 학교에서 제공해 학생들은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만 가지고 참여하면 된다. 학생들은 파트별로 모여 자기가 맡은 악기의 소리를 좀 더 정확하고 아름답게 내고자 연습을 거듭한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날로 발전하는 오케스트라
6학년 김현영 학생은 “예전부터 가야금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작년에 국악 오케스트라반이 개설됐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을 해서 올해도 계속하고 있다”라고 자랑한다. 3학년 이형노 학생은 “올해 3월부터 누나랑 같이 시작했다”라며 “장구는 다른 관악기나 현악기에 비해 비교적 악보 보기가 쉬워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다”라고 말한다. 유일한 꾕과리 연주자 6학년 오현지 학생은 “꾕과리를 치기 시작한건 3년쯤 됐다”라며 “우리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들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국악오케스트라 반 활동이 가장 재밌어 보여 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한다.
파트별 연습이 끝나고 모두 한자리에 모여 합주를 시작한다. 박자와 장단을 맞춰주는 북과 장구의 울림과 꾕과리의 경쾌한 소리에 맞춰 아름다운 가야금과 해금, 피리, 대금과 소금의 멜로디가 사뭇 웅장한 소리를 낸다. 아직은 서툴지만 각각의 음색을 하나로 모아 더 큰 아름다움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음악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
< 미니 인터뷰 >
김현영 학생(6학년, 가야금)
공연에서 박수 받으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제 1년 넘게 활동하고 있어요. 가야금의 아름다운 소리에 반해 시작했는데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도 박이는 등 쉽지는 않네요. 작년 가을에는 거버넌스 나눔 한마당 공연에 참여했는데 사람들이 박수 쳐주고 환호해 주니 자신감이 생기고 더 잘하고 싶어지더라고요.”
한재연 학생(6학년, 가야금)
친구 따라 배우기 시작했는데 가야금의 매력에 빠졌어요
“친구가 공연하는 걸 보고 멋져 보여 올 3월부터 시작했어요. 가야금이 25현이라 손가락 놀림과 악보를 잘 봐야 해 어렵긴 하지만 재밌어요. 아직 얼마 안됐지만 열심히 배워 10월 학교 예술제에서 멋진 공연 선보이고 싶어요.”
이형노 학생(3학년, 장구)
다른 악기를 하는 친구도 만나고 스트레스도 해소되요
“이번 학기부터 장구를 치기 시작했어요. 운동을 좋아하는데 엄마가 오케스트라 해보면 좋다고 해서 들어오게 됐어요. 여러 악기를 하는 친구들과 만나고 흥겨운 연주도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즐거워요.”
오현지 학생(6학년, 꾕과리)
독특한 음색과 장단으로 음을 이끌어가는 꾕과리,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죠
“꾕과리는 독특한 음색과 경쾌한 장단으로 국악에서 음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많이 하죠. 사실 다른 악기는 악보를 잘 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선택한 것도 있어요. 여러가지 악기들이 한데 모여 연주하면서 웅장한 소리를 내게 되면 하나의 작품을 만든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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