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재미난 고기집이 생겨서 가봤다. 사실 겉에서 봤을 땐 ‘BACKYARD PARTY''란 상호명도 낯설고 입구에 놓인 캠핑의자와 장작, 그릴이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고기집이라니 반전이었다. 캠핑 콘셉트의 고기 집은 대부분 마당이 있거나 공간이 넓은 외곽에 위치하는데 도심 한가운데 캠핑 콘셉트의 고기집이라니 참신했다.
실패와 경험을 통해 만든 캠핑 콘셉트 고기집
‘백야드파티’의 김상화씨(35세)는 아모레퍼시픽 회사를 다니며 투잡(two job)을 하다가 회사를 사직하고 본격적으로 자영업에 뛰어든 젊은 사장이다. 약 4년 동안 화장품, 피자&떡볶이집, 버블티 가게 등 매장 오픈 경험만 6번이고, 그중에 실패한 매장이 3개라고 한다.
“어중간한 프랜차이즈 본사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죠. 실패할 때마다 왜 실패했는지 날카롭게 분석하고 나중을 위한 디딤돌이라 생각하며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습니다.”
자신만의 브랜드인 ‘백야드파티’를 계획할 때는 일거리를 최소화하여 적은 인원으로도 매장을 운영할 수 있고 매출이 낮아도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한다.
“딱딱한 의자에 연기 자욱한 기존 고기집의 고정관념을 깨고 삼겹살도 편안하고 우아하게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캠핑 콘셉트를 접목했습니다. 3~4년 전부터 유행한 캠핑 콘셉트 고기집들은 콘셉트만 있지 음식 내공이 약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캠핑 인테리어만 도입하고 음식에 정성을 쏟자는 저만의 전략을 세웠습니다.”
멀리 가지 않고 뒷마당에서 캠핑하는 분위기
‘백야드파티’에 들어서면 일단 아기자기한 캠핑 인테리어에 눈이 즐겁다. 캠핑의자와 캠핑 테이블은 기본이고, 테이블 위 빨간 랜턴과 캠핑용 식기세트도 재미있다. 벽면은 인조잔디와 캠핑카 벽화로 입체적으로 꾸몄다. 알록달록한 캠핑 플래그 가랜드도 귀엽다. 천정에는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해먹이 걸려있어 캠핑의 낭만과 운치를 자아낸다. 2층 공간은 아늑한 분위기에서 마치 텐트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캠핑을 가기엔 시간적, 육체적, 금전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부담스러운 분들이 많이 찾아오셔서 좋아하십니다. 특히 아이를 동반한 가족 분들이 오셔서 멀리 캠핑 가는 것을 대신해 분위기를 내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아주 흐뭇하죠. 무엇보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캠핑의자를 부담스러워 하시다가, 한번 앉으면, 남녀 할 것 오랫동안 이야기꽃을 피우시죠. 애초부터 테이블 순환 신경 안 쓰고 손님들이 편안하고 맛있게 즐기시기를 바랐기 때문에 기분 좋습니다”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캠핑은 도울 뿐, 화덕 초벌구이 삼겹살 맛에 반해
김상화 대표가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는 음식의 맛은 어떨까? 김 대표는 분위기뿐만 아니라 맛에 있어서도 유명 프랜차이즈의 맛을 뛰어넘는다고 자부한다.
“유명한 고기집 유통점에서 고기를 떼 오는데요, 삼겹살은 칼집을 내어 꽃삼겹살 형태로 나갑니다. 600도 이상의 초고온 화덕에서 2분 30초간 짧게 초벌구이 하고, 200도 이상의 테이블 불판에서 다시 굽기 때문에 육즙이 보존돼 부드럽고 치악산 참나무 향이 은은하게 훈연돼 최고의 맛을 내고 있습니다”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이집 삼겹살은 먹는 법이 특이하다. 소금, 후추로만 간을 해 담백한데, 특이하게 가루 와사비에 고기를 찍어 갓김치에 싸먹으니 개운하면서 궁합이 잘 맞았다. 또, 캠핑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소시지나 꼬치구이(양송이버섯, 바나나, 통마늘, 파인애플)도 인기가 높다. 새우도 화덕에서 초벌로 구워나가는데 탱글탱글한 맛이 정말 좋았다. 1층은 라면, 2층은 김치볶음밥에 계란프라이가 얹어진 반합 도시락을 시키면 아빠의 군대 생활 이야기보따리가 풀어지며 도란도란 아이들과의 대화가 꽃핀다. 세숫대야만 한 김치말이 점보국수(4~5인분)를 4분 30초안에 국물까지 다 먹으면 공짜인데 아직까지 성공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젊은 대표라서 그런지 음식점에 맛과 재미가 가득하다.
문의 : 031-265-8527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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