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지식이 많은 친구나 선배의 지도와 조언으로 대상자의 실력과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멘토링’. 재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공부비법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숨어있는 1%의 잠재력을 깨우는 멘토링이 고교 재학생들 간에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고교생들에게 멘토링은 학습지도와 진로 상담이 함께 이루어져 성적 향상은 물론 자신감까지 키울 수 있다. 눈높이를 공략한 재학생들 간의 멘토링 현장을 소개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팀1> 수학 과목_ 멘토 조민서, 멘티 안다현, 홍인선 학생
“멘토 노트 따라 적었더니 성적이 올랐어요”
한가람고등학교에서 수학 과목 멘토-멘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멘토 조민서, 멘티 안다현, 홍인선 학생은 3학년 동갑내기 친구다. 평소에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고 답해주기를 반복하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멘토-멘티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멘토가 4명 이상의 멘티를 모아야 한다. 멘티 다현양은 “이미 민서가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알려져 있었고 물어볼 때마다 성실하게 대답해줘 멘티가 금방 모아졌다”고 소개한다. 멘토 민서양은 친구들 4명과 함께 멘토-멘티 프로그램에 2학년 1학기와 2학기 2회에 걸쳐 참여했다.
사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멘토 활동을 하면 시간을 뺏긴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멘토 입장에서는 가르쳐 줌으로써 복습을 할 수 있고 멘티 입장에선 배울 수 있으니 서로 윈윈 할 수 있다. 멘토 민서양은 “화이트보드에 문제를 써가며 풀다보면 선생님이 된 기분이다. 책임감도 느껴지고 더 긴장하게 돼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전한다.
멘토 민서양은 멘티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위해 10주간 진도계획을 짜고 멘티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내용을 전달하고자 미리 연습도 했다. 멘티 인선양은 “학원에 잠깐 다니지 않은 기간이 있었는데 민서가 많은 도움을 줬다”며 “선배 멘토보다 친구 멘토는 오히려 질문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수학에서 개념이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멘토 민서양은 노트에 개념을 정리한 것을 멘티들에게 보여줬다. 멘티들은 멘토의 노트를 보고 정리하는 방법을 따라했다. 멘토가 하라는 대로 따라하니 놀랍게도 수학 점수가 올라 있었다는 멘티 친구들. 멘토 친구와 진로상담이나 친구문제 등에 대한 고민도 나누고 해결방법도 같이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팀2> 영어 과목_ 멘토 김채린, 멘티 강신혁 학생
“작년에는 멘티, 올해는 멘토가 됐어요”
한가람고등학교에서 영어 과목 멘토-멘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멘토 김채린(3학년) 학생과 멘티 강신혁(2학년) 학생은 선후배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초등학교 교사가 꿈인 멘토 채린양이 선택한 과목은 영문법이다. “1학년 시험에 영어 문법이 어렵게 출제돼요. 다른 친구들은 술술 잘 맞히는데 저는 어려웠거든요. 1학년 때 문법의 체계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과 1학년 때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어 영문법 강좌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선배가 얼굴도 잘 모르는 후배를 4명씩이나 모집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멘토 채린양은 동아리 후배는 물론 1학년 학생이 보일 때마다 영문법 강좌를 소개하며 멘티로 신청해줄 것을 부탁했고 4명의 후배들이 모집돼 강좌를 개설할 수 있었다.
멘토 채린양 또한 자신의 노하우가 담긴 문법정리 공책을 멘티들에게 공개해 개념을 설명하고 문제를 풀면서 문제에서 개념이 어떻게 쓰이는지 찾는 연습을 시켰다. 후배들을 공부시키다보니 영어체계가 더 확실해졌다는 채린양은 “수업 중에 자료를 보거나 버벅거리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된다. 이렇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어가 저절로 외워져 문법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개한다.
여러 멘티 중에서도 수업시간에 가장 열정적으로 참여한 신혁군은 “멘토 누나가 보여준 노트를 따라 적고 시험 치기 전에 한번 훑어보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됐다”며 “한 한기 동안 공부하고 나서 문법 문제를 더 많이 맞히게 됐다”고 말한다.
신혁군은 2학년이 되면서 지구과학 멘토로 따로 멘토방을 개설했다. “한 학기동안 선배에게 멘토가 어떻게 가르치는지 배우고 나서 자신이 생겼어요. 멘티에게 확실하게 알려주기 위해 더 꼼꼼하게 공부하게 됐습니다”라고 덧붙인다.
◎ 고교 멘토링이 운영되고 있는 학교
한가람고등학교(교장 백성호)의 재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은 학생회 공약사업으로 출발했다. 매 학기 단위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과목 중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한 멘토 학생이 4명 이상의 멘티를 모아 방과 후에 주 1회씩 주요 과목을 10회 이상 지도한다. 멘토에게는 봉사활동 시간이 부여되고, 자율동아리로 인정해 멘티까지 학생부에 기록된다.
양정고등학교(교장 김정수)의 재학생 멘토-멘티 프로그램은 1학년 멘티, 2학년 멘토로 운영된다. 1학년 멘티 희망 학생이 2학년 멘토들의 개인 프로필을 보고 멘토 학생을 선정한 후 서로 멘티 및 멘토 역할에 합의를 하면 학생회에 멘토링으로 등록된다. 멘티와 멘토는 자유롭게 시간을 정해 멘토링을 하고 2주마다 멘토링 계획서를 함께 작성하면 된다.
강서고등학교(교장 김동원)의 또래 멘토링 프로그램은 멘토 학생과 멘티 학생을 선정해 방과 후 매주 1시간 이상 맞춤식 교과 학습을 진행한다. 멘토-멘티로 활동하면 평일 1시간, 공휴일 8시간의 봉사시간이 인정된다. 활동 계획표를 월 단위로 사전에 제출하고 매달 활동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담당교사에게 제출해야 활동 내용을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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