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모퉁이에 자리 잡고 오며 가며 짬짬이 신간 잡지를 구경하고 소설도 읽던 동네책방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책도 인터넷 구매가 대세인지 오래다.
이런 때 새롭게 문을 연 개성만점 동네책방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독립서점이다. 서점이라는 공간을 이용해 책 판매와 함께 이런 저런 문화 행사들도 꾸려내면서 지역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전 지역의 독립서점 세 곳을 소개한다.
원도심의 작은 동네 책방 - 도어북스
도어북스는 대흥동 대고오거리 근처 한적한 주택가 근처에 2014년 여름 문을 열었다. 지역 문화잡지 토마토에서 편집디자이너로 일했던 책을 사랑하는 박지선씨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충청권에선 흔하지 않은 독립서점이고 대전에서 독립서점을 처음 시작한 곳이라 외지 사람들의 발길도 잦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간에서 책과 함께 에코백, 음악CD, 엽서, 달력, 사진집 등도 판매한다.
처음부터 소규모공연, 전시, 장소 대관, 세미나,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해 왔다. 현재 계획 중인 프로그램은 한 달에 한번 일정한 금액을 도어북스에 기부하면 금액에 해당되는 독립출판물들을 랜덤으로 보내주는 ‘보내드리다’ 프로그램과 셀프 퍼블리싱 입문과정인 ‘마인드북3기’이다. 또 4월 9일과 10일에는 인디언악기 연주자인 ‘봄눈별’과 함께하는 소울카드 공연이 열린다.
도어북스의 소식은 도어북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다.
위치 대전 중구 테미로 48 도어북스
문의 042-626-6938
조용하고 아늑한 북카페를 겸한 - 플레이 북
대학가인 궁동에 있는 북카페를 겸한 독립서점이다. 좁은 계단을 올라 건물 3층에 있는 책방으로 들어서면 항상 시끌벅적한 궁동에서 보기 힘든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이 열린다. 출판과 편집디자이너로 일하던 임영묵씨가 2014년 가을 문을 연 곳이다. 매장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책꽂이에는 임씨가 소장하던 책들이 정리되어있다. 이곳을 찾는 누구라도 마음에 드는 책을 뽑아 테이블에서 읽을 수 있다. 한 쪽 벽면은 판매하는 독립출판물들과 각종 소품들을 진열했다.
카페 공간이기는 하지만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각자가 책을 읽거나 가지고온 컴퓨터로 개인 작업을 할 뿐 조용한 분위기다. 3층에 있어 통유리 너머 바깥구경을 하며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이곳을 좋아하는 단골이 많다.
커피를 비롯한 음료는 2000~4000원 사이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다. 벽면에 붙은 플레이북 이용방법에는 1인 1주문 3시간 이용, 음료 리필 아메리카노로 가능(2000원) 테이크아웃 음료 20% 할인 등이 적혀있다. 매월 두 번째 금요일 오후 10시에는 영화 상영과 자유로운 얘기를 나누는 ‘영화의 밤’행사를 한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 가득한 책들을 구경하거나 조용히 책을 읽으며 차 한 잔의 휴식이 필요할 때 방문하면 좋은 곳이다.
위치 대전 유성구 궁동 425-1 3층
문의 042-825-9380
‘당신이 읽는 것이 곧 당신이다’ - You are what you read(유어왓츄리드)
지난해 가을 사회적자본지원센터의 ‘공유네트워크’ 지원을 받아 어은동에 문을 연 서점과 작은 도서관의 복합모델이다. 독립출판물 일부와 일반서적을 함께 판매한다. 매장 안쪽에 따로 마련된 공유서가에는 개인들이 6개월 간 ‘책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기부한 책들이 꽂혀있다. 20권의 책을 6개월 동안 공유하는 회원은 공유서가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비회원 ‘하루이용권’은 6000원이다. 공간대관도 가능하다.
소리 없이 책을 읽는 묵독모임을 비정기적으로 운영한다. 정기적으로 받아 볼 수 있는 도서 배달 서비스인 ‘북서브스크립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위치 대전 유성구 어은동 107-1번지 1층
문의 070-8126-1979, 010-2018-6130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 독립서점이란?
독립서점은 주로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이다. 독립출판물은 셀프 퍼블리싱(자가출판), 소규모출판으로 만들어진 책들이다. 제작자가 직접 기획부터 제작, 유통 등의 출판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한다. 기성출판사의 상업적인 목적(자본)에서의 독립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있다.
도어북스의 책방지기 박지선씨는 “독립출판물로 제작된 책들은 때로는 날것의 느낌이 드는 것도 있고, 너무나 공감되는 이야기로 위로를 주기도 한다. 새로운 작가들의 글과 아트워크, 사진 등을 만날 수 있어 새로운 영감이나 자극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독립서점에서 만난 책들은 상업성을 떠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내용과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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