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구 우만동 홀트아동복지회 경기사무소 옆, 노란색 옷을 입은 작은 매장이 눈에 띈다. ‘캥거루스토어’라는 간판에서 뭔가 남다른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홀트아동복지회 한부모가족복지센터 오진희 사회복지사는 “미혼모들의 교육 및 생활의 자립을 돕는 매장”이라고 들려준다. 캥거루가 배주머니에서 아기캥거루를 기르며, 높이 뛰어오르는 모습이 아기를 홀로 키우며,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미혼모들의 삶과 참 많이 닮아있다 싶었다.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통해 자립하는 법을 익히다
5월 말 오픈했다는 캥거루스토어 1호점엔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 캥거루스토어의 취지를 알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미혼모하면 입양을 많이 떠올리지만, 요즘엔 스스로 일어서려는 미혼모들이 많아진 편이에요. 그래서 홀트아동복지회도 이들의 자립여건을 위한 복지프로그램에 포커스를 두고, 지난해부터 한부모가족복지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IBK기업은행의 후원으로 건립한 캥거루스토어 1호점엔 매니저를 비롯한 3명의 미혼모가 훈련생으로 근무하면서, 일, 사람관계 등에서 많은 사회적 경험을 하고 있다고 오진희 사회복지사는 덧붙였다. 근무시간 외에는 각자 취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등 온전한 자립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중고생 자녀를 둔 40대 이상의 미혼모들은 어느 정도 자립을 했을 것이란 생각도 편견이라는 오 사회복지사는 “내년에는 어린아이를 둔 미혼모에만 초점이 맞춰진 복지프로그램의 시각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들려줬다.
후원물품을 시중대비 50~60%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 개인기증도 가능
캥거루스토어의 상품들은 대부분 개인이나 기업의 후원물품들로 꾸려진다. 장난감, 젖병, 빨대컵 등 육아용품과 의류, 천연화장품과 비누 등 구석구석 육아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비, 시중대비 50~60%의 가격에 판매한다. 개구리우주복, 아기실내화 각 2000원, 캐리어, 한복 각 1만5000원, 휴대용유모차는 3~5만 원대다. 근무자들은 육아경험을 살린 상세한 설명도 곁들인다. 판매수익금은 훈련생들의 인건비나 생활비로 지원된다.
서울에 이어 인천에 이달 말 캥거루스토어 3호점이 오픈할 예정이라는 오 사회복지사는 “미혼모들의 심리적인 안정과 도움을 주기 위해 캥거루스토어는 홀트아동복지회 관련 시설 안에 만들어진다. 앞으로 전국에 5호점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누구라도 물품구입이나 개인중고물품 기증 등으로 미혼모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줄 수 있다고 했다.
캥거루스토어는 아이를 품고 세상으로 도약하려는 미혼모들의 희망의 터전이자 몸짓이었다.
위치 팔달구 경수대로 616번길 17-3
오픈시간 평일 오전9시~오후6시
문의 031-217-7081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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