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신학기 엄마도 바빠요

가슴이 두근두근 ~~~ 3월이면 떠오르는 신학기 증후군

지역내일 2016-03-23

끝날 줄 모르던 겨울방학이 끝났고 이제는 봄방학마저 끝났다. 세탁한 교복을 다시 챙겨 입고 새로 산 가방에 새 학년 책을 챙겨 넣고 나서는 발걸음은 기대 반 설렘 반이다. 하지만 그 뒤에서 손을 흔들어주는 엄마들의 마음은 다르다. 새 학년이 되고 새로운 학교에 입학했다는 기쁨보다는 이런저런 걱정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인데 가슴이 두근거리는 신학기 걱정을 엄마들에게 들어보았다.


 박선 리포터 ninano33@naver.com


 


엄마가 좋은 조력사가 될 수 있을까?”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이 잠들어있는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찡해온다. 꾸준히 과학고 준비를 해오다가 일반고로 방향을 틀었고 원하던 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았다. 과학고 진학을 포기할 때도 일반고 선택을 할 때도 열심히 아들을 설득했고 순둥이 아들은 엄마의 말을 잘 따랐다. 하지만 막상 입학할 학교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그 학교 선배 맘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생각보다 학습 커리큘럼이나 해야 할 과제가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남녀공학이라 상위권 여학생들과의 경쟁도 심하다는 것을 알고 난감했다. 아들을 생각해서 한 결정들이 나만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었을까? 아들의 인생이 어설프게 개입을 하는 나 때문에 힘들어지면 어떻게 하지? 지금까지 아들과 함께 해 온 결정들이 아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흔히 엄마가 아니라 조력자가 되라고 하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밤에 잠이 오질 않는다. (김선희, 신정동)


 


잠아 잠아 딸의 잠아~ 딸에게서 좀 떠나줄래?”


고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이상하게 잠이 늘어난 딸이 고3이 된다. 3이 되면 긴장감이 들어 달라지겠지 생각했던 건 엄마만의 착각. 겨울방학 내내 밤낮이 바뀌는 건 기본이고 예전 엄마 공부할 때 전해지던 ‘45이라는 말까지 슬쩍 이야기해줘도 야만적인 시대였다며 콧방귀를 뀌는 딸은 코까지 골며 하루 10시간은 기본으로 잔다. 체력이 약한가 싶어서 고2때는 한약에 양약에 좋다는 보약이나 홍삼도 물처럼 마시게 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고 오히려 입맛이 좋아져 야식까지 챙겨주게 되고 몸무게만 늘어났다. 수학공부하다 책상에 엎드려 자고 학원 다녀오면 힘들다고 자고 밤에는 자고 일어나서 새벽에 공부하겠다고 자는 등 이유도 가지가지로 야무지게 나눠서 잠을 잔다. 중학생인 동생보다 곱절은 더 자고 있는 딸이 고3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 긴 정쟁을 치러야 하는 고33월 시작이 두렵기만 하다. (문정옥, 목동)


 


친구 좋아하는 아들 분위기타고 떠다니면 어쩌나?”


2로 올라가는 아들은 평소 친구를 너무 좋아해 은근히 걱정이다. 어릴 때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운동 좋아하는 아들이 멋져 보이고 남자다워 보여 좋았다. 하지만 작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친구들과 축구에 농구, 사이클까지 즐기며 공부보다 모여서 노는 시간을 더 가지는 걸 보고 아차 싶었다. 보이지 않는 성적 경쟁에 힘들 고등학교에 와서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고 좋은 관계를 나누는 것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될 것 같아 좋긴 한데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학습 시간이 절대 부족해 걱정이다. 섣불리 잔소리하고 지적했다가 친구들과 어긋날까봐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아무 말 안하고 있자니 답답하기만 하다. 2 진학을 하면 같은 반에 친한 친구들이 얼마나 있을지, 아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친구들은 많이 있을지, 아들이 친구들과의 시간과 학습 시간을 잘 조절해서 학습에 좀 더 신경 써 주었으면 하는데 근심이다. 친구 좋아하는 아들의 반에 어떤 친구들이 모여서 1년을 지내게 될 지 관심이 온통 거기에 있다. (김남순, 발산동)


 


체력 높이는 아침메뉴 고민돼요


평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체력 싸움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아들이 고등학교에 막상 입학하게 되자 뭘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걱정이다. 특히 아들은 살고 있는 구를 벗어나 다른 구로 학교를 다녀야 해서 등교 시간이 중학교 때보다 거의 2시간은 빨라졌다. 그러다 보니 아침 메뉴도 걱정이다. 워낙 편식을 하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차 타느라 , 처음 하는 고등학교 공부하느라 지칠 아들에게 아침을 든든하고 건강식으로 먹이고 싶은데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선배 맘들은 고기를 먹여라, 간단하게 한입에 먹을 수 있는 걸 준비해라 조언을 해주지만 입 짧은 아들이 잘 먹을 수 있을지 요리책까지 뒤적이면서 아침 메뉴를 생각하고 있다. 평소 지인들에게 요리 잘 하기는 엄마로 이름이 나 있지만 고등 입학하는 아들의 아침 메뉴 정하기가 가장 어려워 오늘도 장 보러 나선다. (안소정, 염창동)


 


담임선생님은 좋은 분이시겠지요?”


딸이 고3이 되는데 언제나 3월만 되면 가슴이 묵직해진다. 담임선생님이 어떤 분이 되실지 걱정이 돼서다. 딸은 괜찮다고 하는데 대학입시 원서를 바로 써야 하는 올해는 담임선생님의 역할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딸아이와 잘 맞는 담임을 만났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을 같은 담임선생님께서 맡아주셨는데 딸아이와 잘 맞지 않아 연달아 2년을 너무 고생했다. 아이의 성향은 조용하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편인데 담임선생님은 딸아이에게 좀 더 적극적이고 자신을 드러내는 역할을 자꾸 요구하셨고 딸은 2년 동안 그걸 맞추느라 무척 힘들어 했다. 고등학교 생활의 가장 중요한 시점인 고 3 담임을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딸은 인생이 결정될 것만 같아 어떤 분이 맡아 주실지 궁금하고 걱정이 된다. (박선영, 목동)


 


비교과 활동 준비로 머리가 아파요


고등학생들에게 비교과 활동은 필수. 생활기록부에 한 줄을 남기기 위한 노력은 정말 필사적이고 눈물겹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딸은 작년 고1 때 밤마다 발표 자료를 만들고 팀 과제 보고서를 수합해 만드느라 잠 한번 편하게 자지 못했다. 그 옆에서 덩달아 잠도 못자고 안절부절 하며 지켜본 딸아이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그 학년 학습에 필요한 활동이겠지만 입시와 맞물려 좀 더 잘하기 위해 애쓰는 딸을 비롯한 학생들의 노력이 너무 절실하고 힘들어 새 학년을 시작하는 지금, 벌써부터 안쓰럽기만 하다. 2가 되면 1학년 때보다 더 많은 수행평가와 과제, 각종 대회준비들이 기다리고 있다는데 그 전쟁터로 발을 내딛는 딸을 엄마 입장에서 어떻게 도와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려온다. (최수연,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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