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도서관 ‘꿀잼’ 놀러오세요

본오3동 만화작은도서관 개관 방문객 쑥쑥

지역내일 2016-03-17

30~40대 성인이라면 어린시절 만화방과 얽힌 추억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푹신한 쇼파에 몸을 묻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순정만화, 명랑만화, 무협만화들. 요즘은 세월이 변해 만화방은 없어졌다 하더라도 종이가 아닌 조그만 헨드폰 속에 들어간 만화는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며 성장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대박 난 드라마며 영화는 대부분 인기 웹툰이 원작일 정도로 만화는 컨덴츠의 질이나 독자 흡입력 면에서 다른 장르를 앞서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만화의 힘, 만화의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돼 화제다. 안산시가 지난 1월 개관한 본오3동 만화작은도서관이 바로 그곳이다. 

만화


장수작은도서관 만화도서관으로 탈바꿈
상록수역을 지나 상록수 가구거리를 따라 쭉 오르다 보면 나타나는 본오3동 ‘장수마을’. 한적한 주택가 놀이터 옆 장수노인정 2층에 만화도서관이 들어선 것은 지난 1월30일. 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 2008년부터 운영하던 장수작은도서관 이용객이 줄자 주제가 있는 특화 도서관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고민 끝에 정해진 주제는 바로 ‘만화’ 기존 보유하고 있던 일반 도서를 다른 도서관으로 재배치하고 이 곳엔 학습만화와 일반 만화 5000여권을 구입 만화전용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감골도서관 김혜진 사서는 “사실 만화는 일반 책들과 달리 조금 소홀히 취급되죠. 엄마들도 아이가 만화를 읽으면 슬며시 뺏고 동화책을 읽으라고 하니까요. 요즘 인기있는 웹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만화가 가지는 힘은 어마 어마 합니다. 아예 만화 전문 도서관을 만들면 시민들도 편하게 즐겁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죠”라고 말한다.
1월 30일 개관 후 만화도서관의 인기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평균 이용객이 3배 이상 늘어났고 마을 주민들 뿐만 아니라 멀리서도 만화도서관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아이가 좋아하는 학습만화 엄마가 좋아하는 순정만화
아빠가 좋아하는 웹툰까지 여기 다 있네

리포터가 방문한 날 마침 와동에서 버스 두 번 갈아타고 만화도서관을 찾은 모녀를 만날 수 있었다. 방 한 칸이 만화로 가득 하다는 박용란씨는 만화 애호가를 넘어 애찬가 수준이다. “소설은 상황을 묘사하는 글을 읽고 생각해야 하니까 독자가 몰입할 수 있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만화는 단 몇 장만 읽어도 작가가 전달하려는 감정에 푹 빠질 수가 있어요. 시각적인 힘이 그만큼 강한 거죠. 만화는 소설보다 쉽게 읽히고 감동도 크다”며 만화의 장점을 술술 풀어내는 박용란씨. 만화도서관이 안산에 개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초등학교 6학년 딸 심수현 양과 한달음에 달려왔다.
현재 만화도서관에는 5000여권의 만화책이 구비되어 있다. 그중 60%가 어린이들 학습만화. 학습 분야는 한계가 없다. 역사부터 인물, 과학, 수학, 백과사전까지 왠 만한 지식은 만화만으로도 습득이 가능할 정도다.
여기에 한창 인기 있는 코난시리즈, 메이플 스토리 등 일반만화와 추억의 만화코너도 있다.
김혜진 사서는 “만화를 좋아했던 부모세대들이 다시 보고 싶은 옛 고전 만화들을 비치하려고 계속 구입 중이다. 어릴 때 좋아했던 순정만화 ‘캔디 캔디’ 등 옛 만화를 비치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한창 인기 있는 웹툰 만화 중 출판된 작품은 대부분 구입해 비치했다. 강풀의 웹툰시리즈는 물론 최근 인기드라마 미생, 송곳, 치즈인더트렙 까지 이곳 만화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다.


함께하는 만화도서관 독자참여 코너
즐거움이 샘솟는 만화도서관인 만큼 이용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개관기념 이벤트로 진행한 만화도서관에게 응원 메시지 적기 프로그램에는 꼬마들부터 어른들까지 응원의 목소기가 담겼다. 또 인근 디자인 문화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내 인생의 만화’를 주제로 한 디자인 응모대회에는 50여점의 작품이 참가했다. 이 작품 중 일부는 만화도서관 인테리어에 활용할 예정이다.
김혜진 사서는 “지난 겨울방학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한 후 정식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진 않다. 만화도서관인 만큼 만화와 독자들을 잇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족들과 함께 심심한 주말 어디갈까 고민이라면 만화도서관을 찾아가 보자. 재미와 감동으로 봄 햇살처럼 마음이 포근해 질 것이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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