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理解)했다’는 말은 말 그대로 ‘풀어서 이치에 맞게 다스려졌다’는 말이다. 학생이 국어학습을 하고 ‘내가 제대로 이해했나?’라고 반문 한다면 그때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배경지식에 맞도록 풀어서 이해했는가’정도의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어떤 새로운 말을 듣게 되면 이렇게 기존의 배경지식에 견주어 받아들이게 되는데, 우리의 뇌 속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이런 ‘경험적 의미’의 어휘들이다.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습득과정에 따라 어휘의 종류를 몇 가지로 더 분류해보게 된다. 그것은 우리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문맥적 의미’라는 것과, ‘상황적 의미’, ‘어원적 의미’ 등이다.
‘문맥적 의미’는 단어의 앞뒤 맥락과 문장의 흐름을 고려하여 의미를 유추하는 것이므로 문장성분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조사나 어미, 접사의 의미까지 미세하게 간파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미적 관조’라는 말을 읽게 되면 ‘~적(的)’의 접사적 의미를 추론하여 ‘아름다움을 관조하다’, ‘아름다움의 관조’ 등으로 바꾸어 이해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우리말의 문법적 기능을 하는 형태소의 쓰임을 바르게 이해하는 편이 의도를 더욱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상황적 의미’는 문장보다 큰 시야에서 언어적 맥락을 살피는 것이다. 언어가 하나의 발화행위로 성립하려면 적어도 화자와 청자, 그리고 장면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그 언어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환경적 요소를 눈치껏 살펴 의미를 파악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언어 외적 요소들을 통해 인지하는 것들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어원적 의미’는 말이 생겨나게 된 근원을 찾아 이해하는 방법이다. ‘어원(語原)’은 어족마다 다른 뿌리를 갖고 있는데, 우리말은 대체로 한자어, 고유어, 외래어 등의 어원을 추리해 볼 수 있다. 학생들에게 ‘관조적 태도’를 보인다고 말하면 ‘관조’가 뭐냐고 반문한다. 이때 관조를 문맥이나 상황적 의미가 아닌 어원적 의미로 물어 추리할 수 있다면 ‘관조’는 한자가 어원이므로, 자신이 알고 있는 한자의 의미를 추리하여 ‘관-빗장관, 버릇관, 꿸관, 볼관, 갓관/ 조-고를조, 지을조, 아침조, 도울조, 비출조’ 등의 의미로 아는 만큼 환기하여 보고, 문맥과 상황을 고려하여 그럴듯한 의미를 추리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언어적 동물이므로 언어를 통해 상황을 인지하고 기억하며 살아간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서 공부를 1년 365일 매진한다고 하여도 어휘와 문장을 정확히 새겨 읽지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일 뿐이다. 그러므로 국어 공부를 시작할 때는 어휘력과 문장 독해력이 정확한가 점검해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최 강 소장
독해 전문가, 미담(美談)언어교육 연구소장
문의 : 042-477-7788 www.sindlin.com
주요이력
현 미담 국어논술 학원장
현 노은 미담 국어논술 학원장
현 해법독서논술 세종·대전북부지사장
(주)메가넥스트 NCS 직업기초능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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