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충남대 호스피스완화의료부 김삼용 교수

“의미 있는 삶, 아름다운 마무리 도와요”

충남대병원, 3월부터 ‘말기 암 가정 호스피스완화의료 시범사업’ 실시

지역내일 2016-03-09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 2일부터 ‘말기 암 가정 호스피스완화의료 시범사업’을 전국 17개 기관에서 실시한다. 대전지역에서는 충남대병원이 시범사업 기관으로 지정됐다. 충남대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부 김삼용 교수(65·충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를 만나 호스피스완화의료(이하 호스피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말기 암 환자, 가정형 호스피스 요구 가장 많아
김 교수는 “말기 암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불필요한 연명치료가 아닌 체계적인 호스피스의 필요성을 느꼈다. 1990년대 중반쯤에 몇몇 의료진들과 함께 봉사활동으로 시작했다. 봉사활동이 계속 되면서 2008년 충남대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 오픈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호스피스는 수술과 항암치료로는 더 이상 효과를 보지 못하는 말기 암환자들에게 통증 및 증상 완화, 심리적 안정, 임종 준비 등을 함께 하는 완화의료를 가리킨다. 주로 여명이 6개월 이내인 말기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의사와 간호사 외에도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로 팀을 이룬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까지 2500개의 호스피스병상을 마련하려던 복지부의 계획이 있었으나 현재 전국 64개 기관에 1053개 병상이 있다. 병상과 호스피스기관의 부족으로 임종환자의 13.8%만이 호스피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태이다.
호스피스의 유형은 호스피스 전용 병동에서 지내는 ‘입원형’, 일반 병동의 환자들을 위해 호스피스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는 방식인 ‘자문형’, 그리고 환자의 집에서 서비스를 받는 ‘가정형’으로 구분한다.
가정 호스피스는 말기 암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형이다. 2012년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가 말기 및 진행 암 환자 465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75.9%가 가정에서 지내기를 원했다. 가정 호스피스가 있다면 이용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암환자가 89.1%에 달했다.


전문인력 못지않게 자원봉사자 중요해
3월부터 시행되는 가정호스피스 시범사업에 참여하려면 충남대병원을 비롯한 시범사업 기관인 전국 17개 의료기관을 통해서 등록하면 된다. 대상은 말기암 환자다. ‘웰다잉법’이 시행되는 내년 8월부터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과 만성간경화,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로까지 확대된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한 달 환자 부담은 대략 5만 원 정도다. 의료진이 한 번 방문할 때 5000원(간호사 단독 방문 시)~1만3000원(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모두 방문 시)이다. 한 달 5만원은 전담간호사 8회, 의사 1회, 사회복지사 1회 방문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다. 가정 방문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는 간호, 처치, 의사진료·처방, 심리치료·상담, 의료장비 대여 등의 서비스를 받게 된다.
많은 암 환자와 가족이 반기는 서비스지만 대전과 세종, 충남·북을 포함해 충청권에서 가정 호스피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충남대병원 한 곳에 불과하다. 수익성 문제로 시범사업 참여 병원 신청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충남대병원의 경우 편도 50분 거리에 있는 말기 암 환자에 대해서만 가정 호스피스을 지원하며 금산, 옥천 등이 포함되고 기타 지역 환자들은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 호스피스가 도입된 지 50년이 되었다. 호스피스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최근 10년 사이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병상수의 절대적 부족과 전문인력 부족 등 가야할 길이 멀다. 선진국처럼 모든 4기 암 환자의 진단 당시부터 호스피스완화의료케어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모든 암센터를 표방하는 기관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 시설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가정호스피스와 지역호스피스 쉼터(day-care center)를 활성화하는 것과 완화의료팀에 정신과의사나 심리상담전문가를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다른 의료 파트와 달리 호스피스팀에서 자원봉사자의 활동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물리적 봉사 외에도 때때로 의료진이 놓치는 것들을 짚어주기도 하고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정서적 지지도 큰 힘이 된다. 나 역시 봉사활동으로 시작하면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많은 분들이 호스피스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값지고 귀중한 경험을 갖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충남대학병원 대전지역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부 가정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042-280-8540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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