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또렷한 방향성을 지닌 사람들은 일상 속에 찍은 ‘점’들을 한 줄로 이어 ‘선’을 긋는데 적극적이다. 일찌감치 의사란 인생 좌표를 마음에 품은 신민영양 역시 마찬가지다. ‘왜 의사가 되고 싶고 의사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의사가 될 것인가?’란 스스로에게 던진 물음표의 답을 찾기 위해 중고 시절 내내 부지런히 달렸다.
의대, 병원, 연구소 찾아다니며 구체화한 의사 꿈
중1_ 세브란스병원의 로봇수술캠프에 참가할 행운을 잡은 신양은 직접 로봇을 작동시켜 모의 혈관 수술을 시뮬레이션해보며 의사란 직업에 매료됐다.
고1_ 아산병원에서 개최한 청소년 대상 MRC캠프에 참가해 줄기세포에 대한 강의를 들은 덕분에 유전병 치료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고2_ 판교에 있는 차바이오컴플렉스의 줄기세포 연구소에 견학 가서 연구원들에게 줄기세포와 유전병 치료에 대한 최신 흐름을 배울 수 있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참가한 카톨릭대 예비 의대생캠프. 초음파 기기로 몸 속 장기를 하나씩 짚어보며 짜릿한 의사체험을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함께 팀이 된 의대생들에게는 진학, 진로 관련 평소 궁금한 것을 맘껏 물어볼 수 있었다.
꼬맹이 때부터 생물 실험이 마냥 좋고 인체에 관심이 많았다는 신양은 중학생이 된 뒤에는 막연한 동경을 구체적인 목표로 바꾸었다. 극성스러울 만큼 적극적인 진로탐색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어떤 의사’가 될 것인지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유전병 질환에 자꾸 관심이 쏠리는 나를 발견하게 됐어요. 또 여러 사람과 만나 소통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연구 보다는 임상이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도 하지요. 허나 장래를 섣불리 속단하지 말로 최대한 많은 걸 경험하며 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걸 의대생, 의사들 만나면서 배웠어요.” 자신의 미래를 야무지게 설계하는 신양에게는 숱한 고민과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귀인 멘토 만나며 쑥쑥 성장
붙임성 좋은 그는 담임선생님, 선배, 친구처럼 스치듯 만나는 인연 속에서 ‘귀인 멘토’를 꽉 붙잡았다.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꼽는 서울대 영재교육원도 중학교 담임선생님 권유로 지원하게 됐지요. 친한 선배 언니 덕분에 잠실여고에 오게 됐고 동아리 활동, 공부법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았어요. 인복이 많지요(웃음)”
중학 시절 서울대영재교육원 생물분과에서 2년은 그에게 멋진 신세계를 선물했다. “우수한 친구들과 공부하기 때문에 바짝 긴장했어요, 다양한 논문, 참고 도서 찾아 읽으며 토론했고 관심 주제를 1년간 실험하고 연구하면서 교수님, 조교에게 내실 있는 조언을 받았지요. 많이 배웠고 부쩍 성장했습니다.”
알토란같은 담금질의 시간들은 신양의 고교 생활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교내 소논문대회에서 ‘여고생의 음료섭취 실태’로 고1 때 우수상을, ‘천연방부제 연구’로 고2 최우수상을 받았다. 성적도 줄곧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고교 입학 당시 상위 1%에게 주는 장학금을 3년 연속 받자는 다짐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공부 목표가 있기 때문에 자잘한 슬럼프는 가뿐히 넘었다. “그날 배운 건 그날 끝내자. 모르는 것은 바로 질문하자를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내신 대비 0순위는 학교 수업에 집중하고 모르는 부분은 알 때까지 과목 선생님께 질문을 해서 100% 소화해야 합니다. 어느 날은 같은 선생님을 하루 6번 찾아간 적도 있어요.”
공부비법은 ‘5분 정리, 단권화’
또래들 사이에 ‘공부짱’으로 통하는 신양만의 공부비법은 ‘5분 정리, 단권화’다. 그는 특히 수업 직후 ‘5분의 꿀 시간 활용’이 공부 효용성이 높다고 귀띔한다. “배운 걸 훑어보며 중요한 핵심, 선생님의 강조점을 곱씹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을 체크하고 자율학습시간에 확인하죠. 이 공부법을 꾸준히 훈련해 몸에 익히면 내신 준비가 수월해요.”
노트정리를 따로 하지 않는 그는 ‘교과서 단권화’에 집중한다. 공부보물 1호가 교과서다. “수업 중 필기, 교과 선생님이 강조한 것, 시험 직전에 특히 강조한 부분, 참고서로 복습하다 새로 터득한 내용, 문제 풀다 틀린 부분까지 색깔 펜으로 따로따로 구분해 교과서에 몽땅 정리해요.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이걸 반복해서 봅니다.”
까다로운 영어어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문제집 20권을 풀고 책상 앞에는 영어단어, 사자성어 포스트잇을 수북이 붙여놓으며 완벽주의 공부를 고수하고 있다.
“전국 상위 1%가 몰리는 의대 문턱을 넘으려면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하죠. 내 평생을 걸고 싶은 의학공부를 위해서니까요. 늘 지니는 학습플래너, 필통에 ‘나는 미래의 의사다’란 문구를 써가지고 다녀요. 매일매일 마음속으로 외우는 주문이죠.”
성적 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 수시로 진행되는 교내 프로그램들, 각종 경시대회까지 꼼꼼히 챙기는 신양의 에너지원은 결국 꿈을 향한 ‘간절함’이었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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