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목동에 사는 김선화(가명·45)씨는 자주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중학생 딸 때문에 걱정이다. 똑바로 섰을 때 좌우 어깨 높이가 다르고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이기도 한다. 더구나 최근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는 부쩍 통증이 심해졌다. 병원을 찾은 김 씨의 딸은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전 삼성한의원 김동병 원장은 “요즘 성장기의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척추가 한쪽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10세 전후 성장기 무렵부터 서서히 진행되며 성장이 활발한 사춘기에 증세가 집중적으로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
척추측만증은 척추의 형태가 바르지 못하고 C자나 S자 모양으로 휘었거나 척추자체가 회전하는 형태로 등이 휘는 질환이다. 척추가 옆으로 휘는 질환이지만 동시에 머리와 골반에 대한 척추의 변형도 같이 일어난다. 골반이나 어깨의 높이가 서로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와 골반은 앞쪽을 보고 있는데 척추는 비스듬히 옆을 보는 형태가 돼 한쪽 등이 튀어나온다. 또한 허리를 잘 숙이지 못하고 척추의 유연성도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는 유방의 크기가 달라 보이기도 한다.
척추 주위의 자율신경계가 자극을 받기 때문에 소화불량이나 잦은 체증,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쉬기가 힘든 증상 등도 많이 나타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서적으로 민감한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외형적인 이상 때문에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만성피로, 집중력 저하에 따른 학습능력 감소, 급격한 기분변화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키가 크는 동안 허리도 같이 휘므로 성장기 동안 이 증상이 급격히 나빠질 경우 성장이 원활하지 못해 키가 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동병 대전 삼성한의원 원장은 “성장기 척추측만증을 방치하면 성장에 장애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2차적인 내과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고 학습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성인이 돼서 퇴행성 디스크, 요통,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약, 추나요법 등 한방치료 바람직
척추측만증은 성장기에 급속도로 나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따라서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평소 자녀들의 자세를 살펴보고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아주 심한 경우를 빼고 대부분의 척추측만증은 허리 통증을 줄이고 각도를 완화하는 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며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한약치료를 기반으로 뼈와 근육을 바로 잡고 자세와 생활습관 교정 등을 통해 휜 허리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추나요법은 척추측만증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뚤어진 척추와 주변의 굳은 근육을 풀어주고 균형을 바로 잡아 척추와 체형을 바르게 한다. 통증을 완화하고 주변 조직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법이다.
개인별 맞춤 한약은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을 없애고 손상된 뼈와 신경을 재생한다. 근육과 인대 강화를 통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재발을 막는 근본 치료법이다.
이외에도 경락을 소통시키고 근육을 이완해주며, 근육의 균형을 유지하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침 치료, 왕뜸요법, 한방물리요법 등도 한방치료의 장점이다. 평소 바른 자세와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김동병 원장은 “특히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바른 자세를 갖는 것과 적당한 운동, 조화로운 영양섭취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덕중 리포터 dayoon@naeil.com
척추측만증 자가진단 리스트
- 좌우 어깨높이가 다르다.
- 어깨뼈 한쪽이 더 튀어나왔다.
- 한쪽 갈비뼈가 더 튀어나와 보인다.
- 허리를 구부렸을 때 한쪽 등이 더 튀어나왔다.
- 허리를 자주 삐끗하며, 골반이나 다리에 통증이 있다.
- 좌우 골반 높이가 다르다.
- 다리 길이가 차이난다.
-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힐 것 같은 증세가 있다.
* 세 개 이상이면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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