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원종훈 작가
“글이라는 게 뭔지 아는데 20년 걸렸다”
생각 일깨우고 마음 성장시키는 교재, ‘청소년을 위한 링크 글쓰기’ 시리즈
원종훈(44) 작가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인 동시에 청소년 교재 개발자로 시나리오 작법 강의와 독서지도를 함께 한다. 시나리오 작품으로는 영화 ‘가위’(2000년 개봉, 안병기 감독, 하지원 주연)가 있다.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TV 드라마 극본 3부작 ‘화통방사군’도 썼다. ‘청소년을 위한 링크 글쓰기’ 시리즈도 총 4권을 집필했다.
20대, 영화 시나리오에 꽂히다
원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던 20대 초반에 그는 영화 시나리오에 꽂혔다. 영화 시나리오 공부를 위해 잠깐 도제식 교육을 받기도 했으나 그의 글쓰기 공부는 대부분 독학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나의 글쓰기는 시간을 정해두고 하는 엄격한 기준을 가진 노동”이라며 “프로작가는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내가 혼자 보는 글이 아닌 읽는 사람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책을 보고 공부하고 정확한 글을 쓰기위해 허투루 쓰지 않는 강한 책임의식이 필요하다”고 글쓰기에 대한 태도를 설명했다.
실제 그의 하루일과 중 오전 시간은 글쓰기 작업시간이다. 외부활동시간은 오후에 집중돼있다.
2000년부터 그는 생활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청소년 독서지도와 글쓰기 강의를 시작했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며 시중에 나와 있는 아이들 대상의 글쓰기 교재가 직관, 감성, 감정의 영역과 논리, 이성, 분석의 영역으로 나눠져 있거나 한 쪽의 영역에만 집중되어 불균형적인 사람을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청소년들에게 균형 있고 창의적인 글쓰기 교재가 필요하다고 느낀 그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자료를 모으고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 결과 2010~2011년 2년에 걸쳐 융합과 뇌인지과학을 응용한 중학생용 청소년 글쓰기 교재 세 권이 나왔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모아두었던 자료로 만든 결과물이었다.
새로운 개념의 융합독서 학습서 ‘청소년을 위한 링크 글쓰기’
초등학생에게 맞춰 2012년 발행을 시작한 독서학습교과서 ‘청소년을 위한 링크 글쓰기’ 시리즈는 아이들의 창의성에 인성을 더해주는 새로운 개념의 융합독서 학습서다. 전체 8권으로 구성된 워크북으로 현재 3~4학년용(총 4권으로 구성) 1권과 5~6학년용(총 4권으로 구성) 1, 2, 3권이 나와 전체 8권 중 4권을 펴냈다. 전국단위가 아닌 대전지역을 대상으로 한 독립출판 형태라 일반 서점에는 없지만 대전지역 글쓰기 수업에서 교재로 사용하는 곳이 많아 1권은 재판에 들어가기도 하는 등 꾸준한 스테디셀러다.
링크독서학습지도는 아이들에게 조력자 역할을 한다. 넓은 시선으로 아이들의 창의성을 길러준다. 아이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아이들만의 숨은 가치를 찾아서 섬세한 손길로 아이들의 깊은 생각을 이끌어준다. 아이들과 함께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고 세상과 대화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수업을 이끄는 교사와 부모의 참여도 구체적인 무엇을 가르치기보다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조력자로써의 역할이다.
3개월 과정으로 구성된 각 권은 간결한 구성이다. 챕터별로 나뉜 순서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다보면 마음, 신체, 정서가 뇌와 상호 작용하면서 능동적 학습상태가 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잘 짜여있다. 부모들에게도 어떻게 자녀들의 생각을 일깨우고 마음을 성장시킬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주는 보기 드문 책이다.
그는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크다. 아이들과의 수업을 통해 더 많이 공부하고 배웠다. 그 경험은 글쓰기만 했으면 가질 수 없었던 기회였다. ‘청소년을 위한 링크 글쓰기’ 집필에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한 다방면에 걸친 공부가 도움이 됐다.
원 작가는 “작가에게 글은 팔거나 상을 받는 것이다. 초기에 내 작품이 거절당했을 땐 내가 거절당했다고 착각하고 힘들었던 적도 많았다”며 “지금은 마천철연(磨穿鐵硯)의 자세로 글쓰기를 한다. 쇠로 만든 벼루가 다 닳아 구멍이 나는 것처럼 꾸준히 공부하며 갈고 닦아 완성도 높은 글을 쓰는 글쓰기의 장인이 되고 싶다. 살아오면서 딱 하나 잘했다고 느낀 건 글쓰기를 한 것이다. 글쓰기는 인간이 되는 작업이다. 글이라는 게 뭔지 아는데 20년이 걸렸다”고 말을 맺었다.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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