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씨앗을 심어볼까, 씨앗을 대출받아 심고 가꾼 후, 다시 도서관에 씨앗으로 반납하는 이른바 수원씨앗도서관! ‘흔한 게 씨앗인데...’ 할지 모르지만, 수원씨앗도서관에서 대출하는 씨앗은 전국 방방곳곳 어르신들의 호주머니에서 잠자고 있던 토종씨앗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활발한 대출시스템이 자리 잡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사라져가는 토종씨앗을 보존하려는 첫 발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150여 점의 토종씨앗 전시, 수원딸기*가지 등 수원토종씨앗도 소개
수원시기후변화체험교육관 ‘두드림’의 상설전시관 내 벽면 한쪽에 마련된 수원씨앗도서관에선 벼, 콩, 옥수수, 오이 등 30~500년 이상 된 150여 점의 종자들을 만날 수 있다. 대학1호 딸기라는 이름으로 서울대 농대에서 국내 처음으로 만들어낸 수원딸기를 비롯해 수원가지, 수원고추 등 수원토종씨앗도 소개돼있다. 우리가 먹는 작물 중 토종작물은 거의 없다는 수원텃밭보급소 박영재 대표는 “토종씨앗은 다수확이 어렵다 보니, 지방에서 조그맣게 농사를 짓는 어르신들을 통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거나 외국으로 건너가 품종이 개량돼 역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토종씨앗을 바로 알고, 재배함으로써 토종씨앗의 종자주권을 찾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열어가자는 게 수원씨앗도서관의 개관 이유”라고 했다. 매년 전국을 돌며 400~500종의 토종씨앗을 수집하는데, 워낙 씨앗 양이 많지 않아 누구에게나 대출은 어려운 편. 박 대표는 “특히 교잡을 막기 위한 순도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재배난이도에 따라 초중고급으로 나눠 이에 맞는 씨앗을 분양해주고 있다”고 들려줬다.
씨앗도서관 체험프로그램 운영, 토종씨앗과 친해지자!
그래도 다행히 토종씨앗의 중요성을 알고, 지켜나가려는 움직임이 도시농업인이나 귀농인을 통해서 이어져가고 있다. 씨앗도서관1호점인 홍성을 비롯해 안양, 광명에도 씨앗도서관이 오픈할 예정이다. 수원에선 수원텃밭보급소가 당수동시민농장과 일월저수지에서 도시농업에 특화된 종자들을 키우고 있다. 광교산 토종학교도 매주 토요일 운영 중이다.
갓과 비슷한 식감의 구억배추, 달고 순한 맛의 청주오이 등 박 대표의 토종작물 시식기가 입맛을 돋운다. 토종씨앗을 지키기 위해선 소비자에 대한 교육도 절실하다. 특히, 아이들에게 토종작물을 먹어보게 하고, 맛을 기억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드림 전시교육팀 원지은 씨는 “누구나기후학교(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서 씨액자 만들기, 콩나물화분 만들기 등을 통해 아이들이 씨앗과 친해지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위치 권선구 호매실로 46-38(탑동) 수원시기후변화체험교육관 지하1층
문의 010-3063-5963, 수원텃밭보급소(cafe.daum.net/swgardeningmentor)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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