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석이원주조 이상권 대표
“일본에서 내 돈 주고 내 술 사먹는 게 꿈이에요”
석이버섯 전통 발효주 ‘석로주’ 개발 … 세계과학정상회의 공식만찬주
‘석로주(石露酒)’가 오는 10월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세계과학정상회의’의 공식만찬주로 선정됐다. 석로주는 이미 2013년 후쿠오카경제인단체 대전 방문 만찬주, 카이스트 공식 만찬주로 선정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대전을 대표하는 전통주로 단단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석이버섯발효전통주 ‘석로주(石露酒)’. 석로주로 특허를 받은 개발자 석이원주조 이상권(54) 대표를 만나 그의 전통주 사랑에 대해 들어 보았다.
석이버섯 효능이 고스란히 녹아나
석로주에 들어가는 석이버섯은 해발 1000미터의 고지대 바위에서 나는 귀를 닮은 특이한 버섯이다. 석이는 한방에서 강정의 특효식품으로 신경통, 변비,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과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직 자연 상태에서 바위에 붙어 천천히 자라는 특성 때문에 인공재배를 할 수 없고 깊은 산중을 다니며 직접 채취를 해 귀하다.
석로주를 만드는 방법은 먼저 백세한 찹쌀에 석이버섯과 25종의 산야초를 혼합해 고두밥을 짓고 우리밀로 만든 전통 재래 누룩으로 밑술을 담근다. 밑술에 석이, 조릿대 등을 다린 약수를 사용해 2번의 덧술을 담그는 과정을 거쳐 빚어낸다. 발효가 끝난 술을 다시 석이버섯 효소를 가미해 2차 저온 숙성을 시키는 기다림의 시간 끝에 석이버섯 고유의 깊은 향이 어우러진 맑은 건강감로주인 석로주가 완성된다.
이상권 대표는 “석로주는 발효가 되면서 효모의 작용에 의해 노화방지, 고혈압예방과 항산화 능력이 뛰어나다. 항균, 항암작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석이버섯의 효능이 고스란히 술 안에 녹아난다”며 “13도의 저도주로 취기가 덜하고 뒤끝이 개운한 게 장점이다. 차가운 석로주는 맑고 달고 향기로운 맛으로 술을 잘 못하는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탁월한 약성 지닌 석이버섯
이 대표는 늦깎이로 대체의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전주주조사자격증을 비롯해 아로마테라피스트, 웃음치료사, 서비스매니저, 병원코디네이터, 전통문화지도사 등 자격증만 10개를 가지고 있으며 시간을 쪼개 문화해설사로도 활동 중이다. 젊은 시절 고향인 옥천에서 부인과 함께 사슴목장을 운영한 이력도 있다.
그는 “녹각, 녹용, 사슴피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찾아오던 잘나가던 시절이었다. 방심하던 사이 사슴에 질병이 돌았고 때마침 IMF와 맞물려 쫄딱 망했다. 지금은 웃으며 얘기하지만 그 이후 재기하기까지 술로 세월을 보내며 극단적인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사슴목장 이후로 그의 건강한 음식에 대한 열정은 계속되었다. 인산죽염, 아로마를 비롯한 여러 가지 모색을 하던 중 전주대 대체의학과정에 입학했다. 대전과 전주를 오가며 공부와 사업을 병행하던 시절, 가정경제는 부인이 도맡았고 그는 장학금으로 공부했다. 그가 경제적으로 가장 힘들었고 바빴던 그때 탁월한 약성을 지닌 석이버섯을 만났다. 전국을 다니며 석이버섯 요리를 찾았으나 마천의 한 식당에서 석이버섯이 들어간 염소불고기를 만난 것 말고는 석이버섯을 이용한 음식을 찾을 수 없었다. 그가 석이버섯을 이용한 석이버섯전문식당을 생각하며 메뉴를 개발할 당시 주위에서 ‘미친놈’이란 소리도 들었다. 연구 끝에 2008년 동학사 아래 석이버섯 전문음식점 ‘석이원’을 내면서 석이버섯을 이용한 사업과 석로주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유통기한 문제 해결로 수출 길 열고 싶어
석이원주조가 함께 있는 석이원은 동학사 아래에서 탄방동을 거쳐 2012년 한국장애인기업 창업인큐베이팅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둔산동 법원 앞으로 이전했다. 현재 이 대표는 석로주를 비롯한 2개의 특허와 오색연 등 8개의 상표등록을 갖고 사업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대전 테크노파크에서 지원하는 ‘수출전통기업 제품경쟁력 강화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일본에 수출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전통발효주인 석로주의 유통기간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청 R&D 자원과제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천연자몽추출물과 죽염을 이용한 유통기간 연장에 대해 충남대 식품영양학과 이선영 교수팀과 연구를 거쳐 4도 이하 저온저장 시 6개월 이상 품질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대표는 “청주로 유명한 일본에서 ‘내 돈 주고 내 술 사먹는 것’이 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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