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고 싶은 정원, 그리고 기억나는 음식

성남 사송동 화덕 피자 & 브런치, ‘올가 정원’

지역내일 2015-08-06

동판교에 위치한 삼평고등학교를 지나 조금 더 차로 달리다보면 사송동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즐비한 카페들을 뒤로하고 들어선 사송동의 풍경에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살짝 우려를 안고 찾은 곳, 그곳에는 오랜 시간 머무르고 싶은 정원과 정성 가득한 음식들이 반겼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올가정원


감춰진 비밀정원, 그 매력에 빠지다
‘올가 정원’은 독특한 구조가 인상적이다. 가운데 위치한 정원을 중심으로 모든 음식이 만들어지는 화덕과 주방이 있는 건물, 은밀한(?) 시간을 보장해주는 독립된 룸으로 만들어진 독채들, 그리고 오픈된 테이블이 놓인 메인 홀이 있는 건물로 나뉘어져 있다. 각기 개성 넘치는 공간과 함께 파랑, 노랑 그리고 연두 빛 자태를 뽐내는 건물들은 전체적인 정원과 너무도 잘 어우러진다.
지나가다 들르는 손님이 있을 수 없는 위치 탓에 처음 시작부터 ‘올가 정원’만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는 신경나 대표.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정원의 나무, 꽃 그리고 돌 하나도 마구 놓지 않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올가 정원’의 첫 인상은 유럽에서 마주한 정원이 아름다운 집 또는 강원도 여행에서 만난 산속 폐교를 개조한 예술가의 작업실 같다.
파란 색의 창문 사이에 위치한 커다란 시계, 이곳을 칠하고 난 페인트 롤러와 붓, 빨간 모자이크가 인상적인 화덕, 강원도에서 가져온 키와 탈곡기 등 각종 농기구, 그리고 노란 아기 장화에 담긴 화초까지 구석구석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렇듯 주인장의 손길이 담겨있는 ‘올가 정원’은 어느 곳에서 사진기를 눌러도 매력 넘치는 컷을 만들어낸다.


자신 있는 메뉴 대접해야
이곳의 메뉴는 화덕피자를 비롯해 브런치와 샐러드 그리고 차 종류로 제한되어 있다. 몇 페이지를 넘겨 빼곡히 적힌 메뉴판들에 비하면 적은 메뉴다. “지난 3월 오픈한 이후, 메뉴를 계속 업그레이드 하고 있어요. 제 손으로 직접 대접하는 음식들이라서 맛도 중요하지만 정성을 다하고 부끄럽지 않은 것, 그것이 먼저입니다”라며 신 대표는 자신 있는 음식들로 구성된 이곳의 메뉴를 설명했다.
음식 재료 또한 믿을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친정인 영월에서 팥을 가져오고 인근 지인 농장에서 싱싱한 토마토를 직거래로 받는다. 또한, 유기농 베이커리 ‘쏠뱅’의 치아바타로 브런치를 만들고 사용하는 야채는 용인 금호농장에서 주로 들여온다. 이렇듯 신 대표는 자신의 요리에 주변의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로컬 푸드를 선별하여 사용한다.
요리뿐만이 아니다. 직접 담은 청을 사용하거나 제철 과일들을 사용한 음료 또한 싱그럽다. 신선한 에이드와 마당에서 키운 애플민트를 살짝 띄운 무알콜 ‘모히또’, 아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오레오 밀크쉐이크’, 그리고 100% 서울우유 얼음에 매일 삶아낸 영월 팥과 제철 과일을 듬뿍 올린 빙수는 더위를 날려준다.
이외에도 USDA(미국 농무성)로부터 100% 유기농 인정을 받은 ‘RISHI TEA’가 준비되어 있다. ‘베르가못 세이지’와 ‘시나몬 플럼’ 등 카페인이 없는 독특한 허브 차는 자연과 함께 즐기면 그 향과 맛이 배가 된다.


‘올가 정원’만의 맛을 추구하다
이곳의 브런치들은 유독 손이 많이 간다. 삶은 단 호박, 일일이 손으로 찢은 구워낸 닭 가슴살, 찬물에 헹궈 매운 맛을 없앤 양파, 크랜베리 그리고 커리를 함께 섞어 독특한 대표 브런치 ‘올가스페셜 스윗 커리치킨’을 만들었다. 한우불고기와 할라피뇨가 조화를 이룬 ‘필리 스테이크’, 수제 웨지감자와 무항생제 계란을 사용한 오믈렛이 일품인 ‘올가 브런치’들은 혼자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푸짐하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본적 없는 ‘뷰티 다이어트 브런치’는 밥과 빵 대신 껍질 벗긴 옥수수, 팥, 조, 수수로 지은 밥은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신 것으로 칼로리가 낮고 달달한 맛을 내 특별한 브런치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제격이다.
이외에도 양송이버섯과 살짝 먼저 구워 기름기를 뺀 베이컨 맛이 일품인 ‘풍기 크레마’, 프레시 모차렐라, 쉬레드, 고르곤졸라, 그라노파다노 치즈의 깊은 맛과 호두의 고소함을 즐길 수 있는 ‘꽈뜨로 포르마지’가 있다. 이곳의 피자들은 임실치즈를 함께 사용하여 고소함을 높이고 모두 화덕에 구워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위      치  성남시 수정구 사송동 546-2
■문      의  031-753-4611
■운영시간  10:0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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