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뽑아, 말아?
사랑니에 대해 알아보자
무언가 애틋한 감흥을 불러올 것만 같은 이름의 사랑니. 사랑니는 사랑을 느낄만한 나이인 20대 전후에 난다고 하여 이름 붙여지게 되었다고 한다. 영어이름도 멋지다. 청소년기를 지나 어른이 되어 지혜가 생길 때 쯤 난다고 하여 wisdom tooth 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니 우리말 못지않게 낭만적이다. 이처럼 사랑니는 사랑, 지혜 같은 좋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랑니가 나면서 잇몸이 붓거나 아픈 경우가 많고 옆으로 누워 나는 경우가 많아 빼야 할 치아로 인식되고 있다. 사랑니에 대해 일산 사과나무치과병원의 김영연 원장에게 물었다.
도움말 김영연 치과의사
사랑니는 사람의 입 제일 안쪽에 나는 어금니로, 세 번째 큰 어금니(제3 대구치)이다. 18세에서 20세 사이에 많이 나긴 하나 사람에 따라서는 더 늦게 나거나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랑니 수는 사람에 따라서 하나도 없을 수도 있고 한 개, 두 개, 세 개, 네 개까지 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영구치 28개에 더해 최대 32개의 치아를 갖기도 한다. 현대인은 원시인에 비해서 사랑니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불에 익힌 음식, 무른 음식을 먹으면서 사랑니가 필요 없게 진화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사랑니가 많을수록 진화가 덜 되었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사랑니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길까?
사랑니는 영구치가 난 후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치아이니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치아들이 사랑니의 자리를 조금씩 침범할 수 있다. 그러니 온전히 자기의 자리를 배정(?) 받기가 애초에 쉽지만은 않다. 더구나 음식 및 기타 환경이 현대인들의 턱을 점점 갸름하게 만들고 있으니 턱뼈와 이 사이에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눕거나 매복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사랑니 일부가 잇몸으로 덮여 있으면 덮인 잇몸 안쪽으로는 ?플라그(세균막)가 쌓이게 되고 잇몸이 붓고 아픈 경우가 생긴다.?심하게 많이 부으면 침을 삼킬 때 목까지 아프고, 입도 잘 안 벌어지고 얼굴까지 붓게 된다. 또한 사랑니가 옆으로 누워 나면, 사랑니와 어금니 사이에 음식물이 끼기 쉽고 잇솔질로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충치가 생기기 쉽다.
모든 사랑니는 발치해야 할까?
다행이 사랑니가 정상적으로 나서 잇몸으로 덮여 있지 않고 씹는 기능에 아무 문제가 없으며, 양치질을 잘하고 있다면 뺄 필요가 없다. 이처럼 사랑니가 나면서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으면 사랑니가 난 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또한?사랑니가 뼈 속에 깊이 묻혀 있어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낮은 경우에도 빼는 것 보다는, 뼈 속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주기적으로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여 체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들은 드물고 빼는 것이 좋은 경우가 더 많다.
어른도 무서워하는 사랑니 빼기
사랑니는 대부분 부분마취를 하고 뽑는다. 팔에 주사를 맞는 것처럼 마취 주사를 놓을 때 따끔 할 뿐 시술 중 많이 아프지 않다. 아프면 추가 마취를 더하기도 한다. 사실 치과 발치의 두려움은 이미지로 형상화된 공포가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입안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 뿌리 뽑을 때 가해지는 힘 등으로 아프지 않아도 불안감이나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이런 공포도 치료에 지장을 줄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사과나무치과병원의 김영연 원장은 의식하 진정법 (흔히 수면 치료라 불린다) 하에 치료를 한다.
빼기 어려운 사랑니가 있나?
사랑니가 깊이 묻혀 있을수록, 뿌리가 굵고 길면서 휘어져 있을 때 발치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사랑니가 나온 후 시간이 많이 지나 뼈에 단단히 붙어 있으면 빼기가 더 어렵다. 반면 사랑니 뿌리가 완전히 완성되지 않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쉽게 뺄 수 있다. 따라서 문제가 느껴지면 20대 초반에라도 빨리 뽑아야 고생이 덜하고 치과의사도 쉽게 뺄 수 있는 것이다.
사랑니 수술 후 주의해야 할 점은?
사랑니를 빼면 뺀 자리만큼 구멍이 생긴다. 이 틈으로 음식물이 잘 낄 수 있다. 음식물이 저류되면 염증이 생겨서 붓고 아플 수 있으므로 가글하여 잘 씻어내야 한다. 한 두 달이 지나면 아물어서 음식물이 끼지 않게 되니 그 때까지의 관리가 중요하다. 상처가 아물 때까지는 당연히 흡연과 음주도 피해야 한다.
이웅희 리포터 u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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