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놀이 활동가들의 모임 ‘부꾸미’

책이랑 친구할래요? 부꾸미가 도와줄게요!

지역내일 2015-07-10


책은 영어로 북. 북으로 꿈꾸는 사람이라고 부꾸미다. 혼자서만 꿈을 꾸는 게 아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꼭 맞는 책을 들고 찾아가 만나는 사람들이다. 주로 작은 도서관에서 활동하지만 마을경로당 주민자치모임 학교 도서 수업 어디든 찾아간다. 책을 펼치면 그곳이 꿈꾸는 놀이터가 된다.







작은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2011년 파주시 작은 도서관 협의회는 독서지도사 양성과정 수업을 열었다. 그림책에 대한 이해, 아동심리, 대화법, 부모 역할 훈련 등을 배우는 수업이었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갖고 참석한 이들은 교육이 끝난 후 작은 도서관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됐고 후속 모임을 꾸렸다.
바로 ‘책으로 꿈을 키우고 만드는 사람들의 모임’인 ‘부꾸미’ 모임이다.
“2011년에는 파주시에서 좋은 강좌들이 많이 열렸어요. 결혼해서 아이가 네 살이 될 때까지 직장생활을 하다 잠시 쉬던 참에 독서지도사 양성과정 수업을 듣게 된 거죠.”
부꾸미 대표 박희옥씨의 말이다.
이웃의 소개로 찾아간 강좌에서 박씨는 강한 끌림을 느꼈다. 숲 교실 골목놀이 책 놀이 등 작은 도서관 활동가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서 직접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때맞춰 파주 탄현면에도 작은 도서관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도서관 활동가이자 책 놀이 활동가로 삶이 바뀌었다.







부꾸미로 삶이 바뀌다
부꾸미 모임으로 삶이 바뀌기는 송영희씨도 마찬가지다. 파주출판단지 꿈꾸는 교실 도서관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독서지도사 양성과정 수업을 듣게 된 송씨는 “끝까지 수업을 듣기는 했지만 안 풀리는 의문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수업만 듣고 끝내려니 뭔가 궁금한 마음이 들어 후속 모임에까지 참여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책 놀이 활동가의 길을 걷게 됐다.
얼마 전에는 현덕 작가의 <고양이>를 읽고 양말로 고양이 꼬리를 만들어 꼬리잡기를 하고 놀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놀기도 하고 폼 나는 작품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논술처럼 정답이 있는 수업은 아니에요. 답은 없지만 네 생각은 뭐야? 너는 어땠어? 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들어줄 수 있는 시간이죠.”
똑같이 예쁘고 잘하는 것보다 아이들마다 다른 결과물을 당연하고 기쁘게 받아들이는 부꾸미 활동가들. 그래서 아이들도 책 놀이 시간을 기다린단다. 송씨는 부꾸미를 통해 얻은 용기로 할머니가 되면 시골에서 책방내서 하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







다른 의미의 교육을 만나게 한 그림책
박찬교씨는 부꾸미를 만나기 전에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엄마였다. 아이가 예의 바르고 모범적으로 책을 읽고 숙제는 꼬박꼬박하면서 자라나기를 바라는, 어쩌면 평범한 한국 엄마였다.
“자연스럽게 변했죠. 부꾸미를 통해서 또 책을 통해서요.”
부꾸미를 접하고 그림책을 알게 된 지 이제 5년 차. 박씨는 스스로 “중심이 잡히고 세상을 보는 잣대가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지식을 많이 알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책에 접근하기보다 이야기와 그림이 주는 재미와 감동 속으로 그냥 다가가려고 한다.
박씨는 독서치료사 과정까지 공부하고 지역 복지관에서 성인 지적장애인들과 그림책을 읽고 있다. 다섯 살 수준의 성인 장애인들에게도 그림책은 치유의 힘을 발휘하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지역 사회 다양한 구성원과 함께 하고파
부꾸미들에게는 아직 다 풀지 못한 꿈이 있다. 여태까지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주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지역사회의 어른들, 청소년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진행해온 유·초등 대상의 책 놀이, 그림그리기, 글쓰기, 몸 놀이 등은 예전대로 진행한다. 거기에 학교 독서캠프, 초중고 특별활동 프로그램, 성인들의 마을모임 등에서 더 많이 찾아주었으면 한다.
부꾸미 수업은 대상자에 맞춰 구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알아서 해달라고 요구하기보다 대상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조율하면서 기획할 수 있다. 그림책을 펼치면 누구나 천진한 아이가 되는 마법, 부꾸미 활동가들과 함께 맛볼 수 있다.
수업 문의 박희옥 010-5532-1304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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