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모(65세·여)씨는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허리도 뻐근한 증세가 나타난다. 게다가 얼마 전부터는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저린 증세가 심해져 3∼4분만 걸어도 주저앉기 일쑤다.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덜해 자꾸 구부리다 보니 자세도 구부정해졌다. 그는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1.9배가량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 50대 이상 여성 환자가 60%를 차지한다. 중년 여성은 폐경 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척추의 퇴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남성에 비해 근육양이 적어 뼈의 골밀도가 낮은 것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삼성한의원 김동병 원장은 “허리를 구부리거나 오래 걸을 때 통증이 심하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가 원인이기 때문에 허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척추관협착증, 척추관 노화로 인한 질병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그 사이를 지나가는 신경이 눌려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척추관이 노화되면서 신경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그로인해 붓고 염증이 생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척추관이 딱딱해지고 척추관협착으로 진행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신경관이 더욱 좁아지면서 감각마비나 대소변 장애, 하지근력 저하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엉덩이와 허리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동반한다. 허리부터 다리와 발바닥까지 통증이 이어진다. 가만히 있을 때보다 걸어 다닐 때 더 통증이 심하다. 잠시 쉬거나 허리를 구부리면 신경관이 넓어져 통증이 완화되지만 다시 걷다 보면 증상이 반복되면서 100m도 못 가 주저앉게 된다.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증상을 방치하면 눕거나 엎드리는 것도 힘들만큼 협착증이 진행된다. 또한 혈류가 막혀 피가 원활하게 돌지 않기 때문에 저리고 시린 증상과 함께 관절모양의 변형을 가져올 수 있다.
허리와 다리의 통증 때문에 척추관협착증을 허리디스크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두 질환은 증상, 연령, 자세 등에서 차이가 있다. 디스크는 대게 20∼40대 환자가 많다. 또한 움직이지 않아도 아프다. 누워서 다리를 수직으로 올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진다. 반면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는 별다른 통증이 없지만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걸어 다닐 때 더 다리가 저리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한약, 추나, 침 …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
척주관협착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마비나 대소변 장애 등과 같은 중증 협착증 환자를 제외하곤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
삼성한의원에서는 척추관협착증 치료를 위해 다양한 비수술적인 한방요법을 시행한다.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데 효과가 있는 한약은 협착 부위의 통증을 감소시키고 손상된 주변 조직의 상처를 아물게 한다. 또한 퇴행된 뼈의 재생을 촉진하는데도 효과가 있다.
침 치료는 척추에 막혀있는 기혈을 소통시켜 통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척추관에 막힌 기혈이 뚫리면 신경을 압박하여 발생한 통증이 빠르게 가라앉는다.
추나요법은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 마디마디의 경혈 부위를 자극하는 동작을 통해 근육을 부드럽게 만든다. 압력을 받아 변형되거나 퇴화된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통증을 완화하고 뼈를 강화시켜준다. 한방치료는 부작용이 적을 뿐 아니라 수술에 대한 후유증의 염려를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원장은 “퇴행성 질환은 평상시의 생활 습관과 연관이 있다.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척추의 퇴행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며 “올바른 자세와 함께 자신에게 맞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움말 삼성한의원 김동병 원장
홍기숙 리포터 hongkisook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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