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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암사동 유적, 박정희 문화관광해설사

“암사동 유적에 많은 관심 보여 주세요”

지역내일 2016-01-21

강동구는 서울 암사동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세계 유산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문화유산해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 중심에 자원봉사로 기꺼이 이 일을 맡고 있는 11명의 문화관광해설사들이 있다. 그 중 10여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박정희 씨를 만났다.

암사


평생을 이어온 문화유적 사랑
  암사동 유적지는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까지 3개의 문화층이 모두 나왔다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6000여 년 전부터 지금의 강동구 암사동까지 이곳이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었다는 것은 살기 좋은 자연환경이 주어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전 세계적으로도 3개의 문화층이 한 곳에서 나온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박정희(57) 해설사의 암사동 유적 자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암사동 유적은 한강유역에서 가장 큰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2,3,4 차례에 걸쳐 일부만 발굴이 되었지만 총30여 기의 움집이 발굴되어 미루어 짐작하건대 굉장히 큰 마을을 이루고 살았을 거예요.”
 박정희 해설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문화관광해설사로 매주 한 두 번 암사동 유적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고향이 경주이다 보니 어려서 왕릉에서 미끄럼을 타고 놀았던 기억이 있을 정도로 문화유산과 늘 가까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역사탐방 동아리에서 경주뿐만 아니라 인근의 문화유산을 탐방하는 활동을 하면서 우리 문화유산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결혼과 출산으로 가정 일에 매진하다 아이들이 모두 장성해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알리는 문화관광해설사에 지원해 활동하게 되었다. 그는 역사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암사동 유적의 역사문화대학에서 청강을 하고 1주일에 한번 하는 송파 한성백제박물관의 역사 강의를 듣는다. 또 짬 날 때 마다 민속박물관이나 중앙 박물관의 강의도 들으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해설을 들으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노력이다.



암사동 유적을 지키는 미소천사 
 “신석기 시대의 빗살무늬 토기는 저부, 중부, 상부에 모두 다른 무늬를 넣습니다. 그 이유는 노지 가마에서 직화로 토기를 굽다보니 토기가 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군밤이나 비엔나 소세지를 구울 때 일부러 칼집을 내주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이렇게 쉽게 설명 하면 오늘 저녁 메뉴로 마트에서 비엔나 소세지를 사서 아이들과 칼집을 내보면서 빗살무늬 토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경험에서 우러나는 산지식이 되어 아이들의 기억에 오래 남죠.”    
 박 해설사는 어려운 역사 해설도 실생활 속의 작은 에피소드와 연결 지어 설명했을 때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쉽게 이해하는 것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 해설사의 일이 너무 즐겁고 행복해 그는 늘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물론 젊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유적 안에서 시끄럽게 떠들거나 장난 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릴 때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있어 속상할 때도 있다.
 암사동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바쁜 행보중이다. 제1전시관의 리모델링과  관계자들의 학술세미나와 학술지에 기재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암사동 유적에 대한 관심이라고 박 해설사는 강조한다.
 “역사는 아는 만큼 보입니다. 과거에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과정이 있어 지금의 우리가 살고 있고 지금의 우리가 있어 또 미래도 있는 것이죠. 문화유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잘 보존하고 보호해야겠습니다.” 
 박 해설사는 인터뷰를 마치고 올 들어 가장 춥다는 영하의 날씨를 뚫고 오는 관람객들에게 해설을 하기 위해 발걸음을 총총 옮겼다. 제1전시관에는 전 시간에 해설을 마친 다른 해설사가 교대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과 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어 우리 문화유산이 더 빛을 발하는 것이리라. 
         
                                                   
오현희 리포터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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