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치고 장구 치는 풍물놀이는 언제 들어도 신명이 난다. 매주 화요일 석양이 내려앉을 즈음 송포동 한적한 논 한가운데에서는 신나는 풍물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소리를 따라 가다보면 대형 컨테이너 건물을 활짝 열어 놓은 채 풍물 연습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 보인다. 북과 꽹과리, 장구 등 각자 맡은 역할에 빠져든 그들은 ‘고양풍류’ 단원들이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2013년 풍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의기투합
‘고양풍류’는 김장회(쇠), 전명화 김혜정 서예이 이승호(장구), 이재국 전주란 박성만(북), 임기재(소리), 전현숙(강사)씨 등 10여 명의 단원들로 구성된 전통예술동호모임이다. 지난 2013년 결성된 이들은 매주 화요일 송포동 연습실에서 정기연습을 통해 실력을 다져왔으며 고양세계꽃박람회, 호수공원 장미축제, 세월호 추모 임진각 공연 등 고양시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들의 지도를 맡고 있는 전현숙씨는 “고양풍류 단원들은 대부분 이전부터 취미로 풍물을 하던 분들이에요. 다른 팀에서 활동을 한 분들도 있고요. 그런 이들이 의기투합해 팀을 이뤄보자고 해서 고양풍류가 결성됐지요”라고 한다.
풍물의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매료시켰을까. 단원들은 장구를 치고 북을 두드리는 순간의 쾌감과 카타르시스가 어디에 비할 수 없다고 한다. “2시간여의 연습시간 동안 악기를 두드리다 보면 에너지가 다 소진되지만 스트레스는 다 날아가 버리죠. 여타 취미생활에 비해 풍물의 매력은 현장감이랄까. 현장에서 악기를 두드리면서 바로 느껴지는 성취감, 매력보다 마력이라고 할까요.”
사물놀이는 스트레스를 풀고 활력을 주는 만병통치약
의기투합해 마음은 모았지만 연습실이 없었던 이들을 위해 선뜻 연습실을 제공한 이는 단원 김장회씨. 고양 송포의 당음 농악을 이어온 실력자이기도 한 김씨는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송포동 논 가운데 컨테이너 건물을 기꺼이 제공해 팀이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주었다. 할아버지 대부터 농악을 했다는 김씨의 부친은 전국적으로 알아주던 장구 패였다고. 어릴 적부터 부친의 장구소리를 듣고 자란 그는 고향 송포의 당음 농악에 빠져 그 소리를 전수하는 ‘당음두레패’를 결성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전현숙 강사는 “초등학교에서 풍물을 배울 기회가 있어 고등학교까지 계속 한 선생님께 배울 수 있었어요. 이후 사물놀이에 빠져 지금까지 강사활동과 팀 활동을 하고 있고요. 고양풍류는 매주 화요일에 강습이 있지만 단원들은 월요일에도 시간 되는대로 또 함께 모여 연습을 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세요. 사물놀이와 모듬북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시의 행사에만 참여했지만 올해말이나 내년 초 팀 발표도 할 계획이에요”라고 한다.
고양풍류 단원들도 풍물예찬에 끝이 없다. “풍물의 매력? 밥 먹고 나면 커피 생각나듯 늘 생각이 나는 것. 그냥 일상이고 생활의 일부죠. 풍물은 선반, 앉은 반 등 다양해 싫증 날 틈이 없어요. 풍물패 하면 주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다보니 풍물은 고리타분한 것이란 편견도 사실 없다고 할 수 없지요. 하지만 요즘은 젊은 사물놀이패들도 많고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이곳 단원들도 모두 왕초보에서 시작한 만큼 하고 싶지만 할 수 있을까 염려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보세요. 한 번 해보면 그 매력을 안다니까요.(웃음)”
고양풍류는 신입회원을 상시모집하고 있다. 초보자라도 전현숙 강사의 지도로 사물놀이, 모듬북 등을 배울 수 있으며 연습은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한다.
문의 010-2128-7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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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은 노는 사람도 그렇지만 관중도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기는 동안 마음이 치유되는 효과가 있지요. 무대 위에서 한바탕 북을 치고 꽹과리를 두들기며 잠재된 신명을 끌어올리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갑니다. 처음엔 할 수 있을까 싶겠지만 하다보면 안에 내재된 흥이 저절로 표출이 된답니다.”
(전현숙 강사, 36)
“풍물은 하루 종일 놀아도 질리지 않는 놀이지요. 할아버지 대부터 시작해 집안 대대로 사물을 했어요. 지금도 아버지와 친구 분들이 고향 송포에서 장구를 치고 꽹과리를 두들기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런 조상들의 신명을 이어나가는 일에 조금이나마 역할을 한다는데 보람을 느낍니다.”
(김장회씨, 58)
“이전부터 잠깐씩 풍물놀이를 배우긴 했지만 고양풍류에 합류하면서 팀워크를 이루고 소리를 완성해나간다는 성취감이 커요. 저도 고양 토박이인데 팀원 중 3명의 여자단원과 1명의 남자단원이 초등학교 동창이랍니다. 어릴 적 친구들과 같은 취미를 즐기니 고양풍류의 단합은 말할 필요 없죠.(웃음)”
(전명화씨, 45)
“이제 배운지 한 달여밖에 안됐지만 모듬 북을 처음 만졌을 때 난타와는 또 느낌이 달랐어요. 무엇보다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쓸 수 있어 전신운동은 확실히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직장관계로 시간이 맞지 않아 연습에 참여를 잘 못하지만 매주 화요일 마음은 늘 연습장에 와있답니다.”
(김종성씨.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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