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한 볼 살과 동그란 눈, 양쪽으로 땋은 머리에 소녀풍 원피스까지 차려입은 컨트리인형. 귀엽고 친근한 모습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 특별한 매력에 빠져 직접 컨트리인형 만들기에 나선 주부들이 있다. 컨트리인형·퀼트공방에서 즐거운 작업에 빠져있는 그녀들의 특별한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손바느질 삼매경에 빠지다
지족동 월드코아에 있는 컨트리인형·퀼트공방 ‘안나의 바느질가게’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인형과 소품이 가득하다. 모두 손바느질로 완성한 것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가 돋보인다. 아기자기하고 즐거운 공간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바느질 삼매경에 빠진 이들이 있다. 30~40대 주부지만 직접 만드는 컨트리인형 ‘써니돌’처럼 순수하고 풋풋한 기운이 전해진다.
오은미 강사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인형의 밝은 기운이 지켜보는 이의 기분까지 좋게 한다. 컨트리인형은 작아서 못 입게 된 옷으로 엄마가 인형을 만들어 자녀에게 주는 애착인형 같은 것이었다”며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자녀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하려는 주부 회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임미선씨는 올 봄에 백화점문화센터에 전시된 컨트리인형을 보고 당장 회원이 됐다. 임 씨는 “처음 본 순간 반가운 친구를 마주한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지금까지 만든 인형만 50여개. 한번 시작하면 날을 꼬박 샐 정도로 푹 빠져있다. “완성된 인형을 거실에 두면 아침에 일어난 아이들이 엄마가 밤새 새로운 친구를 또 만들었다고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임도경씨는 3개월 전 시내 지하상가에서 35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수제인형을 샀다가 직접 만들게 된 새내기회원이다. 임 씨는 “덜렁대는 성격이라 바느질에 빠진 내 모습이 신기하다. 하나하나 만드는 재미가 있고 너무 신난다”며 “지금까지 만든 아이들은 거실 벽에 레일을 달아서 걸어뒀다”고 자랑했다.
바느질로 맛보는 성취감과 기쁨
손바느질의 매력은 잡념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작은 바늘로 천 조각을 잇고 꿰매다 보면 안 좋은 기분은 좋아지고 고민은 사라지게 하는 마력이 있다.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근사한 작품이 만들어져 성취감이 크다. 그렇다보니 컨트리인형을 만들다 퀼트에 입문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퀼트를 시작했다 컨트리인형 써니돌 만들기에 동참하기도 한다.
김영혜씨는 “바느질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상상하던 것들을 손으로 직접 만드는 즐거움이 크다”면서 “아이들은 내가 만들어준 인형이나 필통, 보조가방을 좋아하고 신랑에게도 선물한다”고 했다.
김은정씨는 “아이와 남편만 바라보다 몰두할 수 있는 나만의 일을 찾았다. 재단하고 바느질해 인형을 만들고 생활용품이나 소품을 만드는 과정이 무척 즐겁다. 잔소리를 덜 하게 되니 가족들도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보탰다.
시어머니 생신선물용 손가방을 만드는 중이라는 미선씨는 “컨트리인형이나 퀼트로 만든 선물은 의미가 남다르다. 정성이 들어간 만큼 받는 사람의 기쁨이 크고 감동한다”고 말했다.
자격증 취득 제2의 직업으로 발전
취미로 시작했다 자격증을 취득해 공방을 차리거나 강좌를 열어 재능을 펼치는 회원들도 있다. 좋아하는 작업이 수입으로 연결되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올 봄 월평동에 작은 공방을 낸 김영혜씨는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기쁘다. 직장을 다닐 때보다 시간적으로 여유롭고 마음이 편하다”고 전했다. 임미선씨는 주위 엄마들의 요청에 힘입어 이달부터 팀을 꾸려 홈 수업을 한다.
오은미 강사는 “손바느질은 우울한 기분을 치유하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좋다. 함께 수다도 떨고 생활의 지혜를 나누면서 서로 힐링한다. 이 속에서 자신의 일을 찾아 재능을 풀어내는 분들도 있어서 생산적이다”고 자랑했다.
방긋방긋 미소 짓는 컨트리인형처럼 편안한 인상의 써니돌 만들기 회원들. 그녀들의 행복한 작업을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마음이 빼앗겨 컨트리인형 만들기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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