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전태일 추모공원이 생겼다. ‘대구 불꽃 전태일, 기상하라(기억하고 상상하라)’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노동운동가 전태일 추모사업을 벌이고 있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45주기 대구시민문화제추진위원회는 21일 대구시 중구 계산오거리 교통섬에서 ’전태일 공원‘ 선포식을 가졌다.
특별한 조경이나 시설물을 갖춘 공원은 아니지만 ‘전태일 공원’이라는 푯말만 세워진 이 곳(대구시 중구 남산동 50번지)은 전태일 열사의 생가터다. 전태일 열사는 1948년 8월 26일 대구에서 태어났다. 그는 6.25 전쟁으로 부산으로 피난을 떠났고 다시 서울로 이사했다 15살 때 대구로 돌아와 대구시 중구 남산로 청옥고등공민학교(현재 명덕초등학교) 야간반에서 공부를 하기도 했다.
대구시민문화제추진위원회는 “전태일 열사 45주기에 맞춰 다양한 추모문화행사 가운데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가 대구 출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의 정신을 알리기 위해 추모공원 푯말을 세웠다”고 밝혔다.
추모공원 선포식이 열린 21일에는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가 참석한 가운데 함께 전태일 열사가 출생하고 자랐던 삶의 자취를 답사했다. 전태삼씨는 시민 30여명과 함께 전태일 열사가 15살 때 다녔던 청옥고등공민학교(현재 명덕초등학교) 정문에서 남산동 거주지. 계산오거리 생가터까지 걸었다. 태삼씨는 “당시 남산동 주택은 여섯식구가 누우면 딱 맞는 공간이었고 아버지가 재단을 하고 형이 미싱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날 추모공원 선포식 이후에는 독립영화전용관인 55극장에서 작가와의 대화 ‘전태일의 정신, 문학의 길’이 개최됐다. 초대작가로는 전태일문학상 수상자인 황규관 시인을 비롯해 김해화, 맹문재 시인등이 출연했으며 전태일문학상 수상자들을 중심으로 열리는 시전 ‘울타리밖의 전태일’도 열렸다.
전태일 대구시민문화제 추진위원회는 지난 12일에는 ‘우리시대의 노동’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고 13일에는 영상과 공연으로 이뤄진 대구시민문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시민문화제추진위 김채원 집행위원장은 “전태일의 고향인데도 아무런 흔적도 찾을수 없는 대구에서 전태일공원을 선포해 전태일 정신을 더욱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추모행사를 개최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전태일 정신을 공유하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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