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살롱- 동정심으로 결혼하지 마라

지역내일 2015-12-05
 날아오는 결혼 청첩장을 보노라면 시방이 결혼철임을 실감한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날아오기 시작하는 청첩장은 늦가을에 절정을 이루고 음력 섣달까지 끊이지 않는다. 서른을 넘긴 미혼이 딸을 둔 필자는 지인의 자녀 결혼에 박수를 보내다가도 문득 속으로 ‘우리 딸내미는? ’하고 걱정한다. 오랜 고객인 60대 어머니의 걱정은 필자보다 더 크다. 39세 딸과 37세 아들이 아직 배필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어머니는 눈물겨울 정도로 열심히 자녀의 배필감을 찾아왔고, 필자도 그 걱정을 덜어드리고자 배필감을 적잖이 소개했으나 반가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근 이 어머니가 찾아왔다. 과년한 딸이 맞선을 통해 만나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노총각이 있다며 둘의 궁합을 의뢰하였다.

 궁합을 보려면 먼저 두 사람의 사주를 잘 봐야 한다. 사주를 볼 때 반드시 점검하는 내용은 첫째 성격, 둘째 건강, 셋째 배우자복(운), 넷째 자식복(운), 다섯째 재물복(운), 여섯째 관복(운), 일곱째 미래운 등이다. 이 중 성격을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성격이 그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이다. 모두 자신을 살펴보라. 나의 성격 중 어떤 장점이 내 생에 도움을 주고 어떤 단점이 내 삶에 손해를 끼치는지를. 성격 덕분에 성공을 했는지, 성격 때문에 실패를 했는지를. 그래서 필자는 노총각의 성격부터 관찰했다. 

“총각은 어질고 예의가 바르네요. 그런데 심약하고 우유부단해서 세파를 잘 이겨내지 못합니다. 가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지 못하니 아내에게 넘기고 질질 끌려 살겠네요. 따라서 좋은 남편감이랄 수 없습니다.” 

 그 어머니는 본인도 총각을 봤다며 필자의 설명에 찬동했다. 총각이 신체가 약할 뿐 아니라 자기표현을 못할 정도로 심약하고 용맹이 없어 보이더라고 했다. 그 다음 필자는 총각의 건강과 미래운을 지적해주었다.
“올해 44세인 총각은 10년 후인 54세부터 20년 동안 건강이 나빠지는 게 문제네요. 심장혈관 계통의 질환을 앓아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심약해져 생활력도 없어지니 좋은 남편감이 절대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그 딸의 사주(전에 봤지만)를 다시 보고 둘의 궁합을 살펴보았건만 음양오행이 조화를 이루지도 않고, 친밀도도 나쁘고, 속궁합도 나쁜 등 전반적으로 흉하였다. 다만 셩격상 총각은 약한데 비해 딸은 강하니 조화를 이루는 면이 있긴 있었다. 이게 문제였다. 그 딸은 교사인지라 “총각은 한없이 소심하지만 칭찬하고 격려하면 힘과 용기를 낸다.”며 총각을 반려자로 맞이할 생각이니 결혼택일을 해오라고 모친에게 부탁했다는 게 아닌가. 필자는 결혼택일을 거부하고(해주면 수입이 되지만) 이 총각과의 결혼을 반대했다.

 “주체성이 없는 데다 멀잖아 건강이 나빠지는 이 총각과 결혼하면 절대 안 됩니다. 결혼하면 과부가 되겠지요. 따님이 지금 이 총각과 결혼하려는 건 동정심과 의리 때문입니다. 따님은 성격상 동정심과 의리를 잘못 발현하면 낭패 보기 쉬운데, 지금 그 길로 가려고 하네요. 말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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