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끼 교습법은 일본의 음악 교육가인 스즈끼 신이치(1898~1998)가 모국어 습득 원리를 음악교육에 적용한 것이다. 어린아이가 모국어를 배우듯 어려서부터 좋은 환경에서, 훌륭한 교사에게 잘 짜인 교수법으로 배우면 음악적 능력을 지닌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전 세계 59개국에서 스즈끼 교습법이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한국스즈끼음악협회 황경익 회장을 만나 스즈끼 교습법과 바이올린 교육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어 보았다.
스즈끼 교습법이 다른 교습법과 다른 점은.
스즈끼 교습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즈끼 신이치 선생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스즈끼 선생은 스즈끼 바이올린 공장 운영자의 아들로 태어나 독일에서 바이올린을 공부했다.
일본으로 돌아와 교수 생활을 하던 중 2차 대전으로 공장이 공습을 받고 형제도 잃었다. 신이치는 교수직을 버리고 고아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의 교습법(method)은 모든 아이들이 모국어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훈련으로 음악적 능력을 계발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단순한 바이올린레슨법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바이올린을 통해 훌륭한 능력과 아름다운 마음을 키워주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에는 스즈끼의 교육철학에 감동받아 1970년 청주의 김희모 박사가 처음 들여왔다. 도입초기엔 당시 시대 분위기가 왜 굳이 일본 사람 것을 받아 들이냐는 비판이 많아 어려움이 많았다. 이후 꾸준한 활동으로 많이 받아들여졌다. 올해 8월 23일에는 협회 창립 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열렸다.
스즈끼 교육법은 만3세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빨리 시작하는 이유는.
빠르지 않다. 아이가 말을 하기 까지는 많은 말을 듣고 말을 한다. 만3세는 대근육과 소근육이 협응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스즈끼 교습법은 모든 곡에 지도법이 다 나와 있다. 그 나이부터 교육이 가능할 수 있도록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교습법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시작하는 아이들은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사랑이 넘치는 환경, 보고 듣고 느끼는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좋다. 교사는 이 시기의 아이들이 집중력이 짧다는 것을 이해하고 수준에 맞는 교습을 한다. 엄마가 조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먼저 교육받는다.
스즈끼 선생은 “아이를 가르치는 데 좋은 지도자와 지도방법 그리고 좋은 환경만 조성된다면, 부모의 노력 여하에 따라 아이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스즈끼음악협회의 활동은.
1994년 스즈끼 선생으로부터 국제스즈끼협회 인정 티처트레이너 자격을 취득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스즈끼협회가 인정하는 교사를 바로 배출할 수 있게 되었다. 1995년에 국제스즈끼협회 정회원으로 가입했고 1997년에 회장으로 취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스즈끼 교사는 음악대학졸업자들이 1년 230시간의 교육을 받고 각 악기별 지도법, 교육학 기초, 어린이의 성장발달에 관해 연수를 받은 후 초급자격을 취득한다. 초급취득 후 460시간의 중급과정이 있다. 고급지도자 과정은 국민대학교와 전주대학교에 석사과정으로 개설되어 있다.
또한 매년 국내외 유수의 교수진을 초청해 2회의 음악캠프, 지역별 졸업연주, 국제대회 참가로 아이들의 국제 감각을 키우고 음악을 통한 문화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스즈끼음악협회를 이끌면서 느낀 점과 앞으로의 목표는.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변화하는 세계에 가장 필요한 것이 창의성이라고들 한다. 상상력은 예술교육을 통해 나온다.
내 인생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전부이다.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치 있다. 나는 음악교육을 통해서 가치 있는 삶을 사는 행복한 사람이다. 내 목표는 아이들이 스즈끼로 배운 음악을 통해 바른 인성을 가진 인간이 되어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주은 리포터 gd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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