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장애와 낙엽 밟는 소리
중견 건설회사에 다니는 김용기과장(38세 가명)은 요즘 집이나 회사에서 자기를 피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 못해 외롭기까지 한다. 김과장은 성인 ADHD처럼 속된 말로 욱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집에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소한 일로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선 업무회의 시간이나 보고 때 자신의 의견과 다르면 큰소리로 부하 직원을 혼내며, 게다다 회식 때 주변 사람들과 간혹 시비가 붙어서 싸움까지 간적도 여러 차례 있다고 한다. 자신의 이런 성격을 잘 알고 있어 매번 후회를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고 한다. 김과장은 일종의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는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뇌는 감정과 충동성을 관장하는 기저핵과 이해와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 부분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 사람을 사람답게 행동하도록 한다. 그런데 분노가 폭발하게 되면 이성적 논리적 판단을 해주는 전두엽의 기능이 순간적으로 마비가 된다. 가슴이 답답해지며 심장 박동이 증가하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타인이 낸 의견이 자신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것으로 해석을 해 분노가 조절이 되지 않고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난다. 이때 몸의 기전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순간적으로 쏟아져 나와 15초정도면 최고조에 달해 분노가 폭발한다. 점차적으로 분해되기 시작해서 약 15분정도가 지나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다. 따라서 화가 나면 심호흡을 하면서 15초 내지 15분정도만 참으면 폭발적인 감정을 나타내지 않을 수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분노조절과 스트레스 관리의 실패로 인하여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분노가 일어나면 우선 그 상황을 잠시 피하는 것이 좋다. 호흡을 가다듬고 정말 화를 낼만한 상황인지, 내가 오해한 것은 아닌지 차분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 평상시 화가 가슴에 쌓이지 않도록 적절한 운동과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새치기, 끼어들기와 같은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지 않도록 하며, 상대방에 대한 나쁜 감정을 오래 기억하지 않도록 한다. 늦가을에 접어들면서 주변 공원이나 거리에 낙엽이 쌓여 있어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거리의 낙엽 밟는 소리를 들으며 인생을 관조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휴한의원 목동점 윤성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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