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기타 동호회 ‘사노라면’
“이웃과 함께 인생을 연주하는 시간이 소중해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 특히 음악은 아름다운 선율 속에 나를 맡기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좋은 도구다. 게다가 지인들과 눈빛을 교환하며 마음까지 나눌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기타 소리로 인생을 노래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 신월동 기타동호회 ‘사노라면’을 만나보았다.
눈빛만 봐도 생각을 알아채는 기타로 뭉친 이웃
‘사노라면’ 동호회는 11월 28일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기타 동호회를 만든 이래로 해마다 정기연주회를 해왔다. 올해는 더더욱 풍성한 레퍼토리와 연주 실력을 뽐내기 위해 맹연습 중이다.
‘사노라면’은 2010년 강월초등학교 아버지들의 모임에서 발전해 기타 동호회로 이어졌다. 그저 사람들이 좋아서 만나면 헤어지고 싶지 않고 또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싶어 6~7명이 모여 만들었던 모임이 이제는 24명의 회원들로 늘었고 여성 회원들도 다수 들어와 모임에 활기를 더한다. 연령과 성별을 초월해 기타를 사랑하고 음악을 아끼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모여 연주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
기타 실력이 이미 뛰어난 사람들도 있지만 비로소 동호회에 가입하고 배우기 시작한 초보들도 많다. 수준에 맞춰 동호회 안에서 배우게 되는데 이종령 강사의 지도아래 똘똘 뭉쳐 연습에 열심이다. 동호회의 공간인 연습실이 주택가 안 지하에 오붓하게 마련돼 있어 아지트로 삼기에 적당하다. 늘 기타 연주 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는 공간에는 중장년들의 추억과 삶에 대한 연륜과 애정이 묻어난다.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기타로 치유
1년에 한 번씩 하는 정기연주회 말고도 ‘사노라면’의 올 한 해 일정은 바빴다. 양천구 경찰의 날에도 공연을 해 자리를 빛냈고, 신월 7동 바자회에 찬조 출연까지 해 흥을 더했다. 봄, 가을에는 이종령 강사와 함께 기타교실 발표회에도 참여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역 사회의 크고 작은 자리에 꾸준히 초대받아 기타 연주와 성장해 가는 동호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노라면’을 지도하는 이 강사는 자아상실이 많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시간과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동호회가 되고 싶다고 말하고 회원들도 바쁜 시간 속에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는 바람이 강하다.
노래 선곡도 7080들이 좋아할만한 아련한 추억을 담고 있는 곡들로 선정해 듣는 사람이나 연주하는 사람 모두의 귀에 편안하다. 그래서 연습이 시작되면 연습실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앉아 밤을 새워가며 기타소리에 맞춰 노래하고 이야기 나눴던 그 옛날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사노라면’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기쁨을 나누는 것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신월동의 어린이 보호시설에 지원을 하고 중고생 장학기금을 모아 전달하는 의미 있는 활동도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가지고 있는데 별다른 큰 일이 없으면 꼬박꼬박 빠지지 않고 연습실에 모여 서로 연주를 들어주고 고쳐가며 실력을 키운다. ‘사노라면’의 양하영 회장은 ‘사노라면’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연주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의 빈 마음을 음악으로 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한다. 기타와 음악과 따뜻한 감성이 흐르는 ‘사노라면’의 문은 어느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미니 인터뷰*
이종령 강사
집안의 가장부터 주부, 아이들까지 우울하고 자아상실을 많이 느끼는 시대입니다. 음악으로 긍정적인 시간을 교류하게 됐으면 합니다. ‘사노라면’의 회원 모두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계속 배우고 있어 실력이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 공연을 많이 하면서 좀 더 감각을 익혔으면 해요.
양하영 회장
단순 동호회에서 정기공연도 하고 재능기부도 하는 등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지역사회에도 많이 알려져 공연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나의 기쁨인 동시에 서로 힐링 하면서 좋은 것을 나누는 기쁨이 더 큽니다.
우병학 부회장
아내의 환갑 때 멋들어지게 기타 연주를 해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가입했어요. 전혀 모르고 시작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목표를 새우고 4~5년 꾸준히 배우고 있어 실력도 늘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 재미있어요.
김만수 회원
작년 정년퇴직을 하고 이웃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같은 취미를 가지고 모여 즐거워요. 살아온 이야기도 듣고 고민이 있으면 서로 조언도 해주고 기타뿐만이 아니라 삶의 지혜도 배울 수 있어 삶의 활력이 됩니다.
이정순 회원
처음에는 배우는 목적이었는데 음악 속에서 살면서 재능기부로 남까지 돕게 돼 힐링이 됩니다. 노후에 악기를 연주하면 좋을 것 같고 음악을 하면서 늙을 수 있으면 멋질 것 같아요. 계속해서 남에게 즐거움을 주고 봉사하면서 음악으로 돕고 싶어요.
배형주 사무국장
회원들 간에 단합도 잘되고 음악으로 모여서인지 늘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 처음 오시는 분들도 금방 동화가 되고 친하게 됩니다. 점점 성장하면서 지역사회와 개개인들의 마음을 다스려 주고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동호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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