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운정 가온호수에서 버스킹하는 거리의 음악인을 만난 적이 있는가. 그들이 바로 파주낭만기타 동호회원들이다. 파주낭만기타는 50여명이 모여 기타를 즐기는 모임이다. 이들은 거리 공연 때 시민들이 모금해 준 돈을 모아 기타 넉 대를 구입해 파주 다문화가정 지원센터에 후원했다. 거리 공연이 어려운 겨울에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기타를 가르칠 계획도 갖고 있다. 기타의 낭만을 이웃과 나누는 이들을 이진성 대표의 금릉동 레슨실에서 만났다.
기타 즐기는 파주를 꿈꾸다
“일산은 기타 동호회가 많아 공연과 행사가 많죠. 일산호수공원을 한 바퀴만 돌아도 몇 팀을 만날 정도인데, 파주 금촌 쪽에는 없어요. 동호회를 찾다가 직접 만들었어요.”
파주낭만기타 모임 대표인 이진성씨의 말이다. 온라인 동호회(http://cafe.naver.com/romanguitar)를 만들어 놓고 나니 모일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마침 이진성씨 이모의 건물 지하가 비어 있어 지난해 레슨실을 열었다. 이곳에서 회원들은 레슨을 받고 정기 모임도 갖는다.
한 달에 한 번 곡을 연습해 와서 연주하는 정기 모임, 초급자가 기타를 배우는 레슨 모임, 연주와 노래 실력을 갖추고 거리 공연이 가능한 정회원 모임 등 회원들의 수준과 요구에 맞게 다양한 모임이 진행된다.
레슨비도 한 달 4만 원으로 저렴하다. 보다 많은 이들이 참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금릉동에서 태어나 자란 이진성 대표는 군 제대 후 기타를 배웠다. 좀 더 어릴 때 기타를 접하지 못한 게 아쉬웠기에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컸다.
기타 재능기부를 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재능기부에는 이진성씨와 같은 뜻을 가진 회원들이 의기투합해 참여하고 있다. 기타를 다루는 재능으로 노래를 부르고 시민들이 후원한 돈으로 기타를 접하기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는 역할. 회원 박찬조씨의 말대로 이들은 중간자로 활약하는 셈이다.
박찬조씨는 “저희는 크게 여건이 나쁘지 않아 기타를 배우고 있지만 환경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계시다면 접근할 수 있는 지원을 해드리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함께 노래 불러요
파주낭만기타 정회원 모임에는 40대 이상의 직장인 1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악기 연주의 낭만을 찾고 싶은 이들이다. 자신들이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파주에 기타를 즐기는 문화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거리 공연도 처음에는 이진성씨 혼자 시작했지만 지금은 별다른 공지 없어도 회원들이 장비를 챙겨 나가 거리 연주를 하고 한다.
혼자서 시작하면 장비 마련부터 부담스럽고 막막하지만 동호회 내에 갖춰진 장비가 있고 모임이 있으니 관심 있는 회원들은 편안하게 참여한다.
파주낭만기타의 거리 공연을 보려면 토요일 저녁 8시에 운정 가온호수공원으로 나가면 된다. 해솔마을 7단지 건너편 먹자골목이 있는 상가 부근이다. 거리 공연 이외에도 파주낭만기타는 기타 연주와 노래를 즐길 공간을 제공할 이들을 찾는다. 여건이 맞는다면 공연 의뢰도 받고 있으니 화려한 조명과 시설이 아니라도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파주시 어디서든 불러달라는 것이 파주낭만기타 회원들의 바람이다.
수업 및 공연 문의 010-4162-7162 이진성
위치 금릉동 441-1 지층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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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29) 대표
기타로 문화를 즐기는 모임 만들고파
파주낭만기타에는 노래와 기타 말고도 다양한 재주를 가진 회원들이 많아요. 앞으로 기타 뿐 아니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거리 행사를 만들어 가려고 해요. 기타 연주에 노래를 들으면서 캐리커처를 그리고 한 쪽에서는 마술 공연을 보는 거죠. 문화 거리를 조성해서 봉사를 할 수 있는 모임으로 만들어 가고 싶어요.
박찬조(43) 회원
젊은 날 거리 공연의 추억 되살렸죠
파주에서 생활하는 게 서울과는 달라요. 문화적인 부분도 미흡하고. 취미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팀을 찾았는데 그게 낭만기타였어요. 파주에서 저변확대는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같은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까 일상생활이 풍요로워졌어요.
대학에서 기타 동아리를 하면서 지금은 버스킹이라 불리는 거리 공연도 했어요. 그때 그 느낌들을 다시 맛볼 수 있어 좋아요.
정지영(45) 회원 (맨 오른쪽 모자쓴 사람)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타모임
직장생활 하면서 막연하게 취미활동 악기 같은 거 하나 배우고 싶다고 생각만 하다가 우연히 동호회를 알게 돼 가입 했어요. 정말 즐거운 거죠. 악기를 하는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 자체만으로 힐링이 된달까요.(웃음) 음주 가무 즐기는 친목 동호회가 아니고 말 그대로 기타가 중심이 돼요. 그래서 부부 모자 모녀가 함께 배우는 분들이 많은데 참 보기 좋아요. 가족이 함께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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