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공예협동조합(이사장 김진선)은 지난 10월 대전역 역전지하상가의 직영매장을 새 단장했다. 대전시민이면 누구나 지나가봤을 그 곳에서 대전의 우수한 공예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즐겁다. 아름다운 가을, 아름다운 전통 공예품을 즐겨보자.
대전 대표 공예품들 한자리에
대전역 광장에서 중앙로로 연결되는 지하도에는 지하상가가 들어서있다. 그 초입에 공예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몰려있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대전공예협동조합에 속해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기 어렵다. 그러나 관심을 가지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중 많은 상품들이 오랜 시간에 걸친 장인의 손길이 녹아있는 작품임을 느낄 수 있다.
대전공예협동조합은 1인 기업부터 1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기업까지 다양한 형태의 45개 업체들이 모인 협동조합이다. 작가들은 대학에 출강하거나 흔히 인간문화재, 명장, 기능전수보유자 등으로 불리는 전문가들까지 포함한다.
지하상가 제일 첫 코너는 대전광역시 공예품과 기념품들 중 공모전 수상 작품과 특별작품이 전시된 무인 전시관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전시된 도자기, 금세공품, 금속공예작품 등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시품들의 뛰어난 작품성에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10개의 매장은 40여개 업체 생산품을 판매하는 대전공예협동조합의 직영매장들이다. 각각의 매장에서는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수공예품으로 유네스코에 등록돼 있는 은 장신구를 생산하는 ‘코네 쥬얼리’의 목걸이와 귀걸이를 비롯한 자수작품들과 목공예, 도자, 섬유, 금속, 가죽, 칠보, 한지 등 모든 소재에 걸친 다양한 상품들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공예품들 시중보다 저렴
대전역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교차하는 전국에서 유일한 역으로 철도 교통의 중심역이다. 코네 쥬얼리 박미희(50)씨는 “이전에는 열차 환승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대전역 역전지하상가에서 짧은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사람들도 적어지고 상권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독특한 디자인과 소재를 다루는 탁월한 기술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시중 판매가보다 저렴하다. 직영매장이라 거품을 뺀 가격으로 소비자를 만나고 백화점처럼 높은 수수료 부담이 없어 백화점 납품가의 70%선에서 살 수 있는 상품들도 있다. 칠보나 은 수공예품을 비롯한 장신구들 중에는 백화점에서 2~3배 가격에 판매 중인 경우도 있다.
장인들의 작품들이라고 해서 모두 고가의 상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네 쥬얼리의 천연 담수 진주 귀걸이는 한 쌍에 5000원이다. 은으로 고리를 만들어 단 자연스러운 모양의 진주 귀걸이는 모두 수제품이다. 원가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에는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공예인의 마음이 담겨있다.
매장 벽면에 걸린 빈티지 풍의 통가죽 가방은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고 섬세한 손길로 가공된 장신구는 여성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얼핏 보아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붓, 벼루, 기능성 목침, 차, 주석 공예품, 옻칠 목각 등 전통공예품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고 전시된 작품수도 적다. 하지만 탁월한 기술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많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매장들 중에는 칠보공예나 은세공 등 공방의 기능을 함께하는 곳도 있어 공예를 배울 수도 있다. 그 중 칠보체험교실은 짧은 시간에 예술과 과학을 접목한 교육적 효과도 높아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제격이다.
한지 공예인이기도 한 김진선 대전공예협동조합 이사장은 오랜 시간 이사장직을 수행해오며 공예인들의 어려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 이사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대전공예협동조합과 공예인들은 전통공예의 아름다움을 지켜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여러분들의 관심이 큰 힘이 된다”며 “직영매장 자리매김과 더불어 다양한 행사를 계획 중이다. 무심히 지나가지 말고 시간 내서 들러주고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많은 시민들이 이용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의 042-256-7686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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