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300인 공감토론회 현장의 목소리

학생, 학부모, 교사 머리 맞대고 ‘교육’을 말하다

지역내일 2015-10-22

교육은 대한민국의 단골 이슈다. 다들 할 말은 넘쳐나는 데 허심탄회한 공론의 장은 잘 펼쳐지지 않는다. 서울형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된 강동구가 작정하고 교육의 3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를 한자리에 모았다. ‘300인 공감토론회’ 현장에서 나온 생생한 발언들을 지상 중계한다.

 ‘강동 혁신교육의 내일을 말하다’를 주제로 지난 6일 천호중 강당에 모인 340명은 진로직업교육, 동아리·봉사활동, 청소년 자치활동 활성화, 학부모의 교육 참여에 대해 평소 하고 싶었던 말들을 원탁 모둠별로 쏟아냈다. 교육의 당사자이면서도 정작 정책 수립 단계에서는 소외됐던 청소년들도 제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었다.

토론


진로직업교육 _ 내실 있게 체계적으로 미래지향적 직업체험까지
 자유학기제 이슈가 뜨거웠다. 3~4시간 직업을 경험해보는 겉핥기식 진로체험 행사에서 더 나아가 내실 있으면서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며 참석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들은 고입을 앞둔 중3의 당면 과제가 진로 결정이기 때문에 자유학기제가 실시되는 중1부터 중3까지 연계성 있는 진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진로진학설명회가 유명 특목고 중심이 아닌 특성화고 등 다양한 고교의 전문 교사, 재학생들을 초대해 폭넓은 고입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강동 전교1등과 강남 전교1등의 실력 차는 분명이 난다. 이 때문에 자사고,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 자소서 쓰기, 면접대비법 같은 학생, 학부모에게 필요한 고입 강의를 공교육에서 제공해 주면 사교육을 줄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학부모의 요청도 있었다.
 현재 학교에서는 진로, 적성, 다중지능 등 각종 검사를 학년별로 실시하고 있는데 검사에만 그치지 말고 결과지를 교사들이 공유하며 학생 성향에 따라 맞춤식으로 지도하는 연계 활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진로 교육 담당 교사들은 진로직업체험장이 지역 내 만들어지고 있으나 공간이 협소하고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으며 특히 이색, 신생 직업, 미래지향적 직업들을 접하기 힘들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사회, 주민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학업이 뒤쳐진 학생이 너무 빨리 공부를 포기하지 않도록 상급학교에서도 부진 과목을 배울 수 있는 상시교과과정(예_중학교에 초등수학 과정 개설)을 개설하는 한편 담당 교사에게는 인센티브를 주는 격려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는 건의사항도 나왔다.


봉사활동_ 시간 때우기, 부모가 대신 해주는 봉사 NO
 점수 따기 위한 시간 때우기 식 봉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학생들은 타이핑, 뜨개질 봉사를 신청한 뒤 정작 부모들이 대신 해주는 경우를 주변에서 목격한다며 무엇을 위한 봉사인지 비판했다. 봉사활동처가 다양하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으며 가급적 학생의 진로와 연계된 봉사가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건의도 있었다.
 반면 봉사 기관 관계자는 요양센터 등 봉사 활동처 홍보를 위해 학교를 찾아가면 정작 학생들은 엎드려 자거나 스마트폰만 보는 등 귀 기울이지 않는 학생들의 수업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교내동아리_ 전문성 강화를 위한 학생과 성인 동아리 연계 필요
 학생자치 활성화를 위해 학사 일정을 짤 때 학생들의 의견도 반영해 달라는 의견과 학생 주도로 진행되는 바자회, 음악회 등 모범적인 사례는 다른 학교들과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의가 있었다.
 교내 동아리는 시대 변화에 맞춰 학생들이 선호하는 동아리들을 추가로 개설하며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지역 내 성인 동아리와 연계해 활동의 전문성을 기를 수 있게 도와달라는 요구가 학생들로부터 나왔다.


학교와 지역 사회 연계_ 마을교사 학교 활동 교과 과정에 포함돼야
 학생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컴퓨터, 노래방기기, 신간 도서를 갖춘 청소년 휴카페를 마을 곳곳에 마련해 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현재 강동구 내에서 양성되고 있는 학부모, 주민이 주축이 된 마을교사들이 학교와 원활히 연계돼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교과 내용, 창의적체험활동 등 정규 교과 과정 속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016년 강동구 교육사업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마련된 토론회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한자리에 둘러앉아 심리적 벽을 허물고 각자 입장에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으며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호응이 컸다. 강동구 이해식구청장,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정정옥 교육장도 함께 참여해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교육 행정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토론회를 통해 공교육 발전에 열정과 재능을 쏟을 주민, 교사를 발굴해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간다는 강동구의 실천의지는 돋보였다.
 씨앗은 뿌려진 상태. 강동구는 주민 104명으로 구성된 마을교사를 양성했고 현재 자발적인 스터디 모임을 진행중이다. 내년부터 다양한 경력을 가진 마을교사들을 학교 프로그램과 연계할 방안을 모색중이다.


오미정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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