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즈음해 ‘며느리’ A씨의 문의를 받았습니다. A씨는 가족과 함께 일산에 살고 시어머니는 다른 지방에서 홀로 살고 계신답니다. 그런데 이번 명절에 A씨의 시어머니가 “눈썹이 눈을 찌른다며 성형외과에서 쌍꺼풀 수술을 해야 겠다”고 하셨답니다. 사진을 보니 눈썹이 찔리는 건지 쌍꺼풀 수술을 하고 싶으신 건지 의중을 잘 모르겠더군요. 어쩌면 둘 다 일수 있습니다.
저는 A씨에게 “모른 척 받아주라”고 했습니다. 멀리 떨어져서 홀로 사시는 시어머니가 성형에 대해 관심을 보였을 때, 설사 그것이 어머니의 욕심처럼 보이더라도 며느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가능하다면 원하시는 방향으로 들어 드리는 편이 좋겠다고요. 물론 수술을 진행하기에 의학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 경우에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남은 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그게 효도하는 길 아닐까요?
며느리 B씨의 시어머니도 지방에서 홀로 사십니다. 올해 85세이지만 노인복지관에서는 또래보다 열다섯 살 정도는 젊어보인다는 말을 듣는 분입니다. 그 분은 십년 전에 저희 병원에 오셔서 안면거상술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며느리 B씨는 약간 떨떠름한 속내를 보였습니다. B씨의 시어머니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고 계시지만 정기적으로 저희 병원에 오셔서 얼굴과 팔다리에 생긴 잡티를 제거하고 가시곤 했습니다.
이번 명절에도 오셔서 제 덕에 15년은 젊게 산다며 즐겁게 관리를 받고 가셨습니다. 이번에도 지방의 피부과를 두고 굳이 저희 병원으로 찾아오시냐며 며느리 B씨는 살짝 불평을 하더군요.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시어머니 모시고 살고 있지 않잖아요. 그 하루만 효도하면 될 텐데. 그게 낙인 분에게 하루 봐드리세요. 그만큼 좋은 효도가 어딨습니까?”라고요.
딸이나 남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년의 아내나 어머니들이 성형에 관심을 보이거든 “괜찮은데 노인이 무슨 성형수술을 하냐”고 구박하지 마세요. 눈이 쳐져서 짓무르거나 안 보이는 것, 잡티나 노인성 검버섯 관리는 매우 간단하며 경제적으로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 시술입니다. 멀리 떨어져 외롭게 사시는 어른들이 보이는 성형에 대한 작은 관심을 무시하지 마세요. 일 년에 한 번 쯤은 외모에도 신경을 써드리세요. 아주 편하게 효도하는 길입니다.
일산 이성형외과 이현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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