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석의 세계지리산책 : 이스라엘 창업

지역내일 2015-10-09

이스라엘 학생은 독립심이 강하다. 국립 히브리대학 학생 1만8천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학비와 생활비를 온전하게 부모님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학생의 비율은 5%에 불과했다. 나머지 95%의 학생은 자신이 일을 하여 학비와 생활비 전부 또는 일부를 벌어서 쓰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 대학생에 물어보면 정반대의 대답이 나올 것 같다. 학비와 생활비를 온전하게 부모로부터 얻어 쓰는 학생이 전체 대학생의 95%이고, 자기 스스로 벌어서 쓰는 학생은 5%도 되지 않을 성 싶다. 

이스라엘의 대학문화 ‘일하는 대학생’
이스라엘 대학의 학제는 대학생이 자립하도록 맞춰져있다. 대학의 수업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다. 저학년 수업은 대개 오전에 있고 학생들은 오후에는 일을 한다. 상급생은 대개 오전에 일을 하고 오후에 강의를 듣는다. 대학원생은 종일 일을 하고, 저녁수업을 듣도록 시간표가 짜여있다. 

모든 학생들이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하기 때문에, 직장에서 일을 하지 않는 유대인 학생은 왕따를 당한다. 재벌의 아들이라 해도 일을 한다. 학비와 생활비를 전부 벌어서 대야 하는 일반 학생과는 달리 일하는 시간이 적다하더라도 반드시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대학문화이다. 대학생을 파트타임으로 고용하는 기업에게도 이익이 있다. 전문가 못지않게 실력이 있지만 아직 대학생이고 파트타임이므로 높은 임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이스라엘 학생이 취업을 할 때는 군대에서는 무엇을 했고, 파트타임을 무엇을 했고, 대학에서 무엇을 공부했느냐가 이력에서 중요한 3위1체이다. 그러니까 일을 하지 않고 대학을 졸업하는 경우는 드물다. 

군대 대학 사회경험, 이스라엘 청년의 중요 스펙
이스라엘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청년 창업(Startup company)국가이다. 미국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기업 중 가장 많은 기업이 이스라엘 기업이다. 인구 800만명에 매년 평균 3천개의 창업이 일어난다. 창업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가 다르다. 대학을 졸업하면 곧 창업을 준비한다. 우리나라는 대학을 우수하게 졸업해도 쉽게 창업하지 못한다. 현장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졸업생은 다르다. 고등하교를 졸업하고 곧 긴 군대생활이 시작되는데 특기 있는 군대생활, 대학 4년간의 직업관련 파트타임, 대학 4년간의 전공수업으로 이론과 현장을 거의 모든 학생이 체험하고 있다. 대학 4년을 다니면서 직장생활을 해 보았으므로 그 경험을 기초로 하고 있다. 학교에서 이론적으로 배운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 실습이 대단히 중요한 경험이다. 

이스라엘은 18세가 되면, 즉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남녀를 불문하고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야한다.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을 마치고 나오면 모든 학생은 경제생활을 독자적으로 영위할 책임과 의무를 갖는다. 부모로부터 완전한 독립이다. 그러므로 군대를 갈 때 어떤 병과를 받아 가느냐는 대학에 진학할 때 어떤 학과를 가느냐와 연계되고, 대학에 다니면서 어떠한 파트타임 직장을 다니느냐와 직결된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학생의 경제행위는 취업의 길이 있고, 다른 길은 창업의 길이다. 
 
창조경제를 부르짖는 한국, 현실은
우리나라는 창조경제를 외치고 있지만, 청년들이 창업할 환경이 아니다. 군대생활은 ‘썩는 생활’이고,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도 전공과 관련 없는 단순노동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교육받은 대학생이 졸업하자마자 창업한다는 것 자체가 ‘맨 땅에 헤딩하기’다. 무서워서 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창조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대학의 학제, 군대생활, 파트타임 잡의 성격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 대학생들은 자격시험준비 공무원시험 준비, 재벌회사의 취업을 하기위하여 스펙을 쌓는다. 좋은 대학 졸업장, 전공과목 성적, 컴퓨터 실력, 외국어 능력시험, 해외연수이다. 이들이 창업과 무슨 관계인가. 생각해 볼 일이다. 

이스라엘은 어릴 때부터 독립심을 키운다. 혼자서 문제해결을 하도록 한다. 우리의 학교 교육이 정답을 요구하고 성적순으로 사회에 나가는 것과 다르다. 부모에게도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의 부모는 학교에 다녀오는 아이에게 ‘오는 시험에 몇 점을 맞았느냐, 몇 등을 했느냐’고 묻지만, 이스라엘은 ‘아이에게 오늘 선생님께 어떤 질문을 했느냐’고 묻는다 한다. 

획일적으로 줄을 세워서 성적으로 1등부터 꼴지를 다루는 한국교육에서 창업을 바라기는 힘들다. ‘어머니가 배고픈 자에게 고기 한 상자를 사주면, 아이는 일주일동안은 배불리 먹을 수 있고, 고기를 잡는 지혜를 가르쳐주면, 평생을 배부르게 살 수 있다’ ‘노동을 생활의 꽃이다.’ 모두 탈무드에 있는 말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태이다. 대학졸업생 중 40%만이 직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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