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말은 살찌고 사람은 살이 빠진다?
완연한 가을이다. 언제 그리 무더웠냐는 듯 청명한 가을 하늘이 천고마비(天高馬肥)임을 여실히 말해준다. 계절이 바뀌었음에도 일상에 바쁜 현대인들은 언제 가을이 왔는지 몸소 체험하기가 어려운 듯하다. 어쩌면 추석 열차 예매 전쟁에 뛰어들 무렵에야 가을이 왔음을 공감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하필 추석 무렵에야 아픈 곳이 있으니 이런 환절기에 종종 아픈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치아가 아닌가 한다. 환절기에 찬바람이 불면 이가 시리고 약해진 면역력 탓에 잇몸이 퉁퉁 붓는다. 이가 아리고 지끈거리면서 두통까지 생긴다. 맛난 음식은 못 먹었어도 친척이 권하는 술 한 잔 했더니 밤새 이가 너무 아프고 잠을 못 이루어 하는 수 없이 연휴에 문 닫은 치과 문을 두드려 보지만 허사다. 바로 급진성 치주염과 치수염이 함께 나타난 경우다. 아울러 이를 치료하면 아플까봐 추석을 앞두고는 아파도 치료를 미루는 사람도 있다. 오랜 만에 가족과 친척을 만나 술도 한잔하고 맛난 음식들을 마음껏 먹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스트레스는 매우 크다. 특히나 질긴 고기와 나물은 씹어야 맛이라고 느끼는 한민족이니 말이다. 가히 마비인약(馬肥人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하는 오해 중에 ‘잇몸이 약한데 이를 해 밖을 수 있나‘가 있다. 치주염 때문에 이가 흔들리고 잇몸이 약해졌는데 임플란트도 그럴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 답은 ’가능하다‘이다.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 임플란트를 하는 치과의사는 없으리라 본다. 치석을 제거하고 치주치료를 병행하여 구강 내 염증이 없이 깨끗하게 된 후에는 임플란트를 못 할 이유가 없다. 물론 염증이 심해서 잇몸 뼈가 폭탄 터진 것 마냥 소실된 경우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런 경우는 발치 후 약 2~3개월가량 기다렸다가 치조골 이식을 한 후 임플란트가 가능하다. 필자의 환자분 중에도 이런 힘든 과정을 일 년여 겪고 나자 입안이 편해지며 식사를 잘 할 수 있게 되어 살이 오른 건강한 모습으로 감사를 표하던 분이 기억난다.
모든 일들이 결실을 맺기 위해선 하루아침에 되는 경우는 없다. 씨가 뿌려진 후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 새싹이 트고 자라 열매를 맺는 것처럼 치과치료도 2~3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그 과정에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든다. 수확의 계절에 잘 익은 햇과일을 한 입 가득 베어물기 위해 이참에 치과를 찾는 건 어떨까 한다.
해드림치과 전 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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