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최고 - 원신흥동주민센터 우쿨렐레 동호회

감성 돋는 연주, ‘우쿨렐레는 행복을 싣고∼’

꾸준한 연주회와 봉사활동으로 우쿨렐레가 주는 즐거움 전달

지역내일 2015-06-03

“선생님, D7 까먹었어요. 알려주세요.”
“2, 3, 4줄은 1, 2, 3손가락으로 잡으셔야 편합니다. 왼손 엄지는 번호에 안 들어가는 거 아시죠? 사랑의 트위스트 시작합니다.”
편안하게 오가던 질문과 대답이 끝나고 밝고도 흥겨운, 그러면서도 진지한 연주가 시작된다.




‘가수’이면서 ‘연주자’인 1인 2역 주인공들
하얀 남방 혹은 하얀색 블라우스로 깔끔하게 색깔을 맞춰 입은 20명의 회원들이 입과 손끝을 맞춰가며 주어진 곡을 연습한다.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고 좌우로 몸을 흔든다. 연주소리가 그녀들의 외모만큼이나 깔끔하고 똑떨어진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 회원들이 함께 모여 연습 하는 시간이다. 모이는 연령대도 다양해서 30대부터 70대까지 조화롭다. 누구 하나 튀지 않고 음이탈도 없이 고른 연주 실력을 지닌 듯 했다.
회원들은 이곳에서 일주일에 두 시간 연습하는 것 외에도 각자 집에서 30분~1시간, 길게는 2∼3시간 혼자 연습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그렇게 된다는 것. 지난 11월부터 시작해 어설플 법도 한데 이들의 열정은 그런 어설픔을 저만치 몰아내 버렸다. 설거지를 하거나 걸레질을 하면서도 흥겹게 노래가 나오니 집에서 악기를 들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20여명의 회원들이 코드를 잡고 각 곡의 주법에 맞춰 만들어내는 경쾌한 화음은 동요부터 가요까지 제대로 하나였다. 각 곡마다 주법도 다양해서 폴카, 스윙, 고고, 왈츠를 넘나들며 2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우쿨렐레 동호회 회원들은 ‘가수’이면서 ‘연주자’이어서 모든 회원이 1인 2역을 즐겁고 넉넉하게 소화해 냈다.


음악이 필요한 시설 방문, 행복 전하는 동호회
우쿨렐레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30년 전쯤, 대전에 입성한 것은 15년 정도 됐다. 우쿨렐레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권태환씨(64세)는 대전 우쿨렐레 원년 멤버로 우쿨렐레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워낙 다양한 악기에 관심이 많았던 권 씨는 우쿨렐레 이전에도 하모니카, 색소폰, 사물, 해금 등 동서양의 여러 악기에 심취하기도 했다.
권 씨는 “우쿨렐레는 특별히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찾기 힘들만큼 친근하고 재미있는 악기”라며 “소리도 지나치게 크지 않고 악기의 크기도 적당해서 대중이 접하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그 경쾌한 소리는 듣는 사람의 마음까지 밝고 가볍게 한다”고 전했다.
권 씨는 이곳은 물론이고 공무원교육원이나 기업들을 돌며 우쿨렐레 보급에 힘쓰고 있다. 지속적인 봉사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데 노인복지관이나 어린이 시설들을 방문해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우쿨렐레를 들려준다. 경쾌한 우쿨렐레 소리로 지친 삶에 즐거움을 주는 힐링시간이다.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미예(53세)씨는 그 흔한 문화센터 한 번 가본 적 없이 가족들만을 위해 살았던 전업주부다. 두려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박 씨는 악기 하나 배워보고 싶은 마음을 스스로 독려, 우쿨렐레를 선택했다. 박 씨는 지금도 그 선택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생활에 찌들어 생각조차 타성에 젖어 있었던 삶에 우쿨렐레라는 악기는 큰 변화를 준 동력이었다. 악기를 연주하며 그 자체로 즐거운 것은 물론이고 함께 흥얼거리며 스트레스가 풀린다. 또 잔잔한 우리 가요를 우쿨렐레로 연주하는 순간에는 마음 한편에 얌전히 내려놨던 감성들이 되살아나 눈물짓거나 혹은 기쁨이 충만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고.
회원들은 하나같이 우쿨렐레 때문에 행복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스로 악기를 다룰 수 있다는 것도, 함께 연주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모두 놀라운 일이라고 여기는 듯 했다. 박선희(36세) 회원은 “엄마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행복해 하고 더 나아가 가족이 행복해 하는 것을 느낀다. 그런 힘이 또 다른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져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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