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부터 초음파 진단 시 건강보험급여 범위가 확대된다. 보건복지부는 4대 중증질환(암, 심혈관, 뇌혈관, 희귀난치질환)이 의심돼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면 연간 1회에 한해 보험급여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아 향후 급여 심사를 놓고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대 중증질환 의심 시 연간 1회 초음파 보험급여’가 실시되는 현 시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점은 무엇인지 수원 영통 조정훈외과(유방, 갑상선 클리닉) 조정훈 원장을 만나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초음파 보험 범위 가이드라인 모호
초음파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급여는 2013년 10월부터 4대 중증질환자들에 한해 연간 2회 적용됐다. 질환 진단을 받은 이후에만 해당하고, 질환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검사료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9월 1일부터는 4대 중증질환으로 진단되기 전 ‘의심’ 단계에서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면 건강보험으로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단, 초음파 검사가 남용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진단과정 1회(에피소드) 당 1번만 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의료현장에서는 초음파 보험 적용 범위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조정훈 원장의 말이다.
“예를 들어, 유방암 증상이 있다고 ‘의심’ 돼 유방암을 감별할 목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받으면 1회에 한해서는 보험급여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니 이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의심되는 증상’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굉장히 모호하다는 데 있다. 의학적 판단의 범위를 두고 의사와 보건당국의 해석에서 차이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의료현장에서 가이드라인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학적 판단이 불분명한 경우 등은 진료심사평가위원회를 통해 심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급여 기준 및 질의응답, 심사사례 공개 등을 통해 혼란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초음파 장비와 전문의사의 역할 커
중증질환 의심 단계에서도 초음파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차제에 초음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고 가는 것이 현명한 자세일 터.
초음파 검사는 유방, 갑상선과 같이 우리 몸의 표면에 위치한 구조를 쉽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하모닉 영상’ ‘탄성 초음파 영상’ ‘도플러 초음파 영상’이 지원되는 고해상도 초음파 장비가 나와 병변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모닉 영상(Harmonic Imaging)은 종양 내부가 에코결을 통해 분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낭종인지 고형결절인지 여부가 감별되고 윤곽이 확실하게 보이기 때문에 악성종양(암)의 특징인 침윤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
△탄성 초음파 영상(Elastography)은 종양의 ‘단단함’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악성종양은 양성종양에 비하여 딱딱하다. 한데 이 ‘딱딱하다’는 생리학적인 특성이기 때문에 모양만 봐서는 알기 어렵다. 이때 탄성 초음파 영상은 생리학적인 정보를 색깔로 나타내 종양의 악성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도플러 초음파 영상(Doppler Image)는 혈관 신생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악성종양은 혈관을 끌어 모으면서 성장과 전이를 하기 때문에 종양 주변의 혈관의 형태와 혈류의 특성을 분석하면 악성종양 여부를 판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조정훈 원장은 “하모닉 영상, 탄성 초음파 영상, 도플러 초음파 영상 등에서 얻은 객관적인 정보를 토대로 초음파 진단이 보다 정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낡은 장비로 진단하는 곳 많아 주의해야
초음파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에 비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다. 간편하고 검사를 받을 때 큰 불편함이 없으며 인체에 큰 해도 없어서 영상 검사 중 가장 기초가 되는 검사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노후화된 초음파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조정훈 원장은 “어떤 초음파 장비로 검사를 하고, 누가 검사를 하는지에 따라 진단의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CT는 영상기사가 찍고, 의사가 판독한다. 그러나 초음파 진단은 리얼타임으로 검진을 하는 것이므로 검사자(의사)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조 원장은 “유방 전문 클리닉의 경우 고해상도 초음파를 통해 발견된 유방종괴를 유방암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는 BI-RAD(영상의 모양에 따라 분류하는 가이드라인) 시스템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며 “초음파 검사 장비가 정밀해야 함은 물론 의사가 정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종양을 진단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조정훈 유바외과(유방, 갑상선 클리닉) 조정훈 원장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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