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7일, 원주에서 열린 ‘광복 70년 기념 강원학생탐구토론대회’ 중학교 부문에서 춘천 유봉여중 ‘나라사랑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차분하고 안정된 토론으로 우승이라는 값진 선물을 얻게 된 이들은, 큰 대회 참가를 통해 자신들이 부쩍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며 입을 모았다.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는 네 명, 이들에게 토론이란 무엇이었을까.
어느새 부쩍 성장한 나를 발견
유봉여중 3학년에 재학 중인 황이솔, 권규린, 김선하 학생과 2학년 박지은 학생으로 구성된 나라사랑팀. 이들은 이날, 과거와 현재의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정과 현황을 논하고,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미래 과제에 대해 차분하게 발표함으로써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준비시간이 너무 짧아 많은 기대를 하지는 못한 채 참가한 대회였지만, 결과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래서 나라사랑팀원들은 우승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교내 토론대회도 정해진 법정토론의 형식 속에서 꽤 진지하게 진행돼 긴장감이 있지만, 학교 밖에서 하는 대회라 그런지 느낌이 확연히 달랐어요. 잘 정돈된 호텔 내 넓은 회의 공간, 앞에 놓인 마이크, 커다란 파워포인트 화면에도 조금 위축됐던 것 같아요. 게다가 전혀 모르는 분들이 심사위원 자리에 앉아계셨고, 처음 보는 상대팀 또한 바로 맞은편에서 저희와 마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긴장됐었죠.”
차분한 토론으로 우승이라는 값진 선물을 얻게 된 나라사랑팀원들은, 어느새 자신들이 부쩍 성장한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토론을 경험한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변화
디베이트 열풍으로 학교 밖에서도 다양하게 토론을 배우고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 요즘. 눈에 띄는 성과를 냈기에 이 학생들 또한 당연히 특별한 디베이트 사교육을 받았을 거로 생각했지만 오해였다. 이들 모두는 중학교에 진학한 후 교내에서 진행된 토론 활동에만 꾸준히 참여해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학년 때부터 빠지지 않고 학교에서 진행되는 토론학교에 참여했어요. 워크숍을 통해 입론서 쓰는 방법도 배우고, 특정 주제를 조사하고 함께 토론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러면서 점점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죠.”
유봉여중은 강원도교육청이 후원하는 강원토론학교에 매년 참가하고 있다.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지난 7월에도 원탁 토론 형식으로 2015 강원토론학교가 진행됐다. 한국토론아카데미 주관으로, 학생들이 여당과 야당으로 나뉘어 열띤 법정토론을 펼쳤다. 강원토론학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참가신청을 받아 진행되며, 전문 강사진의 강연은 물론 학생들의 발상을 돕는 브레인스토밍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토론을 접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내 토론대회가 치러지고, 우수토론자들을 위한 시상도 한다. 나라사랑팀의 4명 또한 매년 프로그램에 참여해 우수한 성적을 내오던 학생들이라고 한다.
김희영 지도교사는 “토론을 경험한 아이들은 수업 중에도 자신감 있게 의견을 제시하고, 모든 주제에 다각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더 많은 학생이 토론이라는 형식을 통해 남들 앞에서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더욱 성숙되고 탄탄해진 생각으로 미래를 준비
토론의 힘은 나라사랑 팀원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해냈다. “논제에 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평소 관심이 적었던 부분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쌓았다”는 이솔, “처음엔 다들 생각이 다르지만, 함께 모여 이야기하면서 견해차를 좁힐 수 있는 그 과정이 매력적”이라는 규린, “혼자선 한 가지 생각에 꽂히면 그 부분만 보이는데, 친구들 의견을 통해 다양함을 볼 수 있다”는 선하, “처음엔 막막했지만, 어느새 요령도 생기고 내 주장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지은이까지. 모두 고등학교에 가서도 틈틈이 준비해서 다양한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욕을 내보인다. 다른 친구들을 위해 줄 수 있는 팁을 요청하자 “틀리더라도 자신감 있게 하는 것, 내 주장과 반대되는 주장이라도 사전에 근거를 최대한 많이 찾을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나라사랑팀은 강원도대회가 끝난 뒤 자신감을 한껏 얻고 에너지를 충전 중. 전국대회 출전을 위해 준비 중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더욱 성숙하고 탄탄해진 생각들로, 더 큰 무대에서 당당하게 자기 생각과 의견을 펼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해본다.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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