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모임 - 아다지오밴드

50대 언니들의 유쾌한 도전은 아름답다

팔색조 매력으로 무대 압도 … 실력과 지성 겸비한 4인조 정예군단

지역내일 2015-09-16

지난 8월말 엑스포근린공원에서 펼쳐진 전민동 마을축제. 어린아이부터 백발의 노인들까지 무대의 주인공으로 나서 축제의 의미를 살렸다. 그 중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이들이 있었다. 여성밴드 아다지오다. 단아하고 세련된 의상에 살짝 눌러쓴 모자까지 예사롭지 않은 모습으로 무대에 선 이들은 연주가 시작되자 팔색조 매력을 한껏 뽐냈다.
음악으로 똘똘 뭉쳐 차곡차곡 추억을 쌓고 있는 아다지오밴드. 그녀들의 신나는 인생후반전을 들어봤다.
 


오랜 지인들이 뜻 모아 결성
아다지오밴드는 약 2년 6개월 전에 결성했다. 남편 직장인밴드를 관심 있게 지켜보던 백락서(드럼)씨가 주부밴드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지인들을 하나둘 영입했다. 20~30년 친구들은 백씨의 제안을 일단 받아들였다. 50대의 친구 넷은 “이왕에 하는 일 멋있고 제대로 잘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남편 영향을 받아 6년 전부터 드럼을 배웠어요. 운동효과도 있고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라 무척 좋았어요. 배운 김에 밴드를 만들어 여러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단장 백락서씨가 밴드를 꾸린 배경이다.
170cm의 훤칠한 키로 시선을 끄는 이언숙씨는 외모부터 베이스기타에 안성맞춤. 이씨는 “어느 날 락서씨가 밴드를 만든다며 음악학원에서 베이스기타를 배우고 있으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지인부탁이니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어서 시작했어요. 사실 음악에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재발견이죠”라고 했다.
키보드와 기타를 담당하는 성화숙씨는 처음에는 ‘나이 50줄에 무슨 밴드야’ ‘여자가 무슨 밴드냐’는 선입견이 있었다. “오랫동안 성가연주와 클래식기타를 해왔기에 늘 음악과 함께 했지만 밴드와는 전혀 다르죠. 조용한 음악이 더 좋다고 생각했지만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거라 동참했어요.”친구가 좋아 이끌려온 성씨의 대답이다.
기타 정삼윤씨는 밴드 결성을 가장 반가워한 경우다. 정씨는 “어쿠스틱 기타를 배우면서 이왕에 함께하는 밴드 같은걸 해보고 싶었어요. 지인 소개로 아다지오밴드에 합류했는데 서로 마음도 잘 맞고 모두들 열정과 실력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교양 좀 있는 여자들, 밴드도 격조 있게
아다지오는 음악용어로 ‘조용하고 느리게’를 뜻한다. 일반적인 밴드 이미지와 다른 분위기의 밴드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 아다지오밴드라고 이름 붙였다. 팝송부터 가요까지 무대에 따라 콘셉트를 잡고 선곡한다.
아직까지 고정보컬은 없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소화하기위해 그때그때 적절한 보컬을 섭외한다. 색소폰이나 아코디언, 바이올린과 협연해 색깔 있는 공연을 선보이기도 한다.
보통은 집에서 각자 개인연습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목원대 평생교육원에서 지도받는다. 단원들은 “연습과정이 즐거운데 한 번에 소리를 딱 맞췄을 때 성취감이 매우 크다”며 “50대에 도전해 멋진 무대를 만들 정도로 성과를 낸 점이 의미 있다”고 밴드활동의 매력을 표현했다.
박성균 지도강사는 “성인 취미동아리여서 꾸준히 유지하기 힘든데도 열정이 많고 의욕이 넘쳐서 학생들보다 더 열심이다. 공연할 수 있는 무대가 자주 있으면 더 좋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아마추어밴드지만 실력은 수준급이다. 공연을 본 이들은 서울에서 온 잘나가는 아줌마 밴드로 오해할 정도로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언숙씨는 “무대에 서면 긴장되고 초반에는 내 연주에 집중해 몸이 경직된다. 그러다 몸이 음악에 취해 푹 몰입된다. 자칫 악보를 잊어버릴 수 있기에 항상 신경 쓴다”고 귀띔했다.


남편의 지지와 응원이 힘
공연을 본 가족들의 반응도 뜨겁다. 처음에는 ‘저러다 말겠지’하고 지켜보던 남편들도 이제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매니저역할도 자처한다.
성화숙씨는 “무대에서 흥이 난 내 모습을 보고 남편이 ‘지금까지 조용한 여자인 줄 알았는데 당신한테 끼가 있었다. 새롭다’고 얘기했다”며 “이제는 신랑까지 밴드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음악에는 취미가 없었던 정삼윤씨 남편도 “아내의 공연을 보고 드럼을 배우고 싶다”고 얘기한다.
백락서 단장은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연습실 공간을 만들어주면 활발하게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여러 장르의 노래를 좋아하는 주부가 있으면 언제든지 보컬로 환영 한다. 다양한 악기를 잘 다루는 밴드와 협연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해 무대를 압도하는 아다지오밴드. 그들의 음악은 삶의 연륜이 묻어나 깊고 풍성하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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