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청소년자전거캠페인동아리 ‘두바퀴’
모두가 차별 없이 행복하게, 자전거 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다!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청소년자전거캠페인동아리 ‘두바퀴.’ 모두가 차별 없이 행복하게 자전거 탈 수 있기를 소원하며, 자전거를 무료로 정비해주고, 캠페인을 벌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폐자전거를 수거*정비한 후 저소득계층에 기부까지, 대체 두바퀴에게 자전거는 무엇이길래 이런 열정으로 달리고 있을까. 기특하고 당찬 이 녀석들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1. 2014년 봄. 청소년자전거캠페인동아리 ‘두바퀴’ 결성
세상에 너무나 많은 자전거동호회에서 벗어나 뭔가 의미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이 청소년자전거캠페인동아리 ‘두바퀴’를 만들게 했다. 창단멤버는 기장 김민재(17세)를 비롯해 5명. 처음엔 그저 함께 자전거 타는 게 좋아서 어울렸는데, ‘자전거캠페인’이라는 의미가 부여된 후엔 묘한 사명감 같은 게 느껴졌다고. “기본적으로 동아리 회원들이 자전거정비를 잘 하니까, 자전거 무료정비 부스나 기초정비 교실은 충분히 가능했다”는 민재는 두바퀴는 화성시 나래울청소년문화의집 동아리로 선정돼 시설이용은 물론 필요한 부품을 지원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호(예당고1)는 자전거 무료정비교실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다가 두바퀴 페이스북(www.facebook/teenbikeclub)에서 회원모집공고를 보고 합류했다. “자전거정비사가 꿈이라 배울 것도 많겠다 싶었고, 비교과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는 게 솔직한 이유. 한 달도 채 안된 수습생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오래 알고 지냈던 사이처럼 허물없고 친근해 보이는 풍경, 역시 그들에겐 ‘자전거’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2. 자전거 무료정비교실 운영을 통해 미처 몰랐던 세상 배우기
부모님도 자전거동호회에서 활동 중인 자전거가족 여진수(반월고1)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자전거 타기를 좋아했다. 자전거가 조금씩 업그레이드되면서 더욱 자전거 전문가가 됐고, 거의 매일같이 드나드는 자전거가게에서 민재를 만나 동아리회원이 됐다. 현재 두바퀴 회원들 대부분은 자전거 분해 후 조립도 가능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진수나 준호는 자전거 무료정비교실에서 정비를 담당하는데, 뜻하지 않은 상황과 마주할 때가 많다고 했다. 예를 들면 유모차를 고쳐달라거나 30~40년 된 자전거를 정비하러 오거나 도색을 위해 자전거분해를 해달라고 찾아오는 경우 등이다. 민재는 “부품이 없어 정비를 못한 채 돌려보내야 했던 할아버지의 오랜 자전거는 참 아쉬웠다”고 했다. 그래도 정비를 잘 받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전거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더없이 흐뭇하다.
#3. ‘행복한 자전거타기’ 위해 SNS 등 다양한 채널로 ‘두바퀴’ 알리기
세상도 이처럼 예측하지 못하는 일들이 가득할 터, 특히 민재는 두바퀴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세상을 배우고 있다. 이렇게 열심인 이유에 대해 민재는 “자전거는 취미뿐만 아니라 이동 수단이다. 자동차가 자전거와 도로를 공유해야 한다는 캠페인(ShareTheRoad), 헬멧 착용 등의 자전거안전캠페인을 통해 자전거에 갖는 인식을 개선하고, 부족한 인프라 확보 등으로 누구나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똑 부러지게 답한다. 메일을 보내 성사된 화성시국회의원과의 만남에선 황구지천의 자전거도로 확보 등을 언급하며, 현재 진행 중인 자전거에 관한 사안들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현재 두바퀴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전거안전캠페인을 진행하고, 리싸이클프로젝트로 아파트의 도움을 얻어 폐자전거를 받아서 수리, 저소득층에 보내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엔 2대를 보냈고, 올해엔 5대를 기증할 예정이다.
#4. 갈등을 극복하고,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연합동아리 되기
2주 뒤쯤 화성시복합복지타운 세미나실에서 무료정비교실을 계획 중이라는 진수는 “기장 없이는 아무 일도 추진이 안 된다. 민재는 영원한 기장(웃음)”이라며, 민재의 추진력에 적극 공감한다. 무료정비교실도 밀어붙이지 않으면 언제 하게 될지 모른다고. 총무, 홍보, 행정, 디자인 등 모든 분야를 커버했던 민재는 “이젠 수능공부도 해야 하고, 안되겠어서 파트별로 회원을 선발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능력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다른 친구들처럼 자전거정비를 하는 편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동아리 안에서 갈등도 있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보니, 의견다툼이 있고, 서로 시간조율해서 날짜를 잡았는데 정비교실 당일에 못 온다고 통보하는 등 무책임한 행동을 보이기도 해 잠시 활동이 멈칫해졌다. 두바퀴의 바람은 동아리가 언제까지나 건재한 것이다.
“가만 보면 연합동아리는 오래 못가더라고요. 기수별로 동아리가 죽 이어져 우리가 사회에 나가서도 흐뭇하게 두바퀴를 바라볼 수 있기를 꿈꿔봅니다.” 자전거의 매력을 얘기하라니까 아이들 눈이 유독 반짝 반짝인다. 모두가 차별 없이 행복하게 자전거 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두바퀴는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먼 미래에도 달릴 것이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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