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연령, 학력, 성별,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순수하게 글로 소통하며
창작의 즐거움을 풍성하게 나누고 있는 ‘야탑문학회’(이하 문학회).
지난 달 17일, 야탑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합평회 현장을 찾았다.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글 쓰는 외로운 작업 함께 하는
든든한 동지들
야탑문학회는 한 달에 한 번 합평회를 연다. 회원들은 합평회에서 각자 써온 글을 읽고 그 글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본인의 작품을 다듬고 서로 작품 활동을 독려한다. 이날 합평회 시작 전에 세월의 흔적이 지긋한 새로 온 남자 회원의 소개가 있었다.
합평회는 평론가로 활동 중인 한상훈(야탑동)씨의 주관으로 이어졌다. 먼저 시인으로 활동 중인 연명지(백현동)씨가 자작시 ‘아비뉴프랑(가제)’을 낭송했다. 문학회의 회원이자 성남민예총 문학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이혜민(야탑동)씨가 같은 시인으로서 본인의 의견을 자유로이 나누는 것으로 합평회 포문을 열었다.
13명 회원들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지적과 허심탄회한 감상이 오가는 가운데 마지막에 작가의 변이 이어졌다. 작품에 대한 선입견을 줄 수 있어 회원들의 의견이 오간 후에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다. 다음으로는 다른 회원의 수필 합평회가 이어졌다.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회인 ‘유럽현대미술전’에서 영감을 받아 쓴 미완의 작품으로 이날 이루어진 회원들의 평론을 바탕으로 미완의 작품을 완성해 가는 과정과 작품에서 드러나는 지역 색이 흥미로웠다.
생활 문학과 주변 문학을 지향하다
2014년 ‘현대수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영자(이매동)씨는 “자연과 인간의 삶에 관심이 많아 숲 해설가로도 활동 중이다”라며 “모임에서 저마다의 글로 소통하며 내가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고 문학회에 애정을 드러냈다. 기자 생활을 접고 대학에서 강의 중이며 문학회 편집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심양섭(야탑동)씨는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며 “지역적 기반을 두고 지역민들과 소통하며 문학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합평회를 주관했던 한상훈씨 역시 “앞으로 보다 많은 지역 사회 동인들의 작품을 평론집에 실고 싶다”며 문학회가 지역 사회 안에서 가지고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올해 경기도 문학상을 받은 문학회의 회장 이우중(판교동)씨는 “2009년 명예퇴직 후 문학회 활동을 하면서 소설가로 등단하게 되었다”며 “부장으로 불릴 때보다 작가로 불리는 것이 행복하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야탑문학회는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고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문학을 지향하며 야탑에서 분당, 분당에서 성남으로 문학의 저변 확대를 꾀하는 주변 문학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문학회의 창립 멤버이자 수필가로 활동 중인 김단혜(야탑동)씨는 “글쓰기 참 좋은 계절이 온다”며 “30대에서 80대까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으니 많은 분들이 참여해 글을 쓰며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10년 야탑문학회가 걸어온 길
2007년 성남시 중앙도서관의 한 문화강좌에서 마음이 맞는 이들이 모여 야탑문학회를 결성했다. 그해 11월, 중앙도서관 로비에서 첫 수필전시회를 갖고 야탑문학회 문집 창간호 ‘산문시대’를 발간한 이후 올해 6월 10번째 문집인 ‘낭만과 공허의 상상력’을 발간했다. 문학회를 결성했을 당시 회원 대부분이 전업주부였으나 문학에 대한 열정과 적극적인 활동으로 현재는 27명 회원의 80% 이상이 수필가, 평론가, 소설가, 시인으로 등단해 활동 중이다.
1년에 한 번 꼴로 발간되는 야탑문학회의 문집에는 수필이 주를 이루며 평론, 동화, 단편소설, 시가 게재되기도 한다. 문집은 월간 ‘한국수필’ 편집주간인 권남희 수필가의 도움을 받아 지난 2007년 12월에 창간호를 발간했으며 이후에는 회원들이 직접 편집해 2집 ‘산문시대’, 3집 ‘노을 속에 사라져 가는 것들’, 4집 ‘나는 클릭한다’, 5집 ‘나도 사막여우가 있었으면 좋겠다’, 6집 ‘그 겨울 꽃을 토하다’, 7집 ‘문 앞의 여자’, 8집 ‘하얀 문학촌’, 9집 ‘순수 혹은 향기의 상상력’에 이어 올해 10집 특별호가 출간돼 2015 성남문학축전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문의 010-2422-9795, vipap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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