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가면 가을에는 황금 들녘, 여름에는 여름대로 직접 보는 게 참 좋아요. 건강해지고 활기차고 생동감이 생겨요.”
산악자전거 MTB의 재미에 푹 빠진 전양순씨의 말이다. 전씨가 활동하는 파주여성자전거동호회 윤성오 자전거 교실은 이름 그대로 여성들만의 자전거 동호회다. 남자들은 참여할 수 없으며 남성과 다른 여성들의 체력 조건을 감안해 자전거 타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이다. 산악지형이 많은 한국의 특성에 맞게 자전거는 모두 MTB 산악자전거로 탄다.
파주여성자전거동호회 윤성오 자전거 교실은 고양시 자전거 연합회 사무장으로 일했던 윤성오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자전거를 전혀 몰라도 차근차근 배워 교외 라이딩까지 즐길 수 있는 실력자로 거듭나게 도와준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자전거 기초부터 라이딩까지
“자전거는 태어나서 처음 타봤거든요. 전혀 못 타니까 패들도 안 달고 균형 잡는 방법부터 배웠어요. 2주지나 패들을 달고 그 다음부터 돌리면서 가는 게 재밌었어요. 처음에는 겁이 났지만 가까이 할수록 좋았어요.”
삼송에 사는 황선옥씨는 윤성오 자전거 교실에 참여하기 위해 먼 걸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1년 전, 처음 배운 자전거에 매료돼 지금은 강촌, 남한강, 북한강, 임진각 야간 라이딩 까지 다니고 있다.
“밤에 자전거를 타면 시원해요. 건강해지는 기분이 몸으로 느껴져요. 자전거를 타고 일본도 유럽이랑 제주도도 멀리 멀리 가보고 싶어요.” (황선옥씨)
70대도 안전하게 즐기는 자전거
“보통의 여성들은 가족들을 챙기고 집안일을 하면서 정작 외모나 성격은 돌보지 못해요. 자신이 변했다는 걸 시간이 지난 다음에 알게 됩니다. 40세가 넘으면서 현저히 떨어지는 운동 신경을 끌어올리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특히 여성 초보자들은 자전거를 타고 난 다음이 더 위험해요. 타는 것만 알려주고 나머지는 배우지 않으니까 도로든 언덕길이든 한두 번 타봤다고 계속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으니까요.”
윤성오씨는 이렇게 동호회를 꾸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윤성오 자전거 교실은 자전거를 배우는 것 뿐 아니라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을 가르친다. 단체의 구성원으로 행동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전거도로 구분법, 자전거 관리 방법 등 문제 시 대처법도 안내한다. 윤성오 자전거 교실은 자전거의 기초부터 라이딩하는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가르친다. 수강생들의 나이는 40대에서 70대까지 있다. 운동신경이 남성에 비해 떨어지는 여성들이라 반복해서 가르친다.
전문가와 함께 하니 안심
초보는 매일 아침 8시 30분에 동패중 앞 자전거도로에서 모여 교육을 받고 10시 부터는 일반 회원들도 합류해 테크닉 수업을 마치고 라이딩을 한다. 혼자라면 못 타는 자전거지만 전문가와 함께 하니 안심이다. 교육받은 내용만 잘 지키면 안전하다는 것이 회원들의 증언이다. 원미연씨도 “자전거를 탈 줄은 알아도 부딪힐까봐 무서워서 못 탔는데 지금은 라이딩을 가면 전에 못 올라가든 오르막도 다 올라간다”고 자랑했다.
40대라면 2주 정도면 패들 밟기를 배운다. 초급 때는 운정 열병합 발전소까지 다녀오는 왕복 1시간 30분 코스로 시작해 중급반 이상이 되면 헤이리 까지 다녀온다. 주말에는 남편들까지 가세해 라이딩을 즐긴다. 자전거의 기초부터 고급까지 함께 배우는 사람들이다.
자전거로 허리라인 되찾아
자전거를 타면 여성들의 ‘평생 과제’인 다이어트도 절로 해결 된단다. 근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추숙경씨도 자전거를 통해 건강과 몸매를 동시에 잡았다.
“근력이 생기고 허리라인에 자신감도 생기고 무릎도 좋아졌어요. 심각한 건 아닌데 계단 오르내릴 때 무릎이 찌릿찌릿 아팠거든요. 체지방도 없어지고 전체적인 혈액순환이 좋아졌어요. 동호회 분위기가 좋아서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타서 그런가 봐요.”
추씨의 말에 다른 회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전거를 탈 뿐인데 건강과 몸매를 어떻게 다 잡을 수 있다는 말일까. 윤성오씨는 “사람이 일정 시간 야외활동을 못하면 부종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먹는 대로 살로 간다. 처음에는 안 하던 운동을 하면서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만 6개월에서 1년 정도 꾸준히 하면 몸이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일반적으로 65세가 넘을 경우 교육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꾸준하게 운동을 해온 경우 가능하나 가족 동의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문의 031-957-9737
>>>미니인터뷰
윤성오씨
“자전거를 최근에 운동으로 많이들 하시지만 탈 줄만 알았지 기능이나 주행방법 및 장애물을 피해가는 간단한 요령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곳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각종 자전거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무작정 따라나서는 라이더들이 안타까워 윤성오 자전거 교실은 이 문제에 좀 더 고민하기 위해 창단을 결심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관리 요령과 즐거운 라이딩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코스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박지우씨
“2008년에 건강검진을 받고 특발성폐섬유종인 걸 알았어요. 폐가 점차 굳어가는 병이라 여러 운동을 시도했어요. 요가 수영 필라테스 에어로빅까지 했는데 자전거가 가장 신나더라고요. 밀폐된 곳이 아니라서 그런지. 병원에서도 더 이상 진행이 안 된다면서 기적이라고 해요. 계속 하다보니 숨차는 것도 힘든 것도 좋아졌어요.”
김난영씨
“칠순 되신 어머니가 자전거 마니아세요. 제가 큰딸인데 집에서만 지내고 목 디스크에 입원 할 정도로 몸이 약하니까 걱정되셔서 여러 운동을 시키셨어요. 뭐든 배워도 못했는데 자전거는 매력이 있고 재밌어서 꾸준히 하게 됐어요. 계단 오르기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체력이 늘었다는 걸 느껴요. 이제는 장바구니도 혼자 들 수 있답니다.”
최오순씨
“선생님이 항상 조심하라고 교육하시기 때문에 동네에서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타는 게 훨씬 나아요. 제 나이 61살로 MTB가 뭔지도 몰랐죠. 코너 도는 것 언덕 올라가는 것, 내리막길 기어 잡는 방법도 여기 와서 배웠어요.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서 나무며 자연 모든 것을 볼 수 있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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