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 동호회 ‘칸타렐레’

통통 튀는 우쿨렐레~ 파주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지역내일 2015-05-19

남들보다 특별히 끼가 있어서는 아니다. 악기 연주 경력도 그리 길지 않다. 그저 우쿨렐레가 좋아서 함께 했고, 공연으로 봉사할 기회가 생겼다. 자연스럽게 학교 방과후수업의 교사로도 활동하게 됐다. 파주 주부들의 우쿨렐레 동호회 ‘칸타렐레’는 지난해 6월 꾸려졌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 연습한 것을 생각하면 짧은 기간에 많은 성장을 이룬 셈이다. 연주 실력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모두가 함께 음악을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 ‘칸타렐레’를 만났다.


 




자연에 가깝고 여성과 친한 우쿨렐레
‘칸타렐레’ 회원들은 파주시, 문산, 금촌, 운정지역에 사는 평범한 주부로 처음 만났다. 만난 지 석 달 만에 파주시 평생학습 박람회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공연과 봉사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장애아나 소외계층을 위한 무대에는 더 자주 오를 계획이라고 말하는 ‘칸타렐레’ 회원들은 이제 특별한 주부들이 되었다.
벼룩이 통통 튀는 모습처럼 경쾌한 소리를 낸다고 해서 이름 붙은 하와이 전통악기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흔치 않은’ 엄마이자 아내이기 때문이다.
“기타를 배우기에는 손도 짧고 버거웠어요. 친구가 유행이라고 알려줘서 우쿨렐레를 시작했고 이제는 우쿨렐레만 치고 있어요.”
칸타렐레 회원 이준희씨의 말처럼 우쿨렐레는 여성과 어린이가 배우기에 부담이 적은 악기다.
“기타는 쇠줄이라 센 음악인데 우쿨렐레는 플라스틱 줄이라 더 감미롭고 마음에 와 닿았어요. 아이들하고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역시 회원인 유지영씨의 말이다. 유씨는 “우쿨렐레는 아파트에서 치기에도 기타보다 낫다. 크게 울리지 않으면서 자연친화적인 소리가 난다”고 덧붙였다.


 




우쿨렐레로 삶이 달라지다
‘칸타렐레’ 회원들은 모임에 와서 배운 악기를 각자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에게도 가르친다. 피아노와 함께 우쿨렐레를 치면 작은 음악회가 즉석에서 벌어지기도 한다. 집안에만 있는 줄 알았던 엄마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달라지기도 한다.
양은수씨는 “엄마가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수줍음 많은 딸아이의 성격이 조금 달라졌다”고 말했다. 남편도 달라졌다. 음희정씨는 방과후수업 강사로 활동하는 아내를 은근히 자랑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곤 한다. 첫 아이 초등학교 입학 이후 직장을 쉬었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니 남편의 대우도 달라졌다는 게 음씨의 이야기다.
“일을 다시 하면서 남편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니까 집안 살림도 훨씬 즐겁게 할 수 있어요. 남편에게 공감 받고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 좋아요. 우쿨렐레를 통해서 삶이 더 편안해졌어요.”


 




음악이 있는 주부 모임은 다르다
때로는 미운 사람 흉을 보기도 하고 아이들에 관한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 어디에 뭐가 싸다는 정보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주부 동호회의 장점이다. 집에서는 누군가를 늘 챙기기만 하던 엄마와 아내가 악기를 들고 만나 서로를 챙기는 것도 재밌다. 밸런타인데이 같은 기념일에는 유치원 교사 출신의 회원 김소현씨가 예쁘게 포장한 초콜릿을 선물하고, 생일에는 함께 축하하면서 자잘한 기쁨도 나누는 모임이다. ‘칸타렐레’ 회원들은 백발이 되어서도 우쿨렐레를 들고 만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한다.
“남자들이 한심해 하는 게 여자들이 카페에서 수다 떠는 거죠. 의미 없게 보잖아요. 똑같은 여자들의 모임이지만 우리에게는 우쿨렐레가 있으니까 다르게 다가와요. 이 모임이 좋아요.”
공경렬씨의 말이다. 앞으로 칸타렐레는 3개월 동안 모임에 10회 이상 참석해야 초빙 강사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순수한 악기 사랑으로 찾아오면 언제든 환영이다. 애초 서로 낯설고 평범한 주부들이 모였던 것처럼 아무것도 몰라도 차근차근 배우다 보면 수준이 올라가기 마련이란다.
뜨거운 태양 아래 음색 맑은 악기를 연주하는 하와이 여인이 되고픈 파주 주부라면 누구든 환영한다는 ‘칸타렐레’. 겁 없이 두드려도 환하게 맞아줄 것 같은 동호회다.
문의 010-3695-4679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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