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생고를 졸업하고 논술전형을 통해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합격해 재학 중인 김주영 학생.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내신을 극복하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명문대에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공부해 온 독서와 글쓰기 덕분이라고 김양은 말한다. 2점대 초반의 내신으로 고려대 뿐만 아니라 서강대, 성균관대까지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확실한 논술의 실력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학생부 준비했으나 논술로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합격
교과와 비교과를 다 준비해야 하는 학생부종합전형, 교과 성적 1등급대 초반이어야 가능한 학생부교과전형 등 학생부중심전형은 분당지역 학생들이 경쟁력을 가지기 쉽지 않은 전형이다. 그러다보니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보통 1등급 후반의 내신이면 학교에서도 논술을 준비시켜요. 논술전형은 워낙 경쟁률이 높아서 뚫기가 쉽지 않다고 얘기하는데 대부분의 대학에서 내신 성적과 수능 최저등급을 걸고 있기 때문에 실질 경쟁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 같아요.”
합격조건이 이처럼 까다롭다보니 논술 답안의 변별력은 크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김양의 생각은 다르다. 고등학교 3년을 꼬박 논술을 공부했고, 3개의 대학에 논술전형을 치러 합격한 경험으로 판단했을 때 잘 쓴 답안은 반드시 선택된다는 것.
“논술을 로또처럼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독해력, 논리적 사고력, 창의적 표현력까지 요구되는 시험으로 결코 하루아침에 잘 쓰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학원을 가야만 잘 쓰는 것도 아니에요. 제 주변을 보면 내신 성적 좋고 비교과 잘하는 친구들은 논술도 정말 잘 하더라고요.”
고1부터 논술 공부했지만 정작 고3때 논술전형에 집중
수능과 내신 성적이 낮으면서 논술을 잘하는 학생도 없지는 않으나 드물다고 김양은 강조한다. 글은 수치화된 성적보다 이른바 ‘감’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오해도 있지만 논술은 정확하고 명료한 글쓰기다.
“입시에서는 좋아하는 것을 고지식하게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가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다만 일주일에 한 번 읽고 쓰는 일이 즐거웠어요.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흔들리고, 내신이 떨어져도 이 일을 포기하지는 않았으니까요.”
사실 김양은 학생회 활동도 적극적으로 해왔음은 물론, 동아리 활동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어느 대학 무슨 학과에 가야겠다는 목표의식을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주어진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해왔다.
“그렇게 내신과 비교과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았지만 고3때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저의 현실을 알게 됐어요. 이 내신으로 학생부전형은 사실상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며 지금부터 논술전형을 준비하라는 조언을 주셨습니다.”
내신 &수능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 길을 간다
선천적으로 예민하지 않은 성격은 입시에서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고3이 되면 한 번의 시험에 따라 일희일비하게 되는데 긍정의 마음을 놓지 않은 것은 정서적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었다.
“정말 고3은 내신이나 모의고사 성적이 오르고 내림에 따라 기분이 하늘과 땅을 오가게 돼요. 꾸준하기가 어려운 환경이죠. 저 역시 국어성적은 안정적이었으나 다른 과목은 변동이 있었거든요.”
본격적으로 입시중심 논술은 준비하면서 확실히 논술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다는 김양.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논술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수능 공부에 몰입했다. 그 결과 모든 대학에 수능 최저등급을 충분히 맞추고 합격증을 거머쥘 수 있었다.
“논술도 시험이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답이 정해져 있어요. 출제자가 요구하는 답을 명료하게 풀어내는 것이 관건인 것 같아요. 현학적이거나 현란한 수사가 오히려 글의 간결성을 흩트리기도 하죠. 논술은 멋있게 쓰는 것보다 간결하고 명료하게 쓰는 것이 좋은 글입니다.”
쓰기 전에 전체적인 밑그림 그려야, 글씨체도 중요
‘논술의 달인’인 김양에게 논술시험 잘 보는 방법을 물었다. 답안을 쓰기 전에 전체적으로 무엇에 관한 글인가를 파악하고, 출제자는 무엇을 어떻게 요구하고 있는지를 머릿속에 그려보라는 김양의 답변이다.
“시험 볼 때 옆 친구들은 문제를 받자마자 막 써내려 가는데, 보고 있으면 마음이 불안해져요. 저의 경우는 지문을 읽고 난 후 30분 정도는 글의 대략적인 밑그림을 그리는데 씁니다. 이른바 글의 개요를 짜는 것이죠. 메모지에 문단과 단락을 정하고 글자 수는 어떻게 할 것인지 까지 체크한 후에 쓰기에 들어갑니다.”
대학마다 다르지만 보통 100분 지문을 읽고 문제가 요구하는 2,000자 내외의 글을 써야 하는 논술시험. 독해에 대한 내공은 물론 쓰기의 스킬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가 논술전형을 뚫는 핵심이라고 김양은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글씨체 연습을 꼭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내용과 상관없이 일단 육안으로 읽고 싶어지는 글씨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손아귀 힘이 약하고 글씨가 작은데 모범답안 베껴 쓰기 훈련을 통해 극복했어요. 반듯하고 정갈한 글씨는 누구나 읽고 싶어지겠죠.”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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