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CEO 파주 봉일천고 2학년 안수연 학생

발명에 대한 열정으로 창업까지

지역내일 2015-09-07

발명에 대한 열정으로 창업까지
“항상 ‘왜?’라는 질문 던지며 발명 본능 키웠죠”


열여덟 살 꽃다운 나이지만 ‘꽃보다 발명’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여고생이 바로 파주 봉일천고 2학년 안수연양입니다. 안양은 자신이 발명한 발명품을 제품으로 출시해 판매하며 ‘안수연 생활과학’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CEO이기도 합니다. 아직 세상을 배워가는 학생이지만 사람들의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수연양을 만나보았습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전국학생 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특상 수상
안양은 올해로 37회를 맞은 전국학생 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특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대회에 참가해 우수상을 수상했다. 발명대회에 처음 출전했던 1학년 때보다 스스로 성장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한다. 첫 번째 출전한 대회에서도 안양의 발명품은 주목을 받았다. 버려지는 칫솔을 재활용한 세척볼로 운동화를 깨끗이 빨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발명품이다. 공모양의 틀에 재활용 칫솔을 끼워 사용하는 것인데 제품으로 출시하기까지 사출에 어려움이 있어 3D 프린터로만 제작해 선보였다. 올해 특상을 받은 발명품은 다양한 가구의 조립에 사용되는 연결구다. 1년을 준비해 선보인 발명품으로 첫 번째 대회에서 느낀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여 제품으로까지 출시해 판매하게 됐다. 이 연결구는 테이블이나 진열장, 원두막, 의자 등 다리 기둥이 필요한 대부분의 제품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다. 이 연결구를 활용하면 다양한 형태의 테이블이나 DIY 가구 등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안양은 이 발명품으로 회사를 창업했고 중소기업 판로지원 종합대전에도 참가해 제품을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제품을 판매해 얻는 수익이 크진 않지만 수익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발명과 창업을 경험해 본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안양은 “무엇보다 전국 대회 수상 경력 덕분에 도비 장학생이 돼 장학금을 받게 됐다”며 “하고 싶은 일들을 열심히 하고 얻은 뜻밖의 선물 같아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일상이 발명이 된 발명가족
발명에도 재능이 있다면 안양은 재능을 제대로 타고났다. 어려서부터 무엇이든 생각하는 것을 좋아했고, ‘왜?’라는 질문을 항상 던져왔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당연한 현상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 만유인류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처럼 안양 또한 모든 현상에 ‘왜’를 붙여 생각하는 것을 즐겼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하는 질문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자신에게 늘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왜? 공부법’을 활용해 공부하고 있는데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가족 환경도 안양의 발명 본능을 일깨우는데 도움이 됐다. 아버지와 언니 또한 발명에 관심이 많아 가족들이 가장 즐겨하는 이야기가 발명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언니는 안양의 발명 멘토이고, 아버지는 든든한 지원군이란다. 특히 아버지는 안양이 어릴 적엔 과학과 발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고, 이제는 안양이 전해주는 최신 과학 지식을 경청해주며 안양의 성장을 격려하고 있다. 안양의 가족들은 일상에서 느낀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혹은 가족들끼리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발명품을 만들었다. 이렇게 특허 등록을 했거나 출원한 것들이 30여 가지에 이른다. LED조명이 설치된 차양, 다기능 볼라드, 소리 나는 안전 점자블록, 슬라이딩 조립식 방범창 등이 특허로 등록된 아이디어들이다.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는 것들로 실용성이 돋보이는 발명품들이다. 안양은 자신의 회사이름처럼 생활과학을 구현할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실용성을 가장 강조한다.
“실용성을 중심에 두고 발명품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고민하다보면 조금씩 개선되고 좋아지는 것이 보여요. 최종 완성품을 볼 때는 ‘내 제품이 잘 컸구나’하는 뿌듯함을 느끼지요. 아이디어를 현실화해 발명품으로 만들고 이를 개선해가는 과정을 통해 발명의 즐거움을 배울 수 있었답니다.”







발명은 나의 에너지
아무리 발명을 좋아한다 해도 대학입시가 다가오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대회 준비와 시험기간이 겹쳐 힘들 때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니 발명 준비를 하며 공부할 때가 더 활력이 넘쳤다고 한다.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의 문제지, 선택과 포기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안양은 고3 때도 다시 발명대회에 도전해보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발명에 대한 열정은 진로 진학까지 이어졌다. 대학은 기계공학과로 진학해 발명을 이어가길 희망한다. 자신이 즐겁고 좋아서 한 일이지만 그 일이 결국 남을 위한 일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연구원이나 발명가를 꿈꾸고 있다. 더불어 역경과 좌절을 묵묵히 이겨낸 자신의 롤모델 데니스홍과 같은 로봇공학자를 꿈꾸며 로봇을 활용한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안양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생활 속 아이디어를 발명으로 연결해 특허 출원과 창업까지 도전한 안수연양의 행보는 발명인들의 로망이며, 또한 대한민국 발명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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