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과나무의 탄생, 그리고 현재
“수원남성합창단에서 만난 용남씨의 제안으로, 지인들에게 축하노래나 불러주자 싶은 마음에 그저 가볍게 시작했죠.”
리더 김영태 씨는 세월이 갈수록 사과나무를 어떻게 끌고 갈지에 따른 무게감도 더해지고 있다고 했다. 신용남 씨는 이렇게 오래 이어져올 줄은 몰랐다며, 당황(?)하는 기색이다. 디자이너란 직업을 살려, 공연과 관련한 편집디자인을 맡고 있는 이명진 씨, 3년 전 오디션을 통해 들어온 곡선초 특수교사 김승록 씨, 특별 영입된 전 뮤지컬 배우 박지원 씨. 사과나무와 함께한 세월은 저마다 다르지만, 아카펠라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스스로 이곳을 찾아왔고, 우정과 믿음을 쌓아가고 있다. 그것이 사과나무의 음악이 지속되는 힘이다.
♠ 사과나무의 마음에 남는 공연
“굳이 꼽자면, 장비이동과 세팅 등 모든 것을 감당하는 것이 힘은 들었지만, 4~5년간 해왔던 수원역에서의 레일아트공연은 시민과 가까이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시민들은 공연 중에 팁도 주고, 드시던 음식도 가져다주는 등 음악에 즉각 반응했다. 15년 세월이 쌓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광팬도 많은데, 모르는 분한테 종종 공연축하 문자가 오기도 한다. 매 공연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든든한 지원군으로서의 팬들도 많다. “그래서 죄 짓고는 못 살겠다”며 용남 씨가 웃는다. 하지만 여전히 수원사람들의 반응은 굉장히 점잖은 편. “공원은 많은데, 여러 가지 제한으로 인해 버스킹 공연 등 자유롭고 즉각적인 공연문화가 조성돼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승록 씨가 아쉬워한다.
♠ 사과나무가 성장할 수 있는 힘
“내게 사과나무란, 음악에 대한 편견을 여지없이 깨준 곳. 사람으로 소통이 돼야 음악도 업그레이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지원 씨는 어릴 때부터 훈련된 뮤지컬배우로서 자신도 모르게 사고의 편견이 있었다면서 그때보다 사람을 알게 된 지금이 정말 좋다고 했다. 명진 씨 역시 신뢰가 바탕이 된 사람을 얻었고, 이곳은 당연히 살아야 하는 일상과 같다고 들려줬다. 용남 씨에겐 오리지널. 직업도, 취미도 아닌 것 같고, 15년 시간을 계속 리마인드하게 해주는 애증의 대상쯤. 중독이라 말하는 영태 씨는 누군가가 자신의 자리를 대신해야지 하면서도 막상 멤버들의 도전에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자신을 더욱 다독이는 걸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시작할 때 활동기간을 정해둔 건 아닌데 훈련이 된 듯 이곳을 찾고 있다는 승록 씨는 그 이유에 사람, 음악 외에 무엇이 또 있는지를 생각하는 중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 사과나무가 걸어갈 길
“대중들이 쉽게 무장해제할 수 있는 대중적이면서도 재미있는 레퍼토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관이나 단체 등을 찾아가는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고요.”
결혼식, 프러포즈 등 특별한 날에 불러주기만 하면 여건이 되는 한 달려가서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준다. 웨딩마치, 축가 등 아카펠라로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채워준다. 올 하반기에는 하우스콘서트도 계획 중이다. 본업으로도 바쁜 와중에 매주 토요일마다 수원이나 안양의 연습실에서 만나 연습은 물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 안양KM음악학원 원장이자 사과나무의 또 다른 멤버인 홍경미 음악감독의 써포터도 빼놓을 수 없다고 영태 씨가 강조한다. 지난 5월 15주년 기념 콘서트에 이어 내년쯤 정식앨범도 나올 예정이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 아카펠라 사과나무는
테너 김영태, 바리톤 김승록, 알토 이명진, 소프라노 박지원, 베이스 신용남으로 구성된 수원 유일의 혼성 아카펠라 그룹. 멤버 대부분이 수원출신에, 수원에 적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서수원주민편익시설 등 공공기관에서의 공연, 하우스콘서트 등 15년 동안 4000~500회 공연을 소화해왔다. 창단 10주년 기념 미니앨범에 이어 내년쯤 작곡은 물론 모든 과정을 직접 마스터링한 15주년 기념 정식앨범을 발매한다. www.loveappletre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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