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 _ 강서 힐스테이트 아파트 학부모회 ‘책누리터’
자녀 교육문제 통해 주민 소통의 장 마련해
아파트 단지와 주택 밀집지역에는 학령기 아동이 많다. 그에 비해 도서관 및 놀이장소는 턱없이 부족하고 아이들이 하교 후 잠시 머물 공간마저 드물다. 최근 강서구 화곡동 강서 힐스테이트 아파트에는 학부모회 ‘책누리터’가 결성돼 자체 도서관과 더불어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 찾아가 만났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작은 도서관 운영 및 독서감상화 그리기 대회 통해 주민 소통의 장 마련
지난 토요일 오전 10시, 강서 힐스테이트 아파트단지 내 커뮤니티센터에는 아이들이 모여앉아 그림그리기에 한창이다. 강서 힐스테이트 아파트 학부모회 책누리터가 주최하는 독서 감상화 그리기대회가 진행 중이다. 강서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2014년 6월에 입주를 시작한 신규 분양 아파트단지다. 37개동 2603세대로 이뤄진 대단지 아파트단지로 3040 중장년층이 주로 거주해 초중고 학생들이 많다.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의 특성 상 올 2월 학부모회가 결성돼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강서 힐스테이트 아파트 학부모회 문창석 회장은 “신규 입주 아파트단지지만 학군문제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갖기 시작해 마을공동체 사업에까지 지원해 선정됐다”라며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동들이 많아 주민들의 공통 관심사를 반영해 ‘책누리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책누리터는 올 초에 생긴 신생모임이지만 회원이 60명이고 운영진은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10명이다. 커뮤니티센터 내 유휴공간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빈 서가는 주민들과 출판사의 기증도서로 꽉 차 어느덧 어엿한 마을도서관으로 변신했다. 기증받은 도서는 바코드를 붙여 관리하고 대출시스템을 갖춰 놓아 함께 운영하는 독서실과 함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관리한다. 문 회장은 “마을공동체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주민들의 관심과 열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라며 “아직 초기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주민들이 함께하는 장을 마련한다는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힌다.
인상 깊었던 책 내용 각자 그림으로 표현해 작품전시회까지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주최 측에서 제공한 도화지에 각자 가지고 온 크레파스 및 물감으로 자신이 읽은 책 내용을 열심히 그림으로 표현한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완성한 그림들은 참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가장 잘 그린 그림 2점씩을 선정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그림들 순으로 시상한다. 유치원생부터 초등 3학년까지의 저학년부와 초등 4학년부터 중학생까지의 고학년부로 나눠 완성한 그림을 평가해 각각 1~3등, 총6명에게 상품을 수여하고 참가자 전원에게 상품을 나눠준다. 그림을 완성한 학생들은 주최 측이 나눠준 캐릭터 양초 만들기를 하면서 또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오빠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이시우 학생은 “아빠가 그림그리기 행사가 있다고 얘기해 줘 참가하게 됐다”라며 “1등을 못해도 참가상을 주고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어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힌다. 또 다른 참가자 신주아 학생은 “평소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데 그림대회가 열린다고 해 사촌언니와 같이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한다. 30명의 참가 학생들이 완성한 그림들은 커뮤니티센터 한쪽 벽면에 붙여두고 일정기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책누리터는 독서감상화 그리기대회 외에도 아나바다장터, 친환경 발효제품 만들기, 민속놀이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강서 힐스테이트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김인희 대표는 “아파트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학부모회가 빠른 시간 내 입주자들간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하에 오랫동안 활동하는 마을공동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 미니 인터뷰 >
문창석 강서 힐스테이트 아파트 학부모회 회장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 만들어 주고 싶어요”
“요즘 아이들은 학원에 다니느라 주말에도 시간이 없죠. 이런 행사를 통해 이웃에 사는 친구들도 만나고 부모들도 서로 인사를 하게 돼 일석이조죠. 아이들에게 공부도 좋지만 이런 행사에 참여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만드는 것이 먼 훗날 더 기억에 남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
이시우 학생 (우장초 4학년)
“참가만 해도 상 받아서 좋아요”
“괴물하고 사람이 같이 사는 세상을 그렸어요. 참가만 해도 선물을 주고 간식도 먹을 수 있어 좋아요. 학교 친구 외에 이웃에 사는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 더욱 즐겁네요.”
신주아 학생 (내발산초 3학년)
“인상 깊었던 책 내용 그림으로 그렸어요”
“제가 읽은 책 ‘나무는 좋아요’의 내용 중 하나를 그림으로 그렸어요. 평소 좋아하는 그림그리기를 이런 대회에 참가해 그리니까 실력이 더 향상되는 것 같아요. 제 그림이 3등으로 뽑혀 상품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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