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따스한 봄 햇살 아래 겨우내 움츠렸던 온몸이 한없이 나른해진다. 심지어 점심을 먹고 나면 졸음이 쏟아져 책상 앞에서 꾸벅꾸벅 졸기가 일쑤다. 일에 집중력도 떨어지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 바로 봄의 불청객인 춘곤증이다.
춘곤증은 계절의 변화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으로 특히 봄철에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춘곤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곤함과 식욕부진이다. 하지만 춘곤증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대부분 자연적으로 개선된다.
만약 일정기간 이상 피로감이 지속되거나 빈혈, 무력감 등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만성 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삼성한의원 김용진 한의사는 “춘곤증은 질병이 아니라 생리적인 불균형에 의한 것으로 환경에 적응하면 바로 극복된다”며 “하지만 봄철의 모든 피로를 단순히 춘곤증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피로나 체중감소, 식은땀을 많이 흘린다면 기혈의 순환과 대사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이럴 경우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만성피로증후군, 춘곤증과는 달라
직장인 김 모씨(53세, 문화동)는 충분히 잠을 자는데도 피곤하고 오후가 되면 눈꺼풀이 무겁고 졸음이 쏟아진다. 또한 소화도 잘 안되고 일에 능률이 떨어져 쉽게 짜증을 내곤 한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예사로 넘겼는데 몇 달간 피로감이 지속돼 걱정스런 마음으로 삼성한의원을 찾았다. 그는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나른함, 졸음, 집중력 저하,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바로 춘곤증의 증상이다. 때론 두통이나 불면증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춘곤증은 계절변화가 몸 안의 생체리듬에 영향을 주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가벼운 운동이나 영양섭취,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체력을 보강하면 금세 좋아진다. 또한 7∼8시간의 충분한 수면과 카페인을 줄이는 것도 춘곤증을 이겨내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춘곤증과 같은 증상이 계절에 상관없이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춘곤증과는 다르게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춘곤증은 일시적인데 비해 만성피로증후군은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통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간염, 악성종양, 파킨슨씨병 등의 질환도 지속적인 피로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의 발생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통, 기억력 저하, 불안감, 전신 근육통, 위장장애 등의 증상이 만성피로증후군에 해당한다. 이러한 증상은 몸을 쇠약하게 만들뿐 아니라 요통이나 허리디스크 등의 만성통증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도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또한 오래 방치되면 다른 질환으로 발전될 위험이 있어 정확한 진단과 함께 올바른 치료가 중요하다.
만성피로, 면역력 증진이 우선
만성피로증후군은 가벼운 스트레스나 날씨 변화 등에도 쉽게 지치고 회복력이 떨어져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한방에서는 만성피로를 ‘허로’라 하여 몸의 기운과 기혈순환이 부족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긴다. 즉 기혈의 균형이 깨져 내장 기능이 약해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근본적인 면역력과 체력을 키워 질병의 접근을 막고 기혈의 균형을 맞추는 치료에 중점을 둔다.
삼성한의원에서는 내부 장기의 기능 회복과 균형조절을 위해 탕약치료와 함께 침, 뜸 치료를 권한다. 각 체질에 맞는 한약을 통해 기혈을 보강하고 피로 회복을 돕는다. 또한 침 치료는 순환 기능 개선을 통해 노폐물 배출과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만성피로로 인해 동반되는 목과 어깨 및 척추의 통증은 추나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해결한다. 뭉치고 긴장된 근육과 허리 뒤틀림을 풀어줌으로써 만성적인 피로를 덜어준다.
김 한의사는 “만성피로증후군을 심각한 질환이라 인식하고 환자 자신이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한방치료와 함께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항상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삼성한의원 김용진 한의사
홍기숙 리포터 hongkisook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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