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남성 환자가 한의원을 찾았다. “10살쯤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고개 끄덕이는 증상으로 시작했어요. 점차 음음 소리도 같이 나오더니, 다른 사람 말을 따라 하기 시작하면서 심해졌습니다. 사회 나와서 이 일 저 일 하면서 스트레스까지 겹치니까, 침 삼키는 소리, 침 뱉기, 손가락 욕하기도 하게 되더군요. 양방 치료는 중학교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주로 약물 치료를 위주로 했는데, 조금 효과가 나서 덜 해지거나 또는 부작용이 나거나 하면 중단하길 반복했습니다. 최근 증상이 다시 심해져서 일을 그만두고 다시 양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네요. 양약을 복용할 때와 안 할 때의 차이가 확연하기도 하고, 안 먹으면 불안하기도 해서 이젠 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틱증상이 빨리 좋아져서 양약도 그만 복용하고 취업도 다시 하고 싶은데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라며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다.
이 환자는 ‘투렛 증후군(Tourette Syndrome)’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투렛 증후군은 틱 장애 가운데 가장 심한 형태로서, 1년 이상의 기간 동안(연속 무증상 기간 3개월 미만) 음성틱과 운동틱 두 가지를 모두 하게 되면 투렛으로 진단된다. 단 음성틱과 운동틱 2가지 틱이 반드시 동시에 나타날 필요는 없으며, 반드시 18세 이전에 발병했어야 투렛으로 진단된다. 투렛은 1만 명당 4~5명 정도에서 발생하는데, 학령기 아동의 추정 유병률은 1000명당 3~8명 정도이며, 남아가 여아에 비해 2~4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투렛을 보이는 아동의 20~25% 정도가 틱 발생 전에 주의력결핍 문제나 과잉행동 문제를 보이기 때문에, 투렛 증후군의 초기 발현은 오히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진단될 때도 적지 않다. 실제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서 ADHD가 동반되는 수가 많으며, 뚜렛 증후군으로 진단된 환자의 약 반수에서 주의산만, 과다활동 및 충동적인 행동을 보인다. 또한 강박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투렛 환자의 31~68%에서 나타난다. 욕설을 하거나 괴성을 지르는 음성틱이 특징적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약 10% 정도에서만 볼 수 있다.
투렛은 대개 7세 이전에 단순 운동틱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빠르면 2세에도 나타나고 늦어도 16세 이전에 발생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성장할수록 점차 다양한 운동틱과 함께 음성틱까지 발생하게 되고 10~12세경이 가장 절정을 이루며, 보통 처음 병원을 방문하는 나이도 10세경이다.
투렛 증후군 환자는 틱증상을 어느 정도까지는 억제할 수 있지만, 다른 틱장애에 비해서 대개 증상이 심한 편이어서 학령기의 아동일 경우 학교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져서 사회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때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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