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세대가 자녀들의 교육에 몰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모의 수입과 시간 중에서 상당부분을 자녀의 교육에 사용하고 있는 현실의 배경에는 자녀들의 잠재력을 깨우고 동시에 지적 능력을 키워서 나중에 사회적 성취도 쉽게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고도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의 단순한 지능으로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은 다른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거나 팀을 이루어 노력해야 사회적 경제적 성취도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기존의 개인의 단순한 지능을 넘어서 더 중요한 지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학자가 있다. 미시간 대학의 리처드 니스벳(Nisbett) 교수는 지적 능력이 유전되기도 하지만 환경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환경을 통한 지적 능력 향상에는 단순히 지적 훈련을 넘어서 ‘노력’과 ‘절제심’ 등이 필요하며 이런 것을 중요시하는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니스벳(Nisbett) 교수는 지능은 환경에 따라 변화하며, 환경이 지능에 강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말한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지능은 ‘실용적 지능(pragmatic intelligence)’이라고 하는데 이런 지능은 IQ와는 다르고, 측정하는 방법도 다르다고 한다.
예를 들어 ‘초대를 받아 모임에 갔지만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여러 사람의 이익과 소수의 이익이 서로 상반될 때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바로 실용적 지능이다. 따라서 니스벳 교수는 정직함, 참고 인내할 수 있는 능력, 의사소통 능력과 팀워크, 변화에 대한 적응력 같은 실용적 지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훨씬 더 중요하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사실 우리가 삶에서 겪는 문제들은 정답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평소에 프레젠테이션이나 디베이트 과정에서 ‘복지문제의 해결을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하는가’ ‘학교에서의 동물실험을 계속 해야 할 것인가’ 등의 정답이 없는 문제들을 가지고 찬성과 반대의 팀을 나누어서 의사소통 능력, 책임감, 상대에 대한 배려, 팀워크, 세상문제에 대한 판단력 등을 키워 줄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 학생들이 자신들 스스로 팀을 구성하고 각 팀의 리더가 역할을 분담하여 자료조사, 모두 발언, 주장, 반박,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 진행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어른들이 어떻게 이끌어 주느냐에 따라 충분히 실용적 지능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가정에서는 어떻게 자녀의 실용적 지능을 키울 수 있을까?
니스벳(Nisbett) 교수는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를 대하는 방식은 지적 호기심과 성취도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대화를 통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라고 조언한다. 그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가정과 낮은 가정에서 양육된 아이의 지능을 비교하는 연구를 하였는데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계층의 부모는 아이들에게 말을 별로 걸지 않았고, 말하는 내용 또한 대개 ‘요구’ 형태를 띠고 있었다고 한다. 반대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계층의 부모는 자녀에게 말을 더 많이 거는데, 부모의 경험과 정서를 자세히 설명하고, 자녀의 필요와 요구, 관심사에 대해 질문을 한다고 한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부모는 식사 자리에서 아이와 대화를 나눴고, 논의 중인 문제에 아이를 참여하게 했으며, 아이들에게 많은 어휘를 들려주었는데 꾸중보다는 칭찬의 비율이 3배나 많았다고 한다.
자녀들을 맡은 교육자들은 어떻게 실용적 지능을 키워주어야 하는가?
니스벳 교수는 우리 자녀들의 지적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무능한 교육자는 자신이 잘못을 고쳐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끊임없이 아이들의 실수를 지적하고, 추상적인 표현으로 어떤 규칙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능한 교육자는 학생들이 글을 쓸 때 스펠링을 틀리거나 빼놓는 등의 사소한 오류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오히려 실수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여 절대로 목표 수준을 낮춰 자존심을 세워주려 하지 않고, 그 반대로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도록 유도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수업을 주도(control)하도록 하고,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challenge)로 학생들의 성취감을 자극하고, 과제를 해결한 후에 자신감(confidence)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고, 호기심(curiosity)을 키울 수 있도록 학생들을 잘 유도하며, 문제의 맥락(context)을 파악해, 실생활이나 영화, TV 등과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있는가?
국어든 수학이든 영어든 결국은 세상에서 직면하는 어떠한 문제라도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우리 자녀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자들이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기존의 IQ만이 아니라 감정적 지능과 사회적 지능 등을 포함한 실용적 지능을 잘 알고 이해하여 가정에서 자녀들의 인지적 자극을 줄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그리고 각 사교육기관에서도 노력해 보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는 엄청난 결과로서 우리 자녀의 사회 경제적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문의 042-471-0578
라시움러닝 김성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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